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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상가 세입자여 10년간 지켜줄게!

  • 2017.07.19(수) 14:40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고 하죠. 건물주가 계약 갱신을 거부하면 세입자는 길거리에 나앉아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모습은 뜨는 상권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가로수길, 홍대 앞, 경리단길, 북촌, 서촌 등지가 대표적이죠. 세입자들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상권이 뜨면서 월세가 오르고 세입자가 쫓겨나는 현상)'의 희생양이 되는 겁니다. <관련기사☞ [포토스토리]쫒겨나는 상가 세입자의 '눈물'>

 

작가 유시민은 경주의 핫 플레이스 '황리단길'을 찾은 자리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는 인류 역사상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tvN 알쓸신잡 경주편)

 

▲ '서촌'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면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서울 종로구 내자동 일대.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정부가 영세 소상공인의 장사를 보호해줘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최저임금이 올라 인건비 부담이 느는 자영업자들에게 상가 임대료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죠.

 

지난 16일 내놓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 완화를 위한 소상공인·영세 중소기업 지원 대책'인데요. 먼저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기로 했고, 현행 9%인 보증금·임대료 인상률 상한선도 낮추기로 했습니다. 이런 상가임대차법 보호를 받는 수 있는 세입자도 90%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고요.

 

지금은 세입자가 번 돈을 건물주가 월세를 올려서 빼먹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건물주가 빼먹는 걸 알바생들도 나눠가질 수 있게끔 하겠다는 포석입니다.


▲ '일할 사람 줄였어요'.. 서울 명동의 한 식당 사업주(왼쪽)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접 서빙과 요리를 하고 있다.


#계약갱신 요구권은


현재 세입자는 계약한지 5년 동안은 가게 주인에게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가게 주인에게 쫓겨나지 않을 권리가 있는 거죠. 2년을 계약했더라도 계약 종료 후 다시 계약(3년 범위 내)을 하자고 하면 되는데요.

 

다만, 이때 가게 주인은 9% 범위 안에서 보증금과 임대료를 올릴 수 있습니다. 월세 100만원 짜리 상가를 재계약 한다면 가게 주인은 109만원까지 올려 받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 상가가 밀집한 서울 명동 일대.

 

※정부는 상가 계약갱신청구권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할 계획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을 법무부 중심으로 논의하고 올해 9월까지 조정안을 만들기로 했다. 조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시행된다. 서울시가 2015년 한국감정원에 의뢰, 33개 상권 내 5035곳을 설문한 결과 평균 계약기간은 서울 도심이 6.6년으로 가장 길었고 강남 5.5년, 신촌·마포 5.2년이었다. 전체 평균은 6.1편으로 조사됐다. (2015년 상가임대정보 및 권리금 실태조사)

 

※정부는 계약갱신 때 올릴 수 있는 보증금·임대료 인상률 상한(현재 9%)을 올해 12월까지 시행령을 고쳐 낮추기로 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상가 월세 평균은 ㎡당 2만1400원이다. 서울은 2배가 넘는 ㎡당 5만2300원이다. 서울의 10평(33㎡)짜리 점포의 평균 월세금이 172만5900원인 셈이다.

 

▲ 한 행인이 서울 명동 상가 건물을 올려다 보고 있다.

 

#법의 보호를 받는 상가는

 

서울의 경우 월세금이 환산보증금(월세→전세+보증금)으로 따져 4억원 이하라야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은 3억원 이하, 광역시와 수도권 비과밀억제권역은 2억4000만원, 그밖의 지역은 1억8000만원입니다.)

 

환산보증금 계산법은 월세X100+보증금인데요. 월세 100만원에 보증금 1000만원짜리 점포라면 환산보증금은 1억1000만원이죠. 월세 300만원에 보증금 5000만원짜리 점포는 3억5000만원입니다.


※정부는 상가임대차법 보호를 받는 임대차 계약 비율을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서울시 실태조사 자료(2015년)에 따르면 환산보증금 4억원 미만 점포는 전체의 77.7% 수준이다. 환산보증금 평균은 3억3560만원이며 강남이 5억5579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도심은 3억7415억원 선이다.

 

임대차보호법의 보호 대상을 확대하려면 환산보증금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 서울의 경우 현재 4억원 이하에서 4억5000만원 이하(추정)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법률 개정없이 정부의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하다.

 

▲ 작년 5월 서울 종로구 내자동 동신미곡상회에서 최한진(59) 씨가 비가 그치자 점포정리를 하고 있다. 최한진 씨는 지난 2015년 8월부터 건물주와 명도소송 중에 있었다.


#부작용은

가게 주인들이 임대료를 원하는 만큼 올릴 수 없게 되면 재임대 시점 때 한꺼번에 올리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주택 시장에선 1989년 주택임대차 보호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자 같은 해 전국 전셋값이 17.5%, 이듬해 16.7% 폭등했던 적이 있습니다. 

  

  

임대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논란도 부를 수 있습니다. 10년 동안 임대료 상승 폭이 제한되면 건물가치도 그만큼 낮아지게 됩니다. 특히 상가 건물은 임대료 수준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건물을 팔 때 제값을 못 받을 수 있습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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