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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Story]임대소득 과세 '어찌하오리까'

  • 2014.06.10(화) 14:31

'2주택 전세임대' 과세대상 넣었다 뺐다
정치권·기득권 입김에 기준 '갈팡질팡'

슬금슬금 하나씩 빠지려하고 있습니다. 주택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 대상자 얘깁니다.

 

정부는 지난 2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에따라 임대소득 과세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냉각이라는 부작용이 커지자 정부가 '과세 그물코'를 하나씩 풀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부동산 시장에 좋은 영향만 줄까요. 한번 들여다 보겠습니다.

 

정부 관계자와 정치권의 얘기를 종합하면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와 새누리당은 이번 주 중 당정협의를 열어 임대소득 과세와 관련한 입법안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특히 최근의 논의는 과세 대상을 좁혀 부작용을 덜어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하는데요. 연초 활기를 찾아가던 주택시장이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 방침 이후인 3월부터 관망세로 돌아선 게 가장 큰 배경입니다.

 

◇ 후퇴...

 

4개월 전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지난 2월 정부는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을 내놨는데요.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세입자에게 월세 10%를 세액공제로 돌려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세입자에게 세액공제를 해주는만큼 집주인에게는 전월세 소득에 적극적으로 과세를 하겠다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세금을 물리지 않던 소득에 과세를 한다는 정부 기조는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지 않던 임대소득세를 내야한다는 우려가 다주택자들을 옥죄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주택시장에 혼란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1주일만인 3월 5일, 정부가 보완조치를 내놨죠. 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인 생계형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분리과세하고, 과세도 2년간 미루겠다는 게 골자였습니다. 세금 부담을 줄이고 과세 시기도 늦춰 시장 불안을 누그러뜨리자는 것이었죠.

 

이와 함께 나온 것이 집 1채를 전세로 내 주고 있는 2주택자도 전세보증금을 간주임대료로 환산해 2016년부터 과세하겠다는 계획입니다. 2주택자 중 월세 임대소득자에게만 과세의무를 지우면 형평성이 틀어진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 후퇴는 없다

 

이 보완조치를 내놓은 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당국자들이 "더 이상의 수정은 없다"고 호언장담했던 게 엊그제 같습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얘기가 확 달라지고 있습니다. 6월 국회에서의 임대소득 과세 입법을 앞두고 기준이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택관련 법령 등에서 보유주택 수에 따라 차별을 두는 것이 적절한지는 전체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요컨대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소규모 임대사업자 중 2주택자에 대해서만 분리과세 특례를 부여하는 방안을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도 적용하자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2주택 전세임대자'의 경우 그 보증금이 얼마가 되건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3월5일 보완조치 때 형평성을 이유로 과세대상에 포함된 내용입니다. 내집 1채, 전셋집 1채를 가진 2주택자에게도 임대소득세를 물리면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주기 어렵다는 정치권과 기득권층의 요구가 주된 배경입니다.

 

이렇게 되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아파트(매매시세 13억5000만원, 전세시세 9억원)을 2채 보유하고 1채를 전세로 내준 경우 간주임대료로 따지면 1년에 1468만원의 수입이 나오는데 이들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반면 전세보증금 3억 원짜리 집 2채를 전세주고 있는 3주택자라면 앞의 2주택자보다 임대소득(간주임대료)이 적더라도 과세 대상이 됩니다.

 

◇ 후퇴만이 살 길이다

 

그런데 이 부분이 좀 이상하지 않나요. 며칠 전엔 주택수에 따라 과세 등에 차별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얘기를 하더니 2주택 전세임대인만 과세에서 빼주겠다는 얘기가 되니까요. 정부가 주택수에 따라 과세 여부를 가르는 '차별'을 또다시 만드는 셈입니다.

 

이러다보니 세정(稅政)에 원칙이 없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세정에서 '기본 중의 기본'은 형평성인데 그 기준이 여론에 따라 오락가락하니 시장도 갈피를 못잡고 "누구는 세금을 내고 누구는 안낸다"는 아우성만 커집니다.

 

제대로 된 원칙 없이 이해당사자나 정치권의 주장에 밀려 수정에, 재수정이 가해진 '누더기 세법'이 만들어지면 세 부담이 늘어나는 계층의 반발은 불보듯합니다. 시장이라고 좋을까요? 형평성 논란이 거듭되면 시장은 불확실성에 몸살을 앓기 마련입니다.

 

임대소득 과세로 인한 주택시장의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는 데는 십분 동의합니다. 주택 수에 대한 차별을 없애겠다는 게 정부의 방향이라면 차라리 연 2000만원이든 3000만원이든 '임대소득'만으로 과세의 원칙을 잡는 것이 낫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면 적어도 시장에 '불확실성'을 남기진 않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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