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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까지 책임묻는 다중대표소송제…"미·일보다 세다"

  • 2017.02.17(금) 15:55

[정치권-재계 상법개정안 대치]①
"경영감시장치 필요" vs "범위 지나치게 넓다"

상법개정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국회에서는 최근 발생한 국정농단 사태가 '정경유착'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판단하고 경영권을 견제할 수 있는 다수의 장치를 마련중이다. 반면 경제계는 경영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자, 경영권 유지비용이 크게 높아질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쟁점이 된 항목들을 이슈별로 알아본다. [편집자]

 

LG그룹 지주회사인 ㈜LG 지분 1% 이상을 가진 주주는 15개 계열사 이사들을 상대로 경영책임을 추궁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LG전자, LG화학 등 15개 계열사 이사들은 자신이 소속돼 있는 회사 주주들뿐 아니라, 지주회사(모회사) 소액주주들에게도 소송을 당할 수 있다.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는 상법개정안 얘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제출한 상법개정안에 따르면 모회사(지배출자회사) 주식을 1% 이상 가진 주주는, 자회사(피지배출자회사) 이사에 대해 부정행위나 잘못된 경영판단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책임을 묻는 '다중대표소송'을 제기할수 있다.

 

국민의당이 제출한 개정안을 적용하면, LG의 경우, 75개 계열사중 지분 30% 이상 보유하고 있는 15개사, 더불어민주당 개정안대로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7개 회사 이사들이 대상이 된다.(2016년 6월말기준) 이들 계열사가 거느리고 있는 회사들까지 포함하면 소송대상은 더 많아진다.

 

현행 상법에는 해당 기업의 주주들만 책임을 추궁할 ‘대표소송’을 할 수 있지만, 개정안은 회사주주뿐 아니라 모회사 주주들까지 소송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자회사 이사들의 잘못된 행위나 판단으로 손해가 발생하면, 모회사와 그 주주들에게도 피해를 주기때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회사 주주들까지 자회사 경영을 감시할 수 있는 견제장치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다중대표소송 도입을 추진하는 쪽은 현재 비상장 자회사에 견제가 어려워 부정행위 등을 억제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미국·일본보다 더 세다. 소송남발 등 부작용" 반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에 대해 재계와 많은 법 전문가들은 "기업 경영에 대한 과도한 견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현재 상법의 기본 틀은 모회사와 자회사에 각각 독립된 법인격을 부여하고 있는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상법의 기본 전제가 허물어진다는 주장이다.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단체는 성명서에서 "다중대표소송은 기업의 법인격을 부인하는 제도"라며 "미국, 일본과 같이 100% 자회사에 대해서만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상법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제를 시행중인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지나치게 광범위해 경영판단을 위축시키고 소송남발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송종준 충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완전모-자회사관계에서만 다중대표소송을 인정하고 일본은 엄격한 남소방지책을 마련하는 등 상황이 다르다”며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한다면 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개정안이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는 완전모-자회사(100% 자회사) 관계에 있는 경우에 적용한다. 이에 비해 지분 30% 또는 50% 이상 보유하면 다중대표소송이 가능하게 한 상법개정안은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지적이다.

 

또한 미국은 다중대표소송 절차도 엄격하게 해 소송이 남발되는 것을 막고 있다. 미국에서 다중대표소송을 제기하려면, 먼저 모회사와 자회사 이사회에 제소 청구를 한 뒤 양쪽이 모두 거부하면 소송이 가능하다. 이때 소송을 제기하는 주주가 이사회의 제소 거부 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주식의 장부가액이 모회사 자산의 20%를 초과하는 등 모회사 재산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한 경우로 제소 요건이 제한된다. 또한 소송을 제기하는 목적과 관련, 제3자의 부정한 이익을 위하거나 회사에 손해를 가할 목적이 있는 경우 제소가 허용되지 않는다.

 

송종준 교수는 "다중대표소송이 시작된 미국법보다도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것"이라며 “도입하더라도 현행 법체계와의 정합성과 지배회사 주주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상법개정안을 주도한 채이배 의원실은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려면 지분율 30%는 되어야 한다"며 "오히려 기준을 50%로 높인 개정안은 사실상 적용되는 케이스가 적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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