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서울리조트, 아파트촌 변신 배경은?

  • 2017.08.08(화) 18:12

두산중공업, '두산 알프하임' 2894가구
옛 회원권·기부채납 여부 등 논란 남아

서울 성동구 성수동 고가 주상복합 '서울숲 트리마제' 건설사업을 마친 두산중공업이 경기도 남양주 호평동에서 주택사업을 이어간다. 두산중공업은 건설이 주력은 아니지만 '중동신도시 두산위브더스테이트', '용인 행정타운 두산위브', '청계천두산위브더제니스' 등을 짓는 등 계열사 두산건설과 별도로 주택 시공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이번 사업부지가 꽤 독특하다. 2008년까지 서울과 가장 가까운 스키장으로 인기를 끌었던 옛 '서울스키리조트' 땅이다. 도시계획상 휴양시설로 지정돼 있던 땅이었는데, 과거 리조트가 부도나 수천명의 회원권이 휴지조각이 된 뒤숭숭한 이력도 있다. 이 부지엔 약 3000가구의 대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지만 이런 배경 탓에 분양에 임박해서도 잡음이 나오고 있다.

 

◇ 스키장 터가 3000가구 대단지로

 

▲ 두산 알프하임 위치도(자료: 분양 홈페이지)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이 경기도 남양주 호평동 산39-19 일대에 짓는 '두산 알프하임'은 오는 11일 남양주 도농동에 견본주택 문을 열고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사업 시행사는 개발업체 알비디케이(RBDK)로, 하나자산신탁이 차입형 개발신탁방식으로 사업을 맡아 진행한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28층 아파트 36개동과 테라스하우스 13개동으로 건립된다. 전용면적 59~128㎡ 2894가구로 남양주내 단일 단지로는 최대 규모로 조성된다. 설계는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맡았다. 시행사 측은 리조트 부지였던 만큼 주변녹지를 활용해 북유럽풍 주거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옛 서울리조트 부지는 2008년 리조트 영업이 중단된 후 10년 가까이 흉물이었다. 이 리조트는 옛 효산그룹이 1993년 조성했는데 개장 후 1년만에 부도가 났다. 이후에도 2007년까지는 꾸준히 영업을 해왔지만 결국 폐쇄됐다. 리조트 터 토지소유권도 채권자인 제일은행부터 시작해 자산관리공사, 토네이도잉크 등으로 잦은 손바꿈이 있었다.

 

이후 땅을 넘겨 받은 시행사 RBDK는 용도가 리조트(유원지)로 제한된 이 부지를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남양주시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한 지구단위계획을 포함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제안한 것이다.

 

남양주시도 '남양주 비전플랜 2020'이라는 계획에서 도시분야 5대 역점사업중 하나로 이곳 개발을 꼽으며 호응했다. 2013년께부터 추진된 용도변경은 남양주시가 작년 3월말 약 20만㎡의 제2종일반주거지역을 포함한 백봉지구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하며 3년만에 마무리됐다.

 

이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총 29만여㎡에 달하는 서울리조트 부지 중 녹지 등을 제외한 15만3302㎡의 대지에 주거시설이 들어서게 됐다. 건폐율 20.17%, 용적률 201.8%가 적용돼, 3만921㎡ 건축면적에 연면적 44만2984㎡ 규모의 아파트 및 부속시설이 지어지게 된 것이다.

 

◇ PF 대신 신디케이션론으로 4800억 사업비 조달

 

▲ 두산 알프하임 조감도 등(자료: 분양 홈페이지)

 

시행사 RBDK는 경기도 성남에 소재지를 둔 개발업체다. 김포한강신도시 오피스텔과 블록형 단독주택, 남양주 월산지구 및 광주 탄벌지구 아파트 사업으로 성장했다. 작년말 기준 사업용지 39만8900㎡를 보유하고 있는데 보유토지의 가격은 작년 기준 장부가액으로 약 1117억원이지만 공시지가로는 127억6894만원이다. 서울리조트 부지 등이 용도변경 전 공시지가가 반영됐기 때문에 발생한 격차로 분석된다.

 

RBDK는 애초 서울리조트 터 주택사업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자금을 대 대림산업에 시공을 맡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사업 물량 등에 부담을 느낀 대림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하고 두산중공업에 단순시공을 맡겼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6월말 RBDK와 이 곳에 아파트 단지 및 부대시설을 짓는 공사계약을 5107억원에 체결했다.

 

두산중공업 입장에서는 지난 6월 '서울숲 트리마제'를 준공한 뒤 건축 사업물량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건설기계 제작과 및 발전사업이 주력인 두산중공업에서 건설사업부문 작년 매출은 전체의 3.2% 가량인 4393억원이다.

 

이 사업은 지난달 4800억원 규모의 집단대출(신디케이션론) 약정을 맺으며 자금도 확보했다. 이 가운데 총 3600억원을 메리츠화재, 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캐피탈 등이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대우, SK증권, 유진투자증권, OK캐피탈 등도 대출에 참여했다.

 

사업 채비는 마무리됐지만 오는 11일 분양을 앞두고도 시빗거리가 다소 남았다. 과거 서울리조트 회원권을 보유했다가 효산그룹  부도로 날린 피해자들은 채권단을 구성해 사업에 반발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최근까지도 지구단위결정고시 철회,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연기 등과 함께 보상을 요구하는 등 남양주시와 사업자를 압박하고 있다.

 

백봉지구 지구단위계획의 핵심인 종합병원 부지와 관련한 논란도 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용도변경의 전제 조건이 종합의료시설용지를 두는 것이었는데 사업자와 기부채납 여부 등에 대한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아파트 분양사업 이후 입장이 바뀔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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