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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라크 공습..건설업계 미수금 '악몽'

  • 2014.08.08(금) 18:38

일부 현장 철수..확전·장기화에 '노심초사'
현장피해 걱정에 공사대금 수금 차질 우려도

이라크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군의 이라크 지역 공습을 승인하면서 사업 현장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들이 진출한 현장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내전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라크 내전이 길어지고 지역적으로 확대될 우려도 배제하지 못한다. 이 경우 사업현장의 피해는 물론 공사대금 수금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포스코건설 현장 철수..대우건설 착공 연기

 

▲ 현대건설·GS건설·SK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으로 수주한 60억달러 규모의 카르발라 정유공장 위치도.

 

8일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에는 한화건설·삼성엔지니어링·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 등 20개 대형 건설사와 60여개 하도급 업체 등 총 80여개 건설업체가 진출해 있다. 전체 40건, 242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체류하고 있는 근로자는 1200여명이다. 

 

건설사들은 일단 현장에서 모든 채널을 열어둔 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일부 공습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의 건설사는 직원들을 긴급하게 안전지역으로 대피시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반군 점령지역과 가까운 카밧화력발전소 현장에 체류하던 직원 7명을 지난 7일 새벽(현지시간) 아르빌 지역으로 대피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현장이 반군이 점령한 모술과 가까워 곧바로 대피시켰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의 경우 작년 이라크 서북부 안바르주 천연가스 중앙처리시설 공사를 수주했지만 북부지역의 안전이 우려되면서 착공을 연기한 상황이다. 이 회사가 진행하는 바스라주 알포우 항만공사의 경우 이라크 최남단 지역이어서 공습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 비스미야 신도시 등 '긴장'속 상황 주시

 

대부분 현장들은 아직 철수 등을 고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공습을 계기로 현지 사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유사시 인력 이동 경로나 운송수단 등 비상 대피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이라크에서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한화건설의 한 관계자는 "공습은 이라크 북서부 지역의 저항세력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만큼 바그다드 남쪽에 위치한 신도시 현장은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스미야 현장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동남쪽 10㎞에 위치해 있으며 협력업체를 포함해 약 500명의 국내 인력이 신도시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이라크 사태가 악화돼 정부가 건설사 직원의 이라크 입국을 금지하면서 한국으로 휴가나 출장을 나왔던 직원 30여 명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현재는 휴가자 등을 제외한 400여명이 현지에 체류 중이다.

 

▲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PC 플랜트 전경(사진: 한화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이라크에서 주바이르 유전 개발 프로젝트와 바드라 필드 CPF 2단계 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모두 반군이 점령한 모술, 아르빌 등과 떨어져 있어 공습 영향권 밖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 현장에는 본사 직원 90명과 협력업체 직원 등 모두 197명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는 공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확전이 우려되면 경우 비상대피 계획에 따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현대건설·GS건설·SK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공동으로 수주한 60억달러 규모의 카르발라 정유공장의 경우 아직 현장이 개설되지 않았다.

 

◇ 다시 떠오르는 미수금 '악몽'  

 

우리 정부는 이라크 내전이 시작된 지난 6월 이라크 진출 업체들로부터 업체별 체류 인원과 비상시 철수계획 등을 보고 받아 매뉴얼을 만들어 둔 상태다.

 

그러나 향후 사업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라크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추가 공사 발주가 끊길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되면 건설사들의 향후 수주 계획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내전이 확대될 경우 사업 발주처인 이라크 정부나 국영기업 등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현대건설은 1990년 미국의 이라크 경제제재 조치 이전 이라크에서 고속도로·발전소·주택·병원 등 공공시설 공사를 대거 수행했지만 걸프전(1992년)이 터지면서 이 대금을 받지 못했다.

 

미수금은 금융이자를 포함해 총 16만5000억달러까지 불어나면서 15년 가까이 현대건설의 재무 사정을 악화시켰다. 2005년 이를 받아 내겠다고 나선 이지송 당시 사장은 전체의 80%를 탕감하고 20%에 해당하는 원금과 이자 총 6억8130달러만 받는 선에서 마무리 지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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