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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전세 사는 신혼부부 그들은 누구?

  • 2013.08.27(화) 15:16

전세금 형태로 증여...취득세 재산세 절세

"신랑 어머니가 먼저 집을 보고 간 뒤에 예비 신혼부부가 와서 계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가 결혼할 때 전셋집을 마련해 주는 거죠. 여기 사는 젊은 부부들 중에 몇 사람이나 제 돈으로 6억~7억원 하는 전세금을 냈겠어요?"(서울 서초 반포동 S공인)

 

여름 전세난 속에 유난히 고가 전세주택이 많아졌다. 서울 서초구 반포 일대의 래미안 퍼스티지, 자이, 리체, 힐스테이트 등은 전용 59㎡가 6억5000만~7억원, 84㎡는 8억~9억원 대에 전세시세가 매겨져 있다. 이마저도 없어서 난리다.

 

◇ 부유층 대물림 수단..'세금 안 낸 증여' 많아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단지 내부 전경(사진: 삼성물산)]

 

전세는 집 살 돈이 부족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징검다리였다. 하지만 웬만한 집값보다 비싼 고가 전세의 확산은 더이상 전세가 주택 구입을 위한 발판이 아니라는 의미다. 고가 전세는 왜 이렇게 늘어났을까.

 

우선 부유층 자산가들이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전세를 활용하는 것이 이 같은 전세의 성격 변화를 이끌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P공인 관계자는 "과거에는 결혼하는 자녀에게 집을 사주는 부자들이 많았지만 수 년 전부터는 전셋집을 마련해 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녀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피하기 위해 전세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집을 사주는 방식보다 증여 사실이 쉽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소득이 있는 30세 이상 자녀라면 거액의 전세금을 주더라도 나중에 빌려준 돈이라고 하면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증여세를 내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 집값 하락해도 걱정없고, 재산세·종부세도 안내

 

[뚝섬 갤러리아 포레 견본주택 내부(사진: 한화건설)]

 

집값 하락세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세만한 재(財)테크가 없다는 것도 고가 전세시장이 달아오르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집을 사면 집값이 하락할 위험부담이 있는 데다 집을 살 때 취득세를 내고, 매년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전세는 이런 부담이 전혀 없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상위 10%의 평균 매매가는 2008년 15억8563만원에서 현재 13억6502만원으로 5년 새 2억2061만원(13.9%) 떨어졌다. 반면 상위 10% 주택의 전세가는 4억7362만원에서 6억4815만원으로 1억7453만원(37%) 상승했다.

 

서울 뚝섬 인근 고급 주상복합 '갤러리아 포레'의 경우 주택 매수세는 거의 없어 가격이 정체돼 있지만 최근 전셋값은 15억~20억원대까지 올라있다. 현재 전용면적 218㎡ 주택의 매매가는 40억원, 전세가는 20억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전세 물건은 웃돈 줘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귀하다.

 

김미선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매매가 하락이 이어지자 주택구매 능력이 충분한 부유층이 세금 부담과 집값 하락 위험이 없는 전세로 옮아왔다"며 "이들이 전세를 구하면서 고가주택 전세가격이 부르는 게 값이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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