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실거래 가격이 공개된다. 그동안 땅을 거래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가격은 시세의 절반 수준인 공시지가 밖에 없어 '깜깜이' 거래가 적지 않았는데 실거래가가 공개되면 이 같은 불편이 해소될 전망이다.
부동산 실거래가 공개는 2006년 1월 주택, 올해 9월 오피스텔·아파트 분양권 등으로 확대돼 왔다. 토지 실거래 가격이 공개되면 양도소득세나 취득세를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써먹었던 '업·다운 계약' 관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오전 9시부터 순수 토지의 실거래 가격을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홈페이지(rt.molit.go.kr)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되는 땅은 거래신고제도가 도입된 2006년 1월 이후 거래된 전국의 순수 토지 498만 건이다. 이날 이후 거래가 이뤄지는 순수 토지는 현재 실거래가가 공개되는 다른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실거래가 신고가 이뤄진 바로 다음날 공개된다.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에 따르면 부동산 거래 당사자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60일 안에 시·군·구청장에게 매매가격 등을 신고해야 한다.
공개 항목은 매매가격과 소재지, 면적, 용도지역, 지목 등이며 다른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세부 지번이나 거래 당사자의 인적사항은 공개되지 않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 때 참고할 수 있는 객관적인 가격정보 제공이 확대됨에 따라 신고자 스스로가 허위신고를 자제하게 되는 등 일부에서 행해지는 비정상적 부동산 거래관행이 정상화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0년 간 가장 비싸게 거래된 순수 토지는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1가의 일반상업용지 1만7490㎡로 2009년 6월 4427억원에 거래계약이 체결됐다. 이곳에는 현재 주상복합아파트인 갤러리아포레가 들어서 있다.
이에 이어서는 인천 연수구 송도동 준주거용지 9만4274㎡가 2009년 12월 4351억원에 거래돼 두 번째로 비쌌다. 지방에서는 작년 11월 1920억원에 거래된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 일반상업용지(2만3301㎡)가 가장 비쌌다. 동화투자개발이 호텔사업을 위해 중국 뤼디그룹(綠地集團)에 판 땅이다.
평당(3.3㎡) 거래가격이 가장 비싼 땅은 지난해 2월 거래된 서울시 중구 저동1가 대지(중심상업지역·거래면적 11.6㎡)로 평당 5억7000만원(1㎡ 1억7241만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