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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개정]①생산적인 논쟁을 위해

  • 2018.12.03(월) 08:36

정부 38년 만에 전면 개정 추진
여야간 입장 차이 커 논란 부를듯

 

정부가 30일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1980년 12월 법이 탄생한 이후 38년 만에 전면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38년 전 이 법을 만든 곳은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입법회의다. 국보위 입법회의는 그해 신군부가 쿠데타를 통해 국회를 강제로 해산하고 대체입법기관으로 만든 곳이다. 

독점적 경제 권력을 견제하고 불공정한 행위를 처벌하는 공정거래법이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세력의 손에서 탄생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이지만 당시에는 그만한 이유도 있었다.

신군부는 민심을 다독일 새로운 정책이 필요했고 공정거래법의 주요 규제 대상인 대기업들은 군부의 막강한 힘 때문에 이 법을 받아들여야했다. 당연히 형식은 갖췄으나 내용은 미비한 점이 많았다.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는 '경쟁법'인 공정거래법의 특성상 변화하는 시장 환경을 반영해 유연하게 대처해야할 상황도 많았다. 예를 들어 기업규모가 커지면서 어디까지를 힘있는 재벌의 기준점으로 삼아야 할지 고쳐야했고, 새롭게 떠오르는 업종에서 예전과는 다른 형태의 짜고치는 공급·입찰 담합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공정거래법은 지난 38년간 27번의 크고 작은 수정이 있었다. 약 1.4년에 한번 꼴로 새로운 조항을 넣기도 하고 빼기도 했던 것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법안 문구 하나 고치는데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그런 역사를 모를 리 없는 정부가 이번에는 수많은 이해관계가 걸린 법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국회 안팎에서 뜨거운 논쟁이 예상된다.

 

 

 

 

정부안에 앞서 여당안(민병두 정무위원장 대표발의)도 발의됐는데 여당안은 정부안과 대체로 비슷하지만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등 몇 가지 조항에서는 더 강도 높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온도차는 법안 심의과정에서 야당과의 샅바싸움을 대비한 정부·여당의 전략적 포석으로 볼 수 있다.

 

관건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보수야당의 입장이다. 내용 자체가 방대해 곳곳에서 대립 지점이 있다. 경성담합(사안이 중대한 담합)에 대한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등 경쟁법제 관련 내용을 제외하고 기업집단 규제만 따져보더라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개정 법안을 둘러싼 여야간 입장 차이를 전달하기에 앞서 이러한 내용의 법안이 왜 등장했는지, 재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 배경과 파급 효과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출발점과 도착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생산적이고 품격있는 논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 가운데 기업집단 규제 관련내용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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