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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힘들다고 월세 살면 나아질까?

  • 2014.02.16(일) 14:00

[Real Watch]정부, 전세→월세 전환 유도한다는데

서울 마포구 대흥동 다세대 주택에서 보증금 8000만원에 전세를 살던 회사원 박 모씨(34)는 작년말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55만원을 내는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이사했다. 전보다 집은 다소 좁았지만 새 집이라 시설은 깨끗하고 좋아 처음엔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한두 달 지내다보니 금세 생활비가 조여왔다. 월세에 관리비 등을 합쳐 한달에 70만원 넘는 돈이 들어가니 붓고 있던 월 50만원짜리 적금 납입을 중지 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설에는 통장에 부모님 드릴 세뱃돈도 없어 난생 처음 신용카드 현금서비스까지 쓰게 됐다.

  

◇ '전세 < 월세' 비용 격차 여전히 커

 

정부가 주택 임차 수요의 월세 전환을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만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이런 내용을 담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셋값 상승→가계부채 증가→내수 부진→경기회복 지연'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이 순환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다.

 

전세 수요를 월세로 돌리면 수급이 완화돼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전세금을 대기 위해 대출을 받는 경우도 적어지며, 대출 이자를 낼 일이 없으니 소비는 늘어나고 이는 경기 회복으로 이어길 것이라는 게 정부의 생각인 듯하다.

 

정말 그럴까? 월세로 갈아탄 박 씨의 경우를 보자. 박 씨는 이사전 전세금 대출(연 4.5%)을 2000만원 갖고 있었고, 그 이자로 월 7만5000원가량을 부담했다. 지금은 남은 돈 보증금 4000만원을 1년 만기 예금(연 2.9%)에 넣어뒀는데 여기서 들어오는 돈은 만기시 116만원, 세금을 제하면 매월 9만원꼴이다.

 

따져보면 전세로 살때 관리비(약 15만원)을 합쳐 매월 22만5000원을 주거비로 쓰던 박 씨는 월세로 바꾼 뒤 월 61만원(55만원+관리비 15만원-이자수익 9만원)을 집에 쓰고 있다. 결론적으로 매달 쓸 수 있는 돈이 38만5000원 줄었다.

▲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의 2011년~2013년 6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 자료 약 37만건과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보증대출상품을 적용해 임대 세입자의 주거비용을 추정한 결과 서울 월세 세입자는 전세보다 2년에 1000만원 가량을 더 쓰는 것으로 분석됐다.(자료: 부동산114)

 

◇ 세입자는 월세 만큼 쓸 돈 줄어드는데…

 

월세와 전세의 비용 차이는 정부도 비교해 놓은 케이스가 있다. 작년에 공유형 모기지로 출시하며 '집을 사는게 전월세보다 비용이 적다'고 할 때다.

 

국토부는 ▲시세 2억5000만원 ▲전세 1억7000만원 ▲보증부월세 3000만원/70만원 ▲자기자금 8000만원 ▲전·월세가격 상승률 연 3.1% 등을 가정해 1년을 살 경우 전세는 817만원이 드는 반면 월세는 988만원이 든다고 비교했었다. 연 171만원 차이다.

 

▲ 위 조건 상 전월세 및 주택 구입시 비용 격차(자료: 국토교통부)

 

이만한 비용 격차를 메우고 전세 수요를 월세로 돌리는 게 가능할까? 또 월세가 많아지면 소비는 늘어날까? 또 월세가 많아지면 전세난은 누그러들까?

 

월세 받는 사람 입장에서야 가용 소득이 늘어나니 지출을 늘릴 여력이 생길 수 있지만 세입자는 매월 그만큼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박 씨의 경우 카드 현금서비스까지 쓰게 됐는데 이는 가계부채로서 1금융권(은행)보다 금리도 높고 리스크도 큰 2금융권 대출이다.

 

전세의 월세 전환으로 전셋값 상승과 내수 부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정부의 발상이 정말 실현 가능한 일인지 지켜볼 일이다. 정부는 ▲월세 소득공제 확대 ▲전세대출 보증한도 축소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전셋값은 줄곧 뛰고 있다. 부동산114(www.r114.com)에 따르면 2월 둘째주 아파트 전셋값은 서울 0.16%, 신도시 0.03%, 수도권 0.0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의 경우 재건축 상승세에 힘입어 전 주(0.03%)보다 상승폭을 키워 0.07% 올랐다. 신도시와 수도권은 각각 0.03%, 0.02%의 상승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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