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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워치]공직자윤리법 파고든 휴게소 재취업

  • 2017.10.09(월) 14:00

에필로그-휴게소 워치 시리즈를 마치며
공직자윤리법 재취업 제한하지만 `사각지대`
계열사 부실운영한 휴게소 또다른 계열사가 노크

고속도로 휴게소를 누가 운영하고 얼마나 돈을 버는지는 휴게소 관련 사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다. 그럼에도 그동안 휴게소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고 운영자들도 베일속에 가려진 경우가 많았다. 휴게소 평가에서 누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는 휴게소 이용자에게 소중한 정보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그동안 선별적으로 상위평가 결과만 발표해왔다. 비즈니스워치는 정보불균형 해소와 알권리라는 공익적 목적으로 관련 정보를 분석해 전면 공개한다. 우리가 몰랐지만 알아두면 좋은 휴게소이야기. [편집자]

 

 

독자 여러분 추석 명절 잘 보내셨나요.

이번 추석 명절 고속도로를 이용해 고향에 내려가면서 경부선 죽암휴게소(부산방향)에 들렀습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법한 몇몇 장면들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죽암휴게소에서 부모님 간식용으로 1만원짜리 호두과자 한박스를 구입했는데 포장박스 겉면에는 계룡산업이라는 글자가 있었습니다.  [휴게소 워치]⑥-5 중견건설사 "부수입 짭짤합니다"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죽암휴게소 운영업체가 계룡산업이기 때문입니다.

휴게소내 쉼마루365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구입한 후 계산대에 서자 `국민평가하시고 시원한 생수 받아가세요`란 글귀가 눈에 띄었습니다. 왜 고속도로 휴게소들이 국민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휴게소 워치]④-3 CEO 옷 벗긴 '운영 평가'…방식은? 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작년에 실시한 국민평가 전체 결과는 [휴게소 워치]④-5 휴게소 국민평가 1등과 꼴찌 기사에서 공개했습니다. 국민평가는 휴게소 규모를 매출액에 따라 대·중·소 3그룹으로 나눠 그룹별 1~5등급까지 매기는데요. 평가결과를 취합하는 한국도로공사는 해마다 1등급(최우수)과 2등급(우수) 명단만 발표하고 중하위권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비즈니스워치는 독자여러분의 알권리 차원에서 처음으로 3~5등급도 전면 공개했고, 국민평가 결과를 반영한 전체 휴게소 운영평가 결과도 전면 공개했습니다.

음식매장에 들렀더니 `휴게소 대표음식을 평가하고 선물 받아가세요`라고 적힌 포스터도 곳곳에 보였습니다. [휴게소 워치]⑤-8 추천 음식-잘팔리는 음식 왜 다르지? 기사를 통해 휴게소 대표음식 평가과정은 물론 무슨 선물을 주는지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평가기간은 10월 22일까지입니다.

휴게소 한쪽에는 '엑스오일(ex-oil) 주유소`도 있었습니다. 언제부턴가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자리잡고 있는 ex주유소란 간판이 무엇을 의미하고 기름 값은 얼마인지는 [휴게소 워치]③-3 고속도로 주유소 싼 이유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고속도로 휴게소는 개발과 운영권을 놓고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국내외 금융사 등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경쟁인 듯 독점인 휴게소

휴게소를 빠져나오다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고속도로 위의 수많은 휴게소는 저마다 경쟁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독점이나 다름없다는 것.

어느 휴게소에 들를지는 1차적으로 이용자가 선택하지만, 일단 찾아간 휴게소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다른 대안이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생리적 현상과 배고픔을 참고서 다음휴게소로 이동하는 `소비자 선택권`을 꺼내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음식의 맛과 가격, 화장실 청결도 등 전반적인 서비스 수준을 만족하든 못하든 일단 특정 휴게소에 들르면 그 안에선 다른 대안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휴게소 운영권은 더욱 공정하게 선정해야하고 사후관리도 철저하게 이뤄져야합니다.

휴게소 운영자를 선정하고 사후 관리하는 곳이 한국도로공사입니다. 도로공사는 그동안 화장실 개선사업을 비롯한 여러 서비스 개선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왔지만 한편으로는 해마다 이런저런 논란에 휩싸이고는 합니다. 대표적으로 전관예우 논란입니다.

◇ 공직자윤리법 파고든 도로공사 재취업

[휴게소 워치]⑥-10 만남의광장 30년 독점…전관예우 논란 기사에서 분석했듯이 도로공사 퇴직자단체가 만든 H&DE란 회사는 30년간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첫 휴게소 만남의광장을 비롯한 다수의 휴게소와 주유소를 독점 운영해왔습니다. 30년 세월동안 도로공사 현직이었다가 퇴직자단체로 몸을 옮긴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요.

당장 최근 사례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실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4월 1일 H&DE 대표이사로 취임한 인물은 작년 12월 18일까지 도로공사에 1급 간부로 재직했습니다. 퇴직 후 3개월여 만에 자신이 몸담은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 대표이사로 재취업한 것입니다.

H&DE의 전임 대표이사도 2013년 12월 17일까지 도로공사 임원으로 재직했다가 퇴직 3개월여 만에 H&DE로 옮겼습니다.  H&DE의 현 전무이사 역시 도로공사 간부출신으로 퇴직 6개월만인 2014년 6월 H&DE로 재취업해 현재까지 근무 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휴게소 운영업체들의 이익단체인 한국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 상근부회장은 도로공사 퇴직간부 몫입니다. 주승용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휴게시설협회 부회장은 작년 12월까지 도로공사 감사실장으로 재직했고, 퇴직 후 두달도 되지 않은 올 2월1일 협회 부회장으로 재취업했습니다.

협회는 서해안고속도로 목감휴게소를 운영중입니다. 단순 협회가 아니라 휴게소를 직접 운영하는 곳입니다. 도로공사는 임시운영권을 맡긴 것이라고 하지만 2009년부터 지금까지 8년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휴게소는 5년 단위 재계약을 하는데 10년 가까이 `임시운영중'이라면 애초 임시운영권자 선정 과정이 어떠했는지 도로공사의 설명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무엇보다 도로공사 퇴직자들의 재취업 문제는 현행 공직자윤리법의 사각지대를 파고든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공직자윤리법은 퇴직공직자와 업체간의 유착관계 차단을 위해 재취업 기준을 엄격히 정하고 있으며, 도로공사는 이 법을 적용받는 공기업입니다.

 

법 17조에 따르면 퇴직일부터 3년, 퇴직 전 5년간 소속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 있는 ▲일정규모 이상의 영리 목적 사기업체 ▲사기업체의 공동이익과 상호협력을 위해 설립한 단체를 취업제한기관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로공사 퇴직자들이 재취업한 H&DE나 한국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는 공직자윤리법이 정하고 있는 취업제한기관입니다. 그럼에도 재취업이 가능했던 건 현행 규정상 도로공사의 사장·부사장·상근감사 등 3명외에는 누구도 공직자윤리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최고위직이 아닌 일반임원이나 중간관리자급은 공직자윤리법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이고, 이 틈바구니에서 도로공사 퇴직자들이 자신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기업체나 관련단체 등에 활발하게 재취업하고 있는 것입니다. 법의 실효성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할 대목입니다.

◇ 왼손이 잘못한 일 오른손이 다시?

마지막으로 고속도로 운영권 입찰문제도 지적하고 넘어가야할 대목입니다. [휴게소 워치]⑥-11 특례입학에 식구 동원 꼼수입찰까지 기사를 통해 과거의 입찰과정에서 문제점을 지적했는데요. 일부는 해소됐지만 여전한 논란도 있습니다.

지난달 당진영덕고속도로 속리산휴게소 운영권이 입찰에 부쳐졌습니다. 애초 이 휴게소는 SPC삼립(옛 삼립식품)이 운영하던 곳인데 휴게소 운영평가에서 2년 연속 최하위등급(5등급)을 받았고, 규정에 따라 SPC삼립은 운영권이 중도 해지되고 새로운 운영자를 뽑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새 운영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 SPC삼립 지분 40.7%를 가진 모회사 파리크라상이 참여했습니다.

자회사와 모회사는 지분관계는 있지만 엄연히 다른 회사인데 입찰에 참여한 것이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현행 도로공사의 입찰규정상 계열사가 중도해지당한 운영권을 다른 계열사가 따내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휴게소 운영권을 해지당한 SPC삼립과 그 자리를 꿰차려고 한 파리크라상은 대표이사가 같은 인물입니다. 뿐만 아니라 SPC삼립 사내 등기이사(사외이사 제외) 5명 전원은 파리크라상의 핵심 임원을 겸임중이거나 두 회사 지분을 모두 가진 주주입니다. 법인은 달라도 경영자는 사실상 동일합니다.

이러한 입찰방식이 타당한 지도 되짚어봐야 할 대목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실태를 총 33편에 걸쳐 분석한 비즈니스워치의 추석특별기획 휴게소 워치 시리즈를 여기서 마칩니다. 부족한 점은 앞으로도 계속 워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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