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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Shift-Up] ③EPC넘어 새 지평 열어야

  • 2013.08.12(월) 10:39

덩치 키운 건설사들 글로벌시장서 살아남으려면

올해 3월 삼성물산은 영국의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설계업체 웨소(Whessoe)를 인수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석유 중심 화공 플랜트 분야에서 LNG 분야로 입찰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작년에는 GS건설이 담수플랜트시장 세계 10위인 스페인 수처리업체 이니마(Inima)를 인수했다. 올 들어서는 GS건설 스페인 법인과 GS 이니마 인바이런먼트의 종속회사를 설립하는 등 중동과 아시아에 편중된 수주를 유럽까지 확대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작년까지 글로벌 10위권 내의 해외 엔니지어링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지금은 내부 사정으로 잠시 접어두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려면 시공 위주의 사업을 벗어나 엔지니어링 역량을 갖추는 게 필수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해상풍력발전기를 시공하는 세계 1위 건설사 호티에프. 이 독일 회사는 해상풍력발전이 각광받자 한 척에 1억달러가 넘는 해상풍력발전기설치선을 잇따라 발주하는 등 시장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사진: rechargenews.com)]

 

◇ '엔지니어링'으로 큰 그림 그려야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성 악화에 고전하는 국내 건설사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선진 엔지니어링 역량이다. 미국과 유럽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엔지니어링 분야는 부가가치율이 56%로 건설업(21%)의 2.5배에 달한다.

 

그러나 세계 200대 엔지니어링기업 중 우리나라 업체는 현대엔지니어링(47위)를 포함해 7곳뿐이다.(미국 ENR지 선정)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2%에 그친다.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해외 설계업체를 인수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수 대상은 특수분야 소형 설계업체에 한정돼 있다.

 

플랜트 분야에 강점을 가진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설계 후반부인 상세설계에는 비교적 강점을 갖고 있지만 사업 전체를 그리는 기본설계와 FEED(Front End Engineering and Design ; 기본설계와 상세설계의 중간과정) 부문은 맥을 못춘다. 이 때문에 일감을 따내고도 매출 절반 가량은 '머리로 건설하는'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에 내주다보니 수익을 챙기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관련기사☞[新성장동력]엔지니어링 "머리로 건설하라"  2013-07-26 17:41)

 

◇ "가치사슬 늘려 新시장으로"

[대림산업이 IPP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포천복합화력발전소(사진: 포천파워)]


건설공사 전 부문을 포괄하는 가치사슬(Value Chain) 확장도 필요하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실장은 "초기 기획부터 운영까지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면 시공분야에서 마진이 적더라도 이윤을 남기는 수익구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민자발전(IPPㆍIndependent Power Plant)'처럼 건설사가 지분을 투자해 사업기획부터 자금조달ㆍEPCㆍ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에 참여하는 투자개발형 사업 구조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의 선두권 건설업체들이 건설 종합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는 모습도 국내 건설사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세계 1위 건설사인 독일 호티에프는 건축ㆍ토목ㆍ플랜트 시공 외에도 PM(Project Management)으로만 연간 1조원의 수수료를 벌어들인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트렌드인 공종 및 시장 다변화 역시 필수적 변화 과제로 꼽힌다. 다만 무턱대고 낯선 지역이나 새로운 공종에 뛰어들어서는 비싼 수업료만 치르는 위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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