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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혁]③처음으로 '내는 돈' 손질하나

  • 2018.08.17(금) 18:10

4차 재정계산 결과 2057년 기금소진…이전보다 3년 앞당겨져
연금발전委 두가지 재정안정방안 제시…보험료 인상 불가피
국민연금 시행 이후 사회적합의로 보험료 올린 사례 없어

국민연금 적립금이 기존 예상보다 3년 빠른 2057년 바닥날 것으로 다시 계산됨에 따라 연금가입자가 내는 돈(보험료)을 올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실제로 보험료가 인상되면 사실상 국민연금 도입 30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국민연금 정책 자문위원회 성격의 연금제도발전위원회(이하 연금발전위)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민연금 제도개선 방향에 관한 공청회'에서 이러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이날 발표된 국민연금 4차 재정계산에 따르면 현행 소득대체율(2028년까지 40%)과 보험료율(9%)을 유지할 때 기금적립금은 2057년 소진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민연금 재정계산은 2003년을 시작으로 5년마다 실시하는데 가장 최근인 2013년 3차 재정계산 당시 2060년으로 내다봤던 소진 시점이 3년 앞당겨진 것이다.

재정계산은 ▲출산율 등 인구변수 ▲성장률과 기금수익률 등 경제변수 ▲연금가입률·지역가입자 징수율 등 제도변수를 따져서 산출하는데 출산율 저하, 낮아진 경제성장률 등이 국민연금 재정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연금발전위는 향후 70년간 기금적립배율을 1배로 유지한다는 이른바 '재정목표'를 처음으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70년간 기금적립배율 1배를 목표로 한다는 것은 2088년까지 적어도 1년 치 연금 지급 분을 계속 확보한다는 의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도 이러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연금발전위가 제시한 두 가지 방안은 ▲나중에 받을 돈(소득대체율)을 더 이상 줄이지 않고 대신 내년부터 내야할 돈(보험료율)도 올리는 방안 ▲나중에 받을 돈(소득대체율)을 기존 계획대로 천천히 줄이되 내야할 돈(보험료율)도 천천히 올리는 방안이다.

 

 



첫 번째 안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일단 소득대체율을 45%로 유지한다. 소득대체율 45%는 가입자가 자신의 평균 월급의 45%에 해당하는 연금을 매월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애초 소득대체율은 2007년 제2차 연금개혁 때 매년 0.5%포인트씩 떨어뜨려 2028년까지 40%로 낮추기로 했고 이 계획에 따라 올해 소득대체율은 45%다. 그러나 이 계획을 중단하고 올해 수준인 45%로 묶어두겠다는 것이어서 사실상 인상 방안이기도 하다.

다만 소득대체율을 보장하는 대신 보험료율은 2%포인트를 내년부터 즉각 올린다. 또 2034년에 보험료율을 12.3%로 추가로 올리고 이후 재정계산때마다 보험료율을 조정한다.

이렇게 하면 내야할 보험료율이 계속 올라갈 수 있기에 보험료율이 18%를 넘어서게 될 경우 정부의 예산을 투입하거나, 수급연령 조정 등 다른 방안도 강구해야한다고 연금발전위는 제시했다.

두 번째 안은 기존처럼 소득대체율을 2028년까지 차츰차츰 40%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나중에 받을 돈을 천천히 낮추는 대신 보험료율도 한꺼번에 많이 올리지 않고 단계적으로 올린다. 2029년까지 10년간 지금의 9%에서 13.5%로 4.5%포인트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안 역시 보험료율 조정만으로 연금 재정을 계속 안정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보험료율 4.5%포인트 인상을 마무리한 이후 연금 받는 시점(수급연령)을 늦추는 방안도 추진해야한다고 연금발전위는 제시했다. 현재 수급연령은 2033년까지 65세로 늦추기로 돼 있는데 이를 다시 2043년 67세까지 추가 연장하는 것이다.

또 연령이 많으면 연금급여액을 깎는 ‘기대여명계수’도 도입한다. 이 역시 나중에 받을 돈을 덜 주는 셈이다. 그럼에도 이 방안만으로 기금적립배율 1배 유지라는 재정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경우 추가 보험료율 인상도 추진해야한다고 연금발전위는 제시했다.

여기까지가 그동안 숱한 파편처럼 알려져 온 국민연금 자문기구의 개편안의 완결판이자, 앞으로 정부가 확정할 최종안의 기본 토대다.

두 가지 중 어느 방안으로 결론 나더라도 가입자가 내야하는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 나중에 받을 돈을 좀 더 보장받고 보험료를 당장 많이 올리느냐, 나중에 받을 돈을 점차 낮추고 보험료도 단계적으로 조금씩 올리느냐의 차이일 뿐 보험료가 올라가는 것은 다르지 않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988년 연금제도 도입 당시 3%에서 출발해 1993년과 1998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 포인트씩 인상, 이후부터 9%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보험료율을 올리면 20년만의 일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보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1988년 국민연금을 도입한 군사정권은 국민연금법 본문에는 9%를 내야한다고 명시해 놓고 부칙에 '제도 초기 부담을 감안해 1988년부터 1992년까지는 3%, 1993년부터 1997년까지는 6%만 내면된다'고 달아놓았다.

 

결국 1988년부터 지금까지는 30년간 국민연금법이 정한 공식 보험료율은 9% 그대로다. 사회적 합의에 바탕을 둔 제도 개선으로 보험료율을 올린 적이 없다는 얘기다.

정부는 연금발전위의 방안을 토대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최종안을 확정, 9월중 국무회의를 거쳐 10월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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