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까지 몰린 이 골목 "땅값 어마어마하네"

  • 2016.05.30(월) 17:51

공시지가 1~10위 중 9곳 있는 '명동8길'
관광메카 입지..강남도 오르지못할 '넘사벽'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6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만나는 보행길. 명동 거리를 남북으로 가로질러 '명동 중앙로'라 불리는 약 300m 길이인 이 길의 행정상 도로명은 '명동8길'이다.

 

서울이 생기고 난 뒤부터 2010년께까지 인근 빌딩에서 쏟아져 나오는 회사원들과 쇼핑 나온 젊은 층이 밤낮으로 북적대던 이 길은 몇 년 전부터 중국 '유커(遊客)'들까지 합세해 더욱 높은 인구밀도를 기록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유동 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보니 땅값도 전국 최고다. 명동역 입구부터 출발해 북쪽으로 올라가는 이 길을 따라 걸으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해 공시지가 전국 1위부터 10위까지의 땅을 단 1곳 빼고 모두 만날 수 있다.

  

▲ 김용민 기자/kym5380@

 

길로 들어가보자. 명동8길 입구, 명동역 6번 출구에 맞은편 코너에 자리잡은 복합쇼핑몰 태비(Tabby) 부지는 올해 1㎡당 공시지가가 7850만원으로 전국 7위다. 이 곳에는 SPA(제조유통일괄형) 브랜드 유니클로, 복합영화관 CGV 등이 들어서 있다.

 

이 건물을 오른쪽에 두고 몇 걸음 내려오면 왼쪽에 벽면을 목재와 담쟁이 같은 초록식물로 연출한 거대한 화장품 판매점 '네이처 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이 보인다. 올해 공시지가가 1㎡ 당 8310만원(3.3㎡ 2억7471만원)으로 13년째 전국에서 공시지가가 가장 비싼 땅이다.

 

네이처리 퍼블릭은 2009년 출범이후 이 매장을 플래그십 스토어로 이 매정을 운영하고 있다. 근래 특이한 것은 전국 최고가 땅을 보유한 이 네이처리퍼블릭의 최대주주가 최근 '해외 원정도박, 법조·금융권 로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정운호 대표란 사실이다.

 

고개를 돌려 이 건물 대각선 쪽을 보면 1㎡당 8215만원으로 2위인 악세서리 판매점 '로이드' 매장 부지가 있다. 로이드와 명동8길을 두고 마주보고 있는 악세서리 '클루(Clue)' 매장 부지는 8203만원(1㎡당)으로 3위다.

 

북쪽으로 걸음을 좀더 옮겨 다음 골목 교차로에 다다르면 오른쪽 모퉁이에는 1㎡당 8039만원으로 4위인 운동화 판매점 '뉴발란스' 매장이, 왼쪽 모퉁이에는 1㎡당 7843만원으로 8위에 해당하는 '아디다스' 매장이 있다.

 

또 아디다스 대각선에 있는 에뛰드하우스 매장은  1㎡당 7896만원으로 5위에 오르는 땅이다. 이어 더 길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다음 골목에 1㎡당 7817만원으로 9위에 올라있는 화장품 판매점 '더바디샵' 매장이, 그 다음 골목에는 1㎡당 7757만원으로 10위인 화장품 '라네즈' 매장이 차례로 있다.

 

10위 내 땅 중 이 길에 없는 단 1곳도 멀지 않다. 명동 8길과 만나는 유네스코길을 따라 서쪽으로 발걸음을 100여m만 옮기면 나오는 복합쇼핑몰 '눈스퀘어' 부지다. 이 땅은 1㎡당 7872만원으로 6위에 올라있다.

 

▲ 2013년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 서울 중구 명동8길 일대 전경./이명근 기자 qwe123@

 

'금싸라기' 명동 상권의 땅값은 언제까지 전국 수위를 지킬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은 전국 어느 지역에도 맨 앞자리를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희선 알투코리아 전무는 "전통적으로 한국, 서울의 중심지인 명동 상권은 기존 상가의 역할에 더해 지금은 중국 등 해외 관광객들의 관광·숙박까지 소화해내며 더 많은 수익을 내는 부동산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유지되는 만큼 당분간 수위권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땅값은 결국 그 땅에서 올릴 수 있는 부가가치의 힘으로 움직이게 마련"이라며 "명동이 글로벌 관광 메카로 공고히 자리잡은 만큼, 강남역·삼성역 등 떠오르는 신흥 강남 상권이라도 명동 땅값을 쉽게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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