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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매달 150만원이라도 받았으면

  • 2018.05.29(화) 10:11

<인생 2막, 준비 또 준비하라>재취업④
구직자 넘치는데 일자리는 부족
경비·청소 등 단순노무직에 편중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700만명을 향하고 있다. 더이상 일자리 문제는 청년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시니어도 일자리 없이는 안락한 노후를 꿈꾸기 힘든 시대다. 비즈니스워치는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의 현재 모습과 시니어 잡(Job)에 대한 해법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편집자]

 

 

지난달 노인 구인구직 인터넷카페인 '시니어잡'에 지하철 택배 배송원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월 급여가 34만원 수준에 불과했는데 경비원이나 청소원 등 다른 인력모집 공고보다 조회 수가 3배 많았다.

 

은퇴는 빨라지고 일하려는 노인은 늘고 있지만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라 월 34만원이라도 받겠다는 사람이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 최저임금 이하라도 일자리만 있다면

노인들의 희망연봉은 얼마일까. 지난해 5월 통계청이 발표한 '고령층 부가조사'에서 엿볼 수 있다. 일하기를 희망하는 노인 중 절반은 한 달에 150만원 미만을 받더라도 일을 하고 싶어 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월 157만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노인층 절반이 최저임금보다 못한 일자리라도 취업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인 것이다.

 


물론 150만~300만원의 월급을 받길 희망하는 시니어들이 45.9%로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희망사항일 뿐이다.

신범수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취업본부 부장은 "정기적인 형태로 월 급여를 받는 노인들은 많지 않다"며 "특히 연령이 70~80대로 올라갈수록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형태의 일자리에 취업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 노인 10명 중 4명, 구직전선 나서

고령층 부가조사를 조금 더 자세히 보면 국내 65~79세 이상 노인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8.4%다. 노인 10명 중 4명은 실제 일을 하고 있거나 일을 하기 위해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해외는 어떨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은 31.5%로 아이슬란드(40.5%), 인도네시아(37.3%)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22.8%)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팍팍한 생활 탓에 경제활동을 하고 있고 또 해야만 하는 노인들이 많다는 뜻이다. 

간신히 취업했더라도 10명 중 6~7명은 건설현장 경비원이나 농산물 직매장 판매원, 음식점 종사자, 실버카페, 청소 등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서비스업에 종사했다. 주로 임금이 낮은 단순 노무형태 업종에서 일하는 비중이 높다는 얘기다. 반면 전기·통신 등 특정기술이 있어야 하는 전문직 종사자 비율은 6.7%에 불과하다.

시니어잡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경비·주차·시설관리 게시판에는 지난 2012년부터 2969건의 채용공고가 올라온 반면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기능·기술직 업종은 555건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과거 자신이 종사했던 일자리와 무관한 자리를 찾아가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서울연구원이 지난 2016년 발표한 '일하는 서울 노인의 특성과 정책방향' 리포트(서울 거주 65세 이상 노인 대상)를 보면 과거에는 다른 일을 했다는 비율이 74.1%에 달했다.

◇ 전공 외면받는 실버노동

국내에서 노인 일자리는 노동보다는 복지의 개념이 더 강하다. 노동을 해서 집을 사고 돈을 모으는 개념이 아니라 최소한의 생계를 책임지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노인 일자리를 알선하고 있는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도 고용노동부가 아닌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역시 65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 정책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아직까지 65세 이상 노인 일자리는 청년층이나 중장년층처럼 일반적인 형태의 고용·노동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고용노동부 고령사회인력정책과 관계자는 "사실 65세 이상 고령층을 고정적인 형태의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고용노동부의 고령층 기준 역시 55~64세까지 설정해 고령층 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화가 계속 진행되는 상황이라 65세 이상 노인들도 제대로 된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며 "70세가 넘어서도 일을 하는 노인이 많은 만큼 앞으로 정책 대상 연령을 확대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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