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또! 전세난]①턱 밑까지 차올랐다

  • 2015.10.08(목) 09:12

통계지표로 본 올해 전세시장

가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전세대란. 하염없이 오르는 전셋값은 올해도 '미친 전셋값'이라는 자극적 헤드라인을 달고 연일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전세 품귀에 서울에서 수도권 변두리로, 또 아파트에서 빌라로 밀려가는 세입자들의 주거 하향 이동은 이제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주택임대차 시장의 월세화 가속과 함께 고질병이 된 전세시장 불안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올해 전세시장의 불안은 작년보다 더욱 심하다. 9월말까지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작년 같은 기간 상승률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전세 재계약 주기가 2년 단위여서 나타나는 이른바 '홀수해 효과'를 감안해도 그렇다. 올들어 9개월간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2년 전인 2013년 1년치 상승률에 근접했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지수 시계열자료를 통해 통계지표로 나타난 전세대란의 실상을 들여다봤다.

 

▲ 그래픽: 김용민 비즈니스워치 기자 kym5380@

 

◇ 재건축이 '진원지'

 

올 들어 9월말까지 전국 전세가격 상승률은 4.35%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한 해 3.83%, 작년 1~9월 2.87%를 크게 웃돈다. 10~11월 이사철 성수기에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것을 감안하면 재작년 상승률인 5.71%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적으로 볼 때 지방에 비해 수도권의 전셋값 상승세는 예년보다 훨씬 가파르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올해 누적 전셋값 상승률은 5.67%로 나타났으며, 5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는 3.58%, 8개 도 지역은 1.65%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인천에 비해 서울의 전셋값 상승률이 높다. 서울은 올 9월까지 전세가격 상승률이 6.37%로 작년 1~9월 3.21%의 2배를 넘었다. 작년 한해 상승률 4.27%를 이미 뛰어넘었고, 재작년 상승률(6.78%)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서울의 상승률이 높은 것은 고질적인 전세 품귀에다 정부의 재건축 활성화 정책으로 이주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가락시영(송파구), 고덕주공(강동구) 등 대형 재건축 사업지 인근에 위치한 강동구는 8.75%로 서울 최고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상대적으로 재건축 추진 사업지가 많은 한강 이남 11개구의 전세가 상승률이 6.49%로, 강북 14개구(6.24%)보다 높았다. 강남 11개구 중에는 강동구 외에 강서구(8.04%), 영등포구(7.93%)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고 강북 지역에서는 성북구(8.13%), 노원구(6.93%), 마포구(6.79%) 순이었다.

 

 

◇ 빌라·단독도 '껑충'

 

아파트가 주도하던 상승세를 연립주택과 단독주택이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가 나타난 것도 올해 전세시장의 특징이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전셋값이 4.76% 오른 가운데 연립 4.04%, 단독 2.8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립과 단독의 전셋값 상승률은 아파트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작년 연간 상승률과 비교하면 간격이 좁혀졌다. 아파트의 경우 0.4%포인트 높아진데 그쳤지만 연립과 단독은 각각 0.73%포인트, 0.71%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아파트 전세 수요자가 눈높이를 낮춰 빌라 다세대·다가구 등의 전세로 이동하거나 아예 구입한 경우가 증가하면서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지역 연립의 경우 올들어 상승률이 5.41%로 작년(4.0%)과 재작년(4.38%) 한해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단독 역시 올해 누적 상승률이 3.72%로 작년(2.52%)과 재작년(2.97%)의 상승률을 크게 추월했다.

 

 

◇ 사시사철 '전세난'

 

전세공급 품귀로 나타나는 전세난이 봄·가을 이사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겨울 비수기나 휴가철을 가리지 않고 사시사철 나타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전세 품귀현상의 척도인 월별 전세수급지수는 예년에는 연중 2~4월, 9~10월에 주로 높게 나타났지만 올해는 1월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180, 서울의 경우 190을 계속해서 넘고 있는 상황이다.

 

전세수급지수는 중개업소에 전세 '공급부족'과 공급충분' 등 수급상황을 물어 나타낸 지수다. '100'을 기준으로 공급부족 판단이 많으면 '200'에 가깝게, 공급충분 의견이 높으면 '0'에 가깝게 나타난다. 이 지수가 높을수록 전세시장은 매도자 우위 현상, 즉 전세 품귀가 심하다는 의미인데, 이 지수가 190이란 것은 공급이 부족하다고 보는 중개업소가 100곳 중 95곳이라는 뜻이다.

 

품귀 현상은 어느 해보다 심각하다. 올해 이전에 서울에서 이 지수가 190을 넘은 것은 가장 가까운 때가 재작년 8~10월(191.4~194.3)이다. 당시 저금리 여파로 전셋값 상승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때다.

 

통계를 잡기 시작한 2000년대 들어서도 전세수급지수가 190대를 기록한 것은 ▲2000년 2~4월(192.5~193.8)과 8~9월(195.4~197.0) ▲2001년 2~4월(194.6~198.5)과 7~9월(193.0~196.2) ▲2002년 2~3월(191.6) ▲2011년 2월(190.0) 등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2월부터 줄곧 전세난 수준의  품귀가 나타나고 있다.

 

 

◇ 집값 턱밑까지

 

매매가격의 지지부진한 상승세와 비교하면 전셋값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이 때문에 주택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전세가율)은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종전에는 전셋값이 집값의 70% 정도까지 오르면 전셋값이 집값을 밀어 올려 이 비율이 다시 낮아지는 게 상례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세가율이 80~90%를 넘어서는 아파트가 서울에서까지 속출하고 있다.

 

9월말 현재 전국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2.9%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작년 11월부터 11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연립주택은 64.7%, 단독주택은 43.0%로 아파트보다 낮아 전체 주택 평균은 65.6%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만 따질 경우 전세가율은 강북(14개구) 지역이 73.7%, 강남(11개구) 지역이 70.2%로 3.5%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이는 강남구 서초구 등 강남 일대에 매매가격은 비싸지만 전셋값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후 재건축 추진 아파트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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