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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경영참여 근로자이사제…'유럽서도 찬반 논란중'

  • 2017.02.17(금) 15:56

[정치권-재계 상법개정안 대치]②
"투명경영 촉진" vs "회사법 근간 흔든다"

상법개정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국회에서는 최근 발생한 국정농단 사태가 '정경유착'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판단하고 경영권을 견제할 수 있는 다수의 장치를 마련중이다. 반면 경제계는 경영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자, 경영권 유지비용이 크게 높아질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쟁점이 된 항목들을 이슈별로 알아본다. [편집자] 

 

우리나라에서 근로이사제는 서울시에서부터 시작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경제민주화도시'를 만들겠다고 했고, 1년여만에 실제로 서울연구원에 근로이사를 선임했다. 올해 13개 산하기관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성남시도  '노동이사제'란 이름으로 올 상반기 도입을 추진중이다.

 

이 근로이사제가 일반기업에도 도입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지난해 7월 대표 발의했다. 일반기업에도 우리사주조합 및 소액주주들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1인을 의무적으로 선임토록 해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근로이사 선임이 기업경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쪽은 경영투명성이 높아지고 노사관계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은 노사가 경영상 불협화음을 내면서 신속경영을 해치고 소주주주나 투기자본을 대변하는 부작용이 크다고 반박하고 있다.

 

◇ "투명경영 유도" vs "부정적인 효과가 더 커"


더불어민주당은 상법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사외이사 선출에 근로자와 소액주주의 경영감시··감독권을 보장하기 위해 근로자 우리사주조합 및 소액주주의 사외이사 추천·선출권을 도입해야 한다"며 "이것이 주주총회를 활성화하고 투명하고 건전한 경영문화를 확립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노총은 서울시의 근로이사제 도입과 관련한 성명서에서 "노동자들도 경영에 참여하는 문화가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거들었다.

재계는 기본적인 법체계를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한 사외이사를 선임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주식회사법과 회사법의 근간을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회사법은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자격을 '출자를 한 자'로 정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사주조합 소속 주주에게만 추천권을 주는것은 주주평등원칙에 위배되고,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 선임을 의무화한 나라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재계는 또 근로이사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 주장이다. 근로이사 성격상 회사 전반적인 발전보다 근로자 이해관계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어 근로자와 경영진간 불협화음만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이로인해 의사결정 지연 등 신속경영을 해치고, 투기자본에 이용될 소지도 크다고 보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자도 승진해 이사가 될 수는 있는데 근로자 추천을 받아 이사가 된 사람은 당연히 노동자 입장만을 대변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경영진과의 갈등을 촉발할 우려가 있고 전문성 있는 사내이사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 외국도 근로이사제 효과 '논란'


현재 근로이사제는 유럽 31개국중 19개국이 채택 중이다. 지난해 테리사 메이 영국총리가 “모든 기업에 근로이사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하면서 영국도 도입 수순을 밝고 있다. 미국은 크라이슬러, GM 등 일부 기업에 한해 기업 자율로 근로이사제를 도입하고 있다.

 

가장 활성화된 국가는 독일이다. 독일은 ‘공동결정제도(Mitbestimmung)’를 통해 근로자와 경영진이 기업경영정보 공유, 복지 인사정책에 대해 공동결정한다. 1951년 몬탄공동결정법을 토대로 도입됐다.   

근로이사제를 도입한 국가들에서도 찬반 논란이 여전하다. 비판적인 쪽은 독일 폭스바겐 사례를 들고 있다. 근로자의 이사회 참여가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례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2005년 노조간부와 결탁한 섹스관광, 불법보너스 수수, 최근에 문제가 된 연비조작사건 등 부정적인 유착관계가 부각됐다.

 

또 독일의 알리안츠(Allianz), 바스프(BASF), 프레제니우스(Fresenius) 등은 독일보다 감독이사의 숫자가 적어 신속한 경영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럽회사(이원적 이사회제도)로 전환했다. 

긍정적인 연구결과도 있다. 한국 사회공공연구원은 독일식 공동결정제 등 근로자의 경영참여에 대해 연구한 Vitols(2010)의 자료를 인용, 강한 공동결정제도를 가진 나라들이 제도가 없거나 약한 나라들에 비해 실업률,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시간당 노동생산성, 기업경쟁력 지수, R&D, 파업빈도, 지니계수 등에서 성과가 높았다고 제시했다. 또 강한 공동결정제도를 가진 나라들은 근로자 1000명당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연평균 9.7일로, 제도가 없거나 약한 나라 104.8일보다 낮았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은 근로이사제에 찬성하고 있지만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은 반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장 직권상정 의지까지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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