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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톺아보기]'해는 지지 않고'… 신용카드 소득공제 이번에는

  • 2019.10.31(목) 11:22

신용카드 소득공제 1999년 도입해 20년째 일몰 연장
올 연말 9번째 일몰시한 앞두고 경쟁적으로 법안 발의
어김없이 연장되겠지만 근본적대안 필요하단 지적도

문제: 다음의 날짜가 뜻하는 것은?

2002년 11월 30일 → 2005년 11월 30일 → 2007년 11월 30일 → 2009년 12월 31일 → 2011년 12월 31일 → 2014년 12월 31일 → 2016년 12월 31일 → 2018년 12월 31일 → 2019년 12월 31일 → ?

힌트: 일몰규정(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 소멸하도록 정한 것)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1999년 9월 월급쟁이들에게 들려온 희소식. 바로 정부가 월급쟁이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신용카드 사용 금액을 소득공제(특정지출은 세금매길 대상에서 제외해주는 것) 해주기로!! 당시 경기도 어려운데 세금을 조금이라도 줄여주자는 취지에서 도입한 제도였어요.

다른 목적도 있었어요.(근데 이게 진짜 목적이었다는 썰) 당시만 해도 신용카드를 지금처럼 활발하게 사용하지 않았어요. 현금거래가 많았죠. 그래서 자영업자에게 세금을 매기기 어려웠던 정부 입장에선 거래내역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방법(과세표준 양성화)으로 신용카드를 많이 쓰도록 유도했고요. 그래서 월급쟁이들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당근'책을 주고선 신용카드를 더 많이 쓰게 한 것이죠.

20년째 무한반복 되는 낮…여긴 해가 지지 않는 북유럽?

도입 당시 딱 3년만 시행하는 일몰규정(해가 지는 것처럼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없애기로 한 규정)으로 만들었어요. 그러나 약속한 3년(2002년 11월 30일)이 다가오자 당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던 여야 정치권은 일몰을 연장했고, 이후에도 2년 혹은 3년 간격으로 계속해서 무한반복재생을 거듭해왔어요. 그러다보니 어느새 20년째 해가 지지 않고 계속 낮 상황만 반복되고 있어요.

잠깐! 헷갈림 주의… 신용카드 소득공제 복습하고 넘어가기

근로소득자가 자신의 연간 총급여액의 25% 초과한 금액을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영수증 등 증빙 가능한 형태로 사용하면 초과금액의 15~40%를 소득공제, 즉 세금매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빼주는 제도예요. (공제율 신용카드 15%, 직불·체크·현금연수증 30%, 전통시장·대중교통 40%, 도서·공연 30%, 총급여 7000만 원 이하만 적용) 신용카드 많이 썼다고 무조건 다 세금을 깎아주는건 아니고 소득별 공제한도가 있어요. 연봉 7000만 원 이하는 연간 300만원, 1억2000만 원 이하는 250만원, 1억2000만원 초과는 200만원까지만 깎아줘요.

이왕 깎아줄꺼면 치사하게 왜 한도를 정했냐고요? 근데 공제한도가 없으면, 만약 연봉 10억인 사람이 1년 동안 신용카드 5억 원어치를 썼을 경우 연봉의 25%를 초과한 2억5000만원의 사용금액은 다 공제받게 되거든요.(그럼 세금은 누가?)

이제 그만 밤을 맞이하자고 vs 양아...양치기소년이뉘?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일몰기한이 다가올때마다 어김없이 찬반 논란이 있었어요.

반대입장 <소득공제 연장 NO 목적 충분히 달성했자나. 이제 그만 밤을 맞이하자고>

①돈 많은 사람이 신용카드도 많이 쓰니깐 고소득자에만 유리한 제도란 말이야
실제로 공제한도가 있어도 소득 많은 사람이 더 유리해요. (ex. 2017년 1인당 평균 공제금액 247만원 vs 소득상위 10% 1인당 평균 공제금액 292만원)

②요즘 누가 현금 쓰니? 다들 카드쓰고 현금영수증 달라고 하는데(과세표준 양성화 목적 달성했음)

③배 보다 배꼽이 더 크단 말이야(신용카드 소득공제로 인한 조세지출비용이 세수증가분보다 많음)

찬성입장 <소득공제 연장해!! 이제와서 세금 더내라고? 양아...양치기소년이니?

①무늬만 일몰이지 계속 해주기로 한거 아냐(많은 직장인들은 이미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기본 공제항목으로 인식하고 있음)

②연말정산때 들이밀게 딱 이거하나거등(무주택 1인가구는 의료·교육·기부금이 없을 경우 신용카드 공제가 사실상 유일한 공제항목)

③월급쟁이만 또 불리해자나(근로소득자와 자영업자간 과세형평성 문제가 재차 불거질 가능성)

그럼 앞으로 어떻게?

국회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이 법안을 포함 세금과 관련한 다양한 법(세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투표할 거예요. 이미 많은 법안이 올라와 있어요. 하지만 걱정 말아요 여러분.

내년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해. 정치권은 절대로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아요.(단 선거 때만) 국회 논의 과정이 남아있지만 내년에도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해가 지지않고 일몰 연장될 것이 확실해요.(못 믿으신다면 저랑 내기해도 좋아요)

연장만 하면 끝일까

그런데 이쯤에서 한번 생각해볼 필요도 있어요.

매번 일몰이 다가올 때마다 연장해야하는지 그럼 몇 년을 연장해야하는지 무한반복재생을 거듭하는게 과연 맞는지. 그래서 국회에선 아예 화끈하게 일몰 규정을 없애자(즉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영구적으로 보장하자)는 법안이 있고요. 반면 더 이상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 연장으로 매번 소모적 논쟁을 하지 말고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찾자는 법안도 있어요.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을 내년 말까지 1년만 연장하는(충격 완화를 위해) 법안을 내면서 이렇게 밝혔어요.

"일몰이 도래할 때마다 소모적인 논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제도 도입 목적이 달성된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폐지하고 대신 이 제도가 근로자의 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보편적 공제제도로 운용되어온 측면을 고려해 근로소득공제를 조정하는 등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TMI

국회의원들이 올해도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 연장 법안을 경쟁적으로 내놓았어요. 일몰시한이 다가올 때마다 매번 있는 일이예요. 원칙적으로 다른 의원이 낸 법안과 똑같은 법안을 내면 법안 접수를 거절당해요. 그래서 내용이 비슷한 듯 약간씩 달라요. 점하나 더 찍어서 새로운 법안인양 만들기도 해요.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연장 법안은 국회의원들이 유권자들에게 생색내기 좋은 법안이고 통과 가능성도 매우 높아요(지금까지 8번이나 그랬던 것처럼) 그런데 아무도 일몰연장을 왜 꼭 2년 혹은 3년 5년 해야 하는지 그 근거는 밝히지 않아요. 생색을 내더라도 좀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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