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통계 대수술]①칼 대는 이유

  • 2016.05.06(금) 08:05

신뢰성 부족한 통계 생산 방식 `사회적 비용`
통계 많지만 실수요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부족

집은 삶의 터전이고 자산이다. 집은 재테크의 목적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수단이 된다. 관련된 정책이나 시장의 변화는 경제 주체들의 피부에 직접 와 닿고 파급력도 크다. 순조로운 경제활동이 이뤄지려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앞을 내다 볼 수 있는 주택통계가 필요하다. 하지만 빠른 환경변화와 통계간 괴리가 발생하고 통계내용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당국은 최근 주택통계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제시된 정부 개편안의 내용과 문제점 등을 꼼꼼히 짚어본다. [편집자]

 

2014년 9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미분양 통계에서 아직 계약일이 남아 있는 강원 지역 3260가구가 미분양으로 잡혔다. 이 때문에 강원도 미분양은 전월보다 무려 181.2%(3151가구)가 늘어난 것으로 발표됐다. 한 공무원의 착오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시장은 크게 술렁였다. 작년 10월에는 경기도에서 김포·화성 등 8개 기초자치단체 미분양 증가분(995가구)을 빠뜨렸다가 뒤늦게 수정한 일도 있었다.

 

어느샌가 주택 통계는 '양치기 소년'처럼 믿을 수 없게 됐다. 주택통계는 주택경기의 흐름과 미래를 전망하는 데 판단 근거가 된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잘못된 수치로 시장을 왜곡하거나 변화하는 주거 형태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결국 사회적 비용으로 돌아온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말 취임 일성으로 '주택통계 개선'을 내세운 이유다.

 

▲ 지난 2014년 10월 '강원도 미분양 통계' 해명자료 (자료: 국토교통부)

 

◇ 건설사가 공개하는 재고현황..신뢰도는?

 

단순한 행정 착오 뿐만이 아니다. 국토부가 매월 발표하는 미분양 통계는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와 실수요자가 현재 시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미분양 통계는 전적으로 건설사의 자발적 신고에만 의존하고 있다.

 

정부가 공표하는 통계 수치지만 미분양 집을 팔려는 건설사가 미분양을 실제보다 줄여 신고하더라도 행정 관청에서는 알아낼 수 없는 구조다.

 

방두완 주택도시보증공사 연구위원은 "주택 미분양 통계는 국가승인통계임에도 건설사의 자발적 신고로 이뤄져 분양률 과장, 미분양 주택 축소 등의 가능성이 있다"며 "지자체에서 국토부로 보고할 때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주거시 부담할 비용을 가늠할 수 있는 통계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해외의 경우 주거비를 산정할 때 임대료 외에도 수도·광열비, 시설유지비 등을 포함한다. 또 소득 대비 주거비를 산정해 적절한 주거대책을 마련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격년으로 실시하는 주거실태조사의 RIR(소득대비 임대료)이 유일해 현황 파악이 어렵다는 게 주택시장 전문가들의 말이다.

 

▲ 그래픽 = 유상연 prtsy201@

 

◇ 시장서 정작 필요한 통계는 안 보여

 

주거실태조사가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돼왔다. 주거실태조사는 지난 2006년부터 격년으로 주택상태, 주거상태, 가구특성 등을 위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이제는 10년 전과 주거 형태나 가구 특성이 바뀌어 새로운 기준 정립과 조사 항목 개편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많다. 다양화된 가구 특성을 반영한 조사가 이뤄져야 맞춤형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 종류는 많지만 부동산 산업을 둘러싼 다양한 실수요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거론된다. 아파트의 경우 실거래가, 인허가, 착공, 분양 등 다양한 통계가 제공되고 있지만, 상업용·업무용 부동산과 관련된 통계는 현재 국토부가 분기별로 발표하는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이 전부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원천 데이터의 정합성을 제고하고 집계 과정의 오류도 줄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통계 작성자의 관점이 아닌 시장 수요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가 다양하고 정확하게 제공돼야, 그걸 기초로 시장이 정말로 필요로하는 정책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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