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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 턱밑까지 차오른 전세가...어디로 튈까

  • 2014.04.07(월) 17:30

[Real Watch]집값하락 위험부담, 세입자에 전가
전셋값 상승 올해도 지속..집값 상승은 '글쎄'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7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지난 2002년 6월 이후 12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과거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가율 상승은 주택가격 상승의 선행지표로 인식됐다. 전셋값이 집값에 가까워질수록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세입자가 늘어나게 되고, 유주택자도 전세금을 지렛대 삼아 집을 사는 게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주택시장의 흐름을 보면 이런 공식에 금이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전세가율 12년래 최고..2001년 초와 닮은꼴"

 

7일 KB국민은행 알리지(R-easy)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평균 68.1%로 전월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2002년 6월(68.2%)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전세가율이 상승세인 상황을 감안하면 2001년 초(1월 66.0%→3월 68.3%)와 비슷하다.

 

지난달 전세가율은 서울이 63.2%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고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의 전세가율은 72.3%로 평균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광주(77.8%), 대구(74.1%), 울산(72.3%) 등지의 전세가율이 높았다.

 

전세가율은 지난 2009년 1월 52.3%로 1999년 조사 이후 최저점을 기록한 후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가율이 5년여만에 24.8%포인트나 높아졌다는 것은 전셋값이 매매가와의 격차를 그만큼 줄였다는 의미다.

 

전세가율이 최저였던 2009년 이후 집값은 정체되거나 지역에 따라 하락했지만 전셋값 상승은 계속됐다. 2008년 말 대비 아파트 값은 전국 평균 15.1% 상승했지만 전셋값은 50.4% 올랐다. 서울의 경우 이 기간 매매가는 6.1% 하락한 반면 전셋값은 50.0% 올랐다.

 

집값이 뛰며 전세가율이 낮아지던 시기에 전세가율은 집값 '거품'을 말하는 척도였다. '사용가치(전세가)는 변하지 않는데 투자가치(매매가)만 뛰는 것은 가격에 거품이 낀 것'이라는 분석이 당시 건설교통부(국토교통부 전신)를 비롯해 시장 안팎에서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전세가율이 다시 2002년 수준까지 올랐다는 것은 당시 말하던 '거품'이 그만큼 꺼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집값 하락'보다는 '전셋값 상승'이 전세가율 상승에 대한 기여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이 기간 거품 해소(집값 하락)의 부담이 세입자 부담(전셋값 상승)으로 돌아갔다는 얘기다.

 

◇ "전세가율 70%라도 집값 상승 예단 어려워"

 

집값에 비해 전셋값이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는 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KB부동산 조사 기준 작년 말부터 3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67%, 전셋값은 1.75% 올랐다. 서울의 경우 매매가격이 0.39% 올랐지만 전셋값은 2.32% 올라 상승률이 6배에 달한다.

 

전세가율로 본 향후 집값 추이는 어떨까? 과거 전셋값이 이처럼 상승해 전세가율이 높아진 직후에는 집값도 상승세가 가팔랐다. 2000년 아파트 전세가율이 상승하며 60% 후반대로 접어든 후 전국 아파트값은 2001년 9.9%, 2002년 16.4%, 2003년 5.74%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1997년 금융위기 이후 냉각됐던 주택 구매수요가 2000년 이후 높아진 전세금을 발판삼아 급격히 불어났고 이는 이후 참여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안정 대책으로 이어졌다.

 

▲ (자료: KB국민은행)

 

하지만 최근의 전세가율 고공행진이 과거처럼 집값 상승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는 실수요를 진작하는 효과는 있지만 집값 차익을 염두에 둔 투자수요까지 부르기에는 예전과 환경이 다르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70%에 육박하는 전세가율 수치는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실수요만으로도 집값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수준"이라며 "그러나 전세금을 레버리지 삼아 보유주택 수를 늘리는 다주택 투자 수요가 임대소득 과세 등에 가로막혀 있기 때문에 집값 상승 속도를 제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이제는 과거처럼 전세가율 상승이 집값 상승과 직결되지 않을 수 있다"며 "실수요자들이 전세금 상승이나 월세 비용 증가 압력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투자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낮기 때문에 2000년대 초반만큼 수요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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