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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을미년 화두 '원가(原價) 혁신'

  • 2015.01.06(화) 08:06

신년사로 본 대형 건설사들의 올해 경영전략
'어닝쇼크' 우려 벗고 체질개선 나서야

"대형 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준공될 수 있도록 원가와 공기를 디테일하게 관리하는 데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우리의 원가경쟁력은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임병용 GS건설 사장)

"각 현장의 재무 건전성을 점검하는 시스템인 '프로젝트 헬스 체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

 

을미(乙未)년 벽두, 건설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일성(一聲)에는 '새는 돈부터 막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비장함이 서려있다. 신년사 곳곳에는 '원가 혁신'의 절실함이 묻어난다.

 

여기에는 2년여 전부터 건설업계를 괴롭히고 있는 해외 프로젝트발(發) '어닝 쇼크'가 여전히 '진행형'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덤핑 수주 뒤 현장에서의 원가관리 실패로 불거진 대규모 손실은 올해에도 건설사들이 극복해야 할 숙제인 셈이다.

 

 

◇ 생존 제1과제는 '원가 혁신'

 

▲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대림그룹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대형건설사 중 유일한 오너 CEO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지속성장을 위한 본질적 경쟁력 확보 과제 중 하나로 '원가혁신 체질화'를 들었다.

 

이 부회장은 "준공예정인 대형 프로젝트가 차질 없이 준공될 수 있도록 원가와 공기를 디테일하게 관리하는 등 모든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며 "업계 최고의 원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낭비 제거 등 새롭고 도전적인 원가혁신 아이디어를 만들고 실현하는 문화를 체질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원가혁신의 최고 성공 사례(best practice)를 그룹 내 신속히 공유하고 접목시켜 수익성 제고 노력을 해달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불확실한 대외환경에 대비해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자는 것이다.

 

GS건설 임병용 사장도 원가혁신을 올해 첫번째 과제로 꼽으며 "그동안 다양한 원가혁신 과제를 발굴하고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우리의 원가경쟁력은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임 사장은 "사업발굴 단계부터 영업, 설계, 시공 등 하나의 연계 선상에서 선순환을 이어가는 유기적인 원가관리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며 "부문간 협업, 관리역량의 극대화는 물론 불요불급한 낭비요소를 철저히 제거해 조직의 질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수주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라며 계획적 회사 운영을 통해 비용과 손실을 최소화하는 '스케줄 경영' 방침을 제시했다.

 

◇ 끝나지 않은 어닝 쇼크..'체질개선' 절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이 정초부터 '원가'에 매달리는 것은 '어닝 쇼크'의 아픈 기억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9~2011년 경쟁적으로 수주한 중동지역 1조~2조원 규모의 초대형 화공 플랜트 프로젝트는 준공과 맞물려 2012년 말부터 국내 건설업계에 대규모 손실로 돌아왔다.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 하도급 업체 부실, 설계 변경을 둘러싼 발주처와 분쟁, 공기준수를 위한 돌관비용 등 총체적인 원가 관리 실패가 원인이었다. 원가율 100%를 넘기는 현장들이 늘어나면서 2013년 초 GS건설과 삼성엔니지어링을 시작으로 SK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쓴 맛을 봤다.

 

▲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문제가 된 저수익 수주 물량들은 작년까지 대부분 준공과 사업비 정산을 마쳤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1조5000억원 안팎 물량이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 관측이다. 또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새로운 지역이나 새로운 공종에 진출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비용 역시 원가 관리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지목된다.

 

건설업계 CEO들은 원가혁신을 바탕으로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지속 생존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가 하락과 엔저 등 앞으로 수주 기반이 약해질 것을 감안하면 '종전 방식의 건설사업을 뛰어넘는 업역 확대'가 올해 반드시 이뤄야할 경영과제란 얘기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은 "작년 대우건설의 주가가 전고점과 전저점을 오가는 등 과도한 부침을 보여왔다"며 "이는 기업가치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반증으로 회사 장기 존속을 위해서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사적인 체질 개선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최근 건설업은 기존 시공 중심에서 금융동반 개발과 운영사업 등의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 설계·구매·시공(EPC) 수행 역량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도 "사업관리 체계의 선진화를 이뤄야만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이 가능해진다"며 "이를 위해서는 EPC 형태의 사업에서 탈피해 밸류체인(가치 사슬) 확대를 통한 사업구조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최치훈 사장이 따로 신년사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수익성있는 지속적인 성장(Profitable Growth)'을 목표로 차별화된 수주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국내외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질 좋은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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