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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주택 '중위가격' 하락, 빛과 그림자

  • 2017.10.11(수) 13:17

3년반만에 중위주택 가격 하락
고가주택 상승에 평균은 높아져..저가 위주 하락

여기 주택이 단 5가구만 있는 나라가 있습니다. 이 나라 집 시세는 각각 20억원, 10억원, 5억원, 2억5000만원, 1억2500만원이라고 합니다. 이 나라 주택의 '중위가격'은 집값을 순서대로 줄 세웠을 때 한 가운데에 위치하는 5억원입니다.

 

그러면 이 나라 주택의 '평균가격'은? 5가구를 모두 더한 37억7500만원을 가구수로 나눈 7억7500만원이죠. 시장 흐름을 파악할 때 비슷하게 쓰이는 중위가격과 평균가격은 이렇게 차이가 나기도 한답니다. 여기까지만 개념 정리를 하고 현실로 돌아와 볼까요?

 

 
'2억9458만원'

 

3억원에 조금 미치지 못한 이 금액은 KB국민은행이 매월 조사해 내놓는 지난 9월 기준 우리나라 전국 주택의 중위가격입니다. 이 값은 지난달보다 196만원 하락했는데요. 이 가격이 내린 것은 월별로 2014년 5월(전월대비 13만원 하락)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당시 2억4207만원을 기록한 후 3년3개월 동안 줄곧 오르기만 하던 중위주택가격이 내린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8.2 부동산 대책이 효력을 발휘해 이제 집값 하락이 시작했다는 분석도 들립니다.

 

중위주택가격이 떨어진 것은 단독주택(다가구 포함)과 연립주택(다세대 포함)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있다고 합니다. 연립주택 중위가격은 1억6106만원으로 전월보다 164만원 하락했고, 단독주택 중위가격은 3억332만원으로 8월보다 161만원 내렸습니다. 반면 아파트 중위가격은 3억1645만원으로 전월보다 오히려 111만원 올랐죠.

 

이를 근거로 대책 후 전반적으로 주택시장 매수심리가 위축됐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연립과 단독주택 매물은 늘고 수요는 감소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단순히 중위가격만을 가지고 시장 흐름 전반을 해석하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있습니다. 중위가격은 고가와 저가를 제외하고 중간 가격대에 분포한 주택 가격을 보여주는 것이어서죠.

 

중위가격이 집값 흐름을 파악하는 데 평균가격보다 더 적합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한계도 분명 있습니다. 주변에서도 집값이 떨어지기는 커녕 더 오르고 있다는 얘기도 여전히 많이 들리거든요.

 

 

'3억1813만원'

 

이 가격은 같은 KB국민은행 조사에서 나온 전국 주택 평균가격입니다. 이 값은 2013년 8월 2억5307만원으로 전월대비 13만원 하락한 이후 지난달까지 4년1개월째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평균가격 흐름으로 보면 집값 상승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니까 중위가격만 내렸다고 해서 단순히 집값이 전반적으로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깁니다. 적어도 중위가격과 평균가격이 함께 하락해야 비로소 전반적인 주택가격이 하향해 움직인다고 볼 수 있죠.

 

중위가격 하락은 정확히는 대상 중간에 놓인 주택가격이 내렸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주택 가격은 가만히 있든, 아니면 오르거나 내리든 중간에 위치한 주택가격만 움직이면 중위가격은 변합니다. 중간 가격대 주택이 몰려 있으니 가운데 위치한 '중위주택'도 바뀔 수는 있습니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서 표본은 전국 총 3만4495가구입니다.

 

'2355만원'

 

이 금액은 지난달 주택 평균가격과 중위가격의 차이입니다. 우선 평균이 중위보다 높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중위가격 주택 양쪽에는 똑같은 수의 집이 있을 텐데요. 상대적으로 중위 아래쪽 주택은 가격 차가 크지 않고, 위쪽에는 중간층과 가격 격차가 큰 초고가 주택 등이 많다면 평균이 중위보다 더 높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 가격차이의 폭은 2009년 3월 이후 무려 8년6개월만에 최대폭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평균가격이 중위가격과 차이가 벌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주택시장의 가격 격차도 커진다는 의미죠.

 

더구나 통계적으로 중위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서 이보다 높은 평균가격이 더 상승해 차이를 벌렸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가주택은 오히려 가격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가주택만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게 얘기가 됩니다.

 

다시 말해 중위가격과 평균가격으로 분석을 했을 때, 8.2대책 이후 가격조정이 나타난 주택은 정부가 과열을 잡겠다고 타게팅한 서울 강남권 고가주택이 아니라 애먼 저가주택들이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연립이나 다세대, 단독주택 등의 중위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아파트보다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주택들이 몰려있기 때문이죠.

 

정부는 추석 연휴 이후로 금융규제 강화, 다주택자 임대사업자 등록 유도,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선정, 재건축 규제 강화, 양도소득세 중과 등 소득세제 개편 등 다양한 후속조치들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집값의 중간과 평균은 어떻게 변할까요? 또 그 차이는 더 벌어질까요? 좁아질까요? 어떻게 되는 게 더 나은 방향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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