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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화해무드에도 북한통계는 여전히 `깜깜`

  • 2018.11.02(금) 10:46

<김보라의 UP데이터>
북한통계 주요 생산처는 국정원과 통일부
통계청 북한통계 전담 인력 사실상 '0'
한국은행 북한통계 추정치 기반…정확성↓

올해에만 남북정상회담이 두 차례나 진행되면서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죠. 평양에서 대동강맥주를 마시고 삼지연을 통해 백두산 천지에 오를 날이 머지 않았다는 행복한 상상에 잠기기도 합니다.

 

남북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민간 기업들의 북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며 좀처럼 경제적 활로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사회·경제적인 상황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통계입니다. 경제성장률이 어느 수준이고 주력산업은 무엇이며 사회 인프라는 어떻게 돼 있는지 등 그 나라의 상황을 진단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통계인데요. 민간 기업이 북한을 투자처로 고려하고 있다면 북한에 대한 통계 뜯어보기가 우선이겠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북한관련 통계는 정보의 한계로 정확도가 떨어지고 내용도 부실하다는 평가입니다. 전담인력도 태부족인 상태죠. 우리가 접하는 북한통계의 실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 북한통계, 통계청 아닌 국정원·통일부가 생산 

 

북한통계는 주로 국가정보원과 통일부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계청에 요청해 받은 내용에 따르면 우리가 접하는 북한통계는 총 105개 종류가 있는데 이 가운데 68개(64.7%)를 국가정보원과 통일부가 생산합니다.

 

특히 국가정보원은 전체 북한통계 105종 중 42개(40%)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북한 행정구역·교육기관 수·농업생산성 지표·석탄 및 철광석 생산량 등 상당수의 북한통계를 만들어 냅니다.

 

통일부는 주로 남북 교역현황·대북 비료지원·북한이탈주민 입국자 수·개성공단 사업 등 주로 남북경제협력 관련 통계를 만듭니다. 통일부가 생산하는 북한통계는 26개(24.7%)로 국정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습니다.

 

국가 통계기관인 통계청이 직접 생산하는 자료는 남북한 기대수명·인구·분단 이후 출생인구·성별인구 및 성비·인구밀도 등 입니다. 전체 105개 자료 중 5개(4.76%)만 통계청에서 생산합니다. 사실상 북한통계는 북한에 대한 접근이 용이한 국가정보원과 통일부가 주도하고 있는 겁니다.

 

 

◇ 외부 통계 가져다 쓰는 통계청

 

북한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만큼 통계청이 국가정보원이나 통일부에 비해 북한관련 통계를 생산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죠. 이런 이유로 북한통계를 담당하는 전담자도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심기준 의원실에 따르면 통계청은 4개 과(통계정책과·통계서비스기획과·인구총조사과·농어업통계과)에서 북한통계를 다루고 있는데요. 과별로 5·6급 직원 2명씩 총 8명이 관여하고 있지만 북한통계만 전담하는 직원은 없는 실정입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통계청 직원 가운데 오로지 북한통계만 집중해서 맡고 있는 직원은 한 명도 없다"며 "다른 업무를 하다가 북한통계를 정리해야 할 시기가 오면 바짝 집중하는 형태로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계청은 자체 생산하는 통계와 함께 통일부·UN 등 국내외 주요기관으로부터 300여개 통계를 수집해 제공하는 북한통계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남북한 기대수명·인구·분단 이후 출생인구·성별인구 및 성비·인구밀도 등 자체 생산하는 5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외부에서 만들어진 통계입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금은 국제기구의 통계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현실"이라며 "통계청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면밀하게 북한통계를 집계하려면 인력을 늘리는 일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북한 경제성장률도 정확성 떨어져

 

한국은행도 1990년도부터 북한의 국내총생산·경제성장률·산업구조·산업별 성장률 등 경제수치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한국은행은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2016년 3.9%에서 곤두박질해 -3.5%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은행 국민계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농업생산비중이 높기 때문에 기후상태가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무역제재 등 정치적인 이유로 교역규모가 줄어든 것도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한국은행의 북한통계도 정확한 수치라고 보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한국은행은 코트라(KOTRA)나 농촌진흥청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받은 기초자료를 토대로 경제성장률 등 북한통계를 집계하는데 관계기관의 자료도 어디까지나 추정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농촌진흥청은 모내기부터 벼 수확까지 북한지역을 탐사한 위성자료를 바탕으로 그해 수확량을 가늠하고, 한국은행은 이 수치를 바탕으로 경제성장률을 추정하는 것이죠. 한국은행 국민계정부 관계자는 "코트라나 농촌진흥청 등 유관기관이 추정해 발표한 자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발표 자료도 어디까지나 추정치"라고 말했습니다.

 

남북 화해무드 속에 향후 경제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정확한 통계가 없다는 건 여러모로 아쉬운 일이죠. 북한통계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담인력을 확보하고, 북한과의 통계분야 협력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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