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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투자, 日과 100배 차이…"국민연금이 비중 늘려야"

  • 2019.05.08(수) 18:08

8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국민연금 책임투자 토론회
남인순 의원 "국민연금 책임투자, 여전히 미흡하다"
전문가들 "ESG요소 수탁위 중점관리사안에 포함해야"

"몇 년 전만 해도 일본과 우리나라의 책임투자규모는 비슷했지만 지난해 기준 일본은 무려 2000조원을 넘게 책임투자에 쏟고 있고 우리나라는 26조원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이 책임투자원칙(PRI)에 가입한 지 올해로 10년이 됐지만 여전히 사회적 책임투자자로서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기업과인권네트워크,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의 공동주최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열린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어디로 가고 있나' 토론회에서는 정부와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국민연금 책임투자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일관되게 국민연금을 포함 국내 사회의 책임투자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남인순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은 "2015년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사회책임투자 내용을 넣는 것까진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잘 진전이 안 됐다"며 "여전히 국민연금의 책임투자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사회책임투자정책연구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책임투자는 자본주의 사회의 보편적 고민"이라며 "인류 생존문제와 연결되는 만큼 논의의 폭을 민간기업까지 더욱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8일 여의도 국회입법조사처에서 열린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어디로 가고 있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05년 의결권행사 지침을 마련해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9년 책임투자원칙(PRI)에 가입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요소를 고려한 기금운용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세진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책임투자 비중이 우리나라와 비슷했던 일본은 2014년~2016년 사이 책임투자 비중이 급격히 늘어 지난해 기준 2조달러 정도"라며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200억 달러(2018년 기준)로 일본과 100배나 차이난다"고 비판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5%이상 주식을 갖고 있는 국내기업이 294개에 달할정도로 유니버셜 오너인 국민연금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다"라며 "전 세계 3위 연기금인데도 기후변화 등 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구창우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국민연금이 지난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지만 사회책임투자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책임투자비중의 확대부터 국민연금법과 수탁자책임원칙의 개정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국민연금의 책임투자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국민연금의 책임투자비중을 위탁운용 위주로 확대해 민간 기업에까지 책임투자를 넓혀 나가야 한다"며 "지난해 26조원으로 책임투자 비중이 늘었지만 국내 자본시장의 전체적인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구창우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무국장은 "국민연금법에 사회책임투자 원칙이 포함되어 있지만 '~할 수 있다' 정도의 모호한 표현을 유지하고 있다"며 "기금운용지침에서 수익성을 강조하는 만큼 사회책임투자 원칙도 동등한 수준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동현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법 변호사는 "수탁자책임원칙에 따르면 배당정책이나 임원보수, 주주권익 침해가 있을 경우 해당 기업을 중점관리사안으로 지정할 수 있는데 환경·사회 등 사회책임원칙도 중점관리사안에 포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혜린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도 "중점관리사안에 기후변화대응, 탈석탄 투자, 산림파괴 금지 등 환경분야에 대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오는 6월 국민연금의 책임투자와 관련한 보다 세부적인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최경일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은 "국민연금 책임투자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만들고 있는데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여러 가지 의견들을 반영해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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