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높은 분양가격을 "지켜보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의 분양가 책정을 예고한 아파트가 시장에 선보인다.
현대건설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3단지를 재건축해 짓는 '디에이치 아너힐즈(THE H HONOR HILLS)' 아파트의 견본주택을 다음 달 8일 개관한다고 21일 밝혔다.
▲ 디에이치 아너힐즈 남측 조감도(자료: 현대건설) |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지하 3층~지상 33층, 23개동 규모로 건립된다. 총 1320가구 중 일반분양분은 70가구다.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이 아파트의 공급면적 기준 3.3㎡당 평균분양가를 4500만원 안팎, 주택형별 3.3㎡당 최고 분양가는 50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할 계획이다.
역대 아파트 중 일반분양분 3.3㎡ 당 평균 분양가가 가장 높았던 것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다. 지난 1월 분양한 이 아파트의 3.3㎡당 평균 가는 4290만원이었다.
작년말 현대건설은 분양가 3.3㎡당 3500만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새 브랜드로 '디에이치'를 내놓은 바 있다. 기존 힐스테이트 브랜드는 계열사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쓰는 범용(凡用) 브랜드로 활용하고 있다.
조합과 현대건설은 '호텔 같은 아파트'를 내세워 초고가 마케팅을 펴고 있다. 분양가격은 높지만 다양한 특화 설계를 적용한 프리미엄 주거상품이라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강남에 공급된 아파트 중 처음으로 단독형 테라스하우스를 마련한 것이 특징"이라며 "골프연습장, 실내수영장 등의 커뮤니티시설을 한 곳에 모았고 대모산과 인접한 주동(住棟) 최상층에는 스카이라운지를, 개포공원과 인접한 곳에는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일반 주택형의 경우 전용면적별로 ▲76㎡ 1가구 ▲84㎡ 4가구 ▲94㎡ 1가구 ▲106㎡ 48가구 ▲131㎡ 8가구로 구성된다. 테라스 형은 ▲89㎡ 2가구 ▲91㎡·99㎡·105㎡·109㎡·124㎡·130㎡ 각 1가구다.
▲ 디에이치 아너힐즈 북측 조감도(자료: 현대건설) |
하지만 이 아파트의 고분양가 책정에 대해 불편한 시각도 적지 않다. 6개월여만에 최고가를 경신할 정도로 빠르게 나타나는 강남 재건축 분양가 상승세가 주변 재건축 추진아파트 가격이나 일반 아파트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쳐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7일 '건설의 날'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강남권 재건축 분양가 상승에 대해 "이상 과열 현상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시장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단계적인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도 당국의 경고 신호 속에 이 고가 재건축 단지가 분양가를 어떻게 확정할지, 또 분양에 성공할지 관심이 적지 않다. 고분양가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분양 시기를 발표한 것을 두고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건설은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이 아파트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견본주택은 서울 강남구 도곡1동 914-1번지에 있는 힐스테이트 갤러리에 마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