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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꿈틀]②가을 이사철이 분수령

  • 2014.08.06(수) 15:50

전문가들은 이렇게 본다
가을 거래량 증가..집값 상승은 제한적

"시장이 다시 움직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이나 금융 규제 완화가 긍정적인 시그널(신호)를 보내면서 부동산 시장이 '반전'의 기회를 갖지 않았나 생각한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꿈틀대기 시작한 주택시장에 대해 비교적 신중한 진단을 내놨다. 7월 들어 거래량이 늘어난 것에 대해 고무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아직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정도로 말을 아꼈다. 그는 "(주택 관련)법안 통과가 시급하다. 그래야 시장이 힘을 받는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요즘 들어 부쩍 달라진 주택시장의 흐름을 어떻게 읽고 있을까? 한 달여 전만 해도 올 하반기 약보합 수준의 흐름을 예상한 이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단기적이나마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 심리 개선효과 '만개'

 

부동산 시장에서는 3월 이후 풀이 죽었던 주택시장이 최근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는 것을 일단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로 평가한다. 정부대책의 직접적인 효과보다는 심리적인 기대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규제의 마지막 성역이나 다름없는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푼 것이 주효했다"며 "정부가 위험수위의 가계부채 논란을 무릅쓰고 어떻게 해서든 주택시장을 살리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에 시장이 반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 한도를 늘려주는 규제 완화가 실질적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정부가 '경기부양 최우선'이라는 포괄적 기조로 시장을 살리겠다고 메시지를 준 것에 대한 심리적 효과는 작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얹어진 것도 한몫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정부 새 경제팀의 부동산 활성화 의지가 LTV, DTI 등 금융규제 완화로 나타나고,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거래 활성화 효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다소 의문이 남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상당히 많은 내용이 담겨 있고 이에 따라 일부 수요자들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시장의 거래 복원력은 아직 크지 않다"며 "여름 휴가철까지는 횡보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가을 돼야 본격 거래 활성화"

 

최근까지 정책효과는 재건축 호가 상승, 매수 대기자들 매물문의 증가 정도로 시동을 걸고 있는 상황. 그렇다면 언제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까.

 

박원갑 위원은 "LTV와 DTI 규제완화 효과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 무주택 세입자"라며 "비수기에 전세가 나가지 않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은행대출을 받아 집을 살 수는 없는 만큼 여름 휴가철이 끝나면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학권 대표 역시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전세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전·월세 수요자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보단 실수요자가 얼마나 매수시장에 유입되느냐가 시장 흐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무주택자뿐만 아니라 1주택 교체수요, 나아가 다주택자까지 수요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규제를 푼 것"이라며 "가을부터 거래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수 있겠지만 만약 규제완화 관련 후속입법이 지연되면 내년 상반기에나 정책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책 효과가 집값 상승 흐름을 대세로 끌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규정 위원은 "최근 흐름이 일시적이냐 아니냐는 후속조치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렸다"며 "재건축 활성화방안, 청약통장 및 공급규칙 개편 등이라도 스케줄 대로 이뤄져야 올 가을 거래 증가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 센터장은 "가을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정부의 정책방안이 구체적으로 실현된다면 시장이 더 활기를 보일 수 있지만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번에도 못 살리면?

 

 

앞으로의 주택시장 흐름에서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꺼내놨다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최근 시장 움직임이 '반짝' 장세에 그치고 다시 위축으로 돌아서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회복을 기대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학권 대표는 "이만큼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나왔는데도 경기회복이 더디면 주택 수요는 다시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정부가 멍석을 깔아 놨는데 실수요자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주택시장 회복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위원은 "처음엔 시장 참여자들이 DTI와 LTV 규제완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를 당연시 하는 현상 나타난다"며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보다는 향후 집값 전망이나 구매력 등에 더 무게를 두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실물경기 회복이 뒤따르지 못할 경우 주택시장 회복도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고 했다.

 

올 가을 전월세 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이겠지만 이 역시 매매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지역적으로 다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김규정 위원은 "중산층 상층부 전세 수요자들의 매매수요 전환이 많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저가 전세지역은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울 여력이 부족한 계층이 많아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클 수 있다"며 "지역적으로 움직임의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전세시장은 가격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공급물량 증가로 안정세가 유지될 전망"이라며 "다만 강동, 서초 등지는 재건축 이주 수요에 따라 전월세시장 불안이 재현될 소지가 있어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수요자들이라면 지역별 수급상황을 미리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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