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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랫길 선 주택시장]③다섯 개의 '경고' 표지판

  • 2016.12.06(화) 15:09

①11.3 대책 ②가계부채 ③입주물량
④금리인상 임박 ⑤불안한 통상·정치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달아올랐던 주택시장이 연말들어 다양한 변수에 맞닥뜨렸다. 정부가 분양시장 투자수요를 덜어내기 위해 내놓은 '11.3대책'과 과도한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위한 금융 규제 강화, 여기에 금리 상승 기류, 대내외적 정치 불안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종전과는 변화된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한 주택시장을 들여다 본다.[편집자]

 

뻥 뚫린 고속도로가 끝났다. 이제 날이 저무는데 진눈깨비가 날리기 시작한 해안가 비탈길이다. 노면도 고르지 못하고 낙석이 떨어지는 사고도 종종 있던 길이다. 안전벨트 착용을 확인하고 핸들을 두 손으로 바짝 잡아야 한다.

 

 

요즘 주택시장이 꼭 이렇다. 경기에 타격을 줄 주택시장 수급 상황 변수들이 여럿 겹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부정적 이슈들이 부각되면서 주택시장은 점점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단기차익에 목적을 둔 공격적 투자는 자제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① 시장과열 안정대책

 

정부가 지난 달 내놓은 '11.3 부동산대책(실수요 중심의 시장형성을 통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방안)'은 서울 강남권 등 과열 양상을 보이는 일부 분양시장을 조준하고 있다. 서울 전역과 경기·부산 일부 지역, 세종시 등 전국 37개 시·군·구 지역을 대상으로 ▲전매제한 기간 ▲1순위 자격 ▲ 재당첨 요건 등을 강화한 조치다.

 

이는 단기 차익을 노린 가(假)수요 투자자들을 걷어내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때 부터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를 통해 투자수요 유입을 꾸준히 조장해왔다. 활성화의 부작용으로 과열된 시장 온도를 다시 낮추겠다는 게 이번 대책이다. 다만 시장 활기를 이끌어온 투자 수요의 축소가 다른 상황 변수들과 맞물려 정부가 기대한 조정 수준 이상의 여파를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② 가계부채 감축 방안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계부채 규모는 129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금융감독원 속보치)가 7조6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미 10월에 1300조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부채는 국내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여겨진다. 경기 악화로 자산가격이 하락하면 과도한 부채에 따른 상환 압력이 개인과 금융권, 건설업계의 유동성 악화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총체적 상환능력 평가시스템(DSR) 도입 ▲잔금 대출의 원리금 상환 유도 ▲중도금 등 집단대출 시 소득 증빙 요구 등을 통해 은행으로 하여금 대출 심사를 깐깐히 하도록 했다. 표면적으로 대출액에 제한이 생기거나 대출 조건이 까다로운 것은 아니라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빚을 내 집을 사는 데 대한 심리적 부담의 증가는 수요 위축으로 이어진다.

 

③ 입주 물량 집중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공급 측면에서 주택시장에 가장 큰 부담이다. 이는 주택시장의 수급 균형을 깰 수 있는 공급과잉이 현실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이전 5년간은 주택과 세대수의 증가는 연간 각 32만가구(세대)로 어느정도 균형을 이뤄왔다. 하지만 2014년 이후 크게 늘어난 신규 분양 아파트가 내년부터 입주를 맞게 되는게 문제다.

 

전국적으로 새로 준공되는 아파트는 내년부터 2~3년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 아파트 입주는 올해보다 수도권 41.3%, 5개광역시 12.9%, 기타지방 30.0%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도권 남부 지역의 화성(동탄2), 수원(광교·호매실), 김포(한강), 시흥(목감·배곧) 등이 연간 1만가구 이상 입주를 시작해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 연도별 입주물량 추이(자료: 건설산업연구원, 부동산114)

 

④ 금리 상승기 진입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현재 1.25%로 아직 저금리를 벗어낫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슬금슬금 오르고 있는 은행 대출 금리도 주택수요를 위축시킬 변수다. 지난 10월 이후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일반적으로 연 3%대, 고정금리 대출 중 높게는 연 5%대 상품까지 나오고 있다. 또 주택대출의 60%를 차지하는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 상승도 대출자의 은행 연체율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특히 미국에서 12월 금리인상이 유력하고 내년에는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미국 금리인상이 본격화되고 시장금리가 올라 주택담보 대출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이자 부담이 현실화 돼 주택시장의 위축과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⑤ 통상·정치 불안 가중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커진 불확실성, 고고도 미사일방어체체(사드, THAAD) 설치에 대한 중국의 통상보복 우려 등 대외적 잠재 변수도 있다. 수출 중심의 철강·조선·해운 등 국내 기간 산업에 구조조정 압력을 키울 수 있는 부분이다. 내수 시장이나 가계 소비 여력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외 요인까지 겹쳐 실물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순실 게이트' 등 불안한 국내 정세 탓에 주택시장 변화에 대응이 제때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정치적 이슈가 국정 동력 약화를 야기하는 탓에 여론에 민감한 부동산 분야의 대책이 적기에 적절하게 추진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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