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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해법]중도금 더 조이고, 상가까지 대출 규제

  • 2017.10.24(화) 13:52

중도금 대출 5억까지만..보증한도 줄여 분양열기 차단
'RTI' 점진 도입..수익형 부동산도 대출제한 시사
대책효과 반감할라..실수요 부축책은 '온데간데'

내년부터 분양하는 수도권 등지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 금액이 최대 6억원에서 5억원으로 줄어든다. 보증 한도도 종전 90%에서 80%로 낮아진다. 또 주택시장 규제의 틈새로 여겨지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수요 팽창을 막기위해 상가 등 비주택 부동산에도 처음으로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Rent to Interest)'이라는 대출금 제한 지표를 도입한다.

 

정부가 24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가계부채 종합대책'에는 이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2015년 이후 빨라진 가계빚 증가 속도를 낮추는 한편 8.2 부동산 대책 등 잇단 주택시장 규제 속에서도 청약 수요가 끊이지 않는 분양시장 과열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다.

 

◇ 중도금 제한 효과..건설-은행-수요자 '1타3피'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정부는 우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중도금 대출 보증을 취급할 때 수도권·광역시·세종시 등지에서 적용하는 한도금액을 내년 1월부터 최대 6억원에서 5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또 현재 90%로 잡혀있는 HUG과 주택금융공사의 보증비율을 내년부터 80%로 추가로 낮추기로 했다.

 

국토부 산하기관인 HUG는 정부 방침에 따라 작년 7월부터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가는 아파트를 중도금 보증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보증한도도 수도권과 광역시 6억원, 그외 지역 3억원으로 제한했다. 건수도 1인당 2건 등으로 제한을 뒀다. 중도금 대출 보증비율도 작년에 100%에서 90%로 낮아진 것이다.

 

중도금은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계약자가 입주전까지 나눠 내는 돈이다. 일반적으로 집값의 50~60% 정도인데 건설사들은 금융기관과 협약을 맺고 중도금을 '집단대출'이라는 형태로 분양계약자들에게 대출 알선한다.

 

이 금액에 제한이 생기고 보증비율이 낮아지면 건설사는 사업 위험부담이, 금융기관은 대출위험이, 수요자는 자기자금 부담이 각각 커진다. 분양사업을 둘러싼 모든 주체들이 더 신중해지도록 하자는 게 정부 의지인 셈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2011~2014년 연평균 9000억원 정도였던 집단대출 순증액은 2015년 8조7000억원, 2016년 19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2014년까지 4년간 평균 32만가구 정도였던 아파트 분양물량이 2015년 53만가구, 2016년 47만가구로 급증한 영향이 크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한층 더 축소한 한도를 적용한 뒤 시장상황 등을 봐서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사업성이 있는 사업장에는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금융기관별 여신심사 합리화와 관행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 "임대료로 이자 얼마나 내는지도 본다"

 

▲ 광교신도시 내 입점상인을 찾지 못한 한 상가. /이명근 기자 qwe123@

 

정부는 은퇴계층이 고정수입 확보를 위해 오피스텔, 사무실 등 '수익형 부동산'에 주목하며 급증하기 시작한 부동산임대업자 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도 내년 3월 은행권을 시작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상가 등에 대한 담보대출 금액 가운데 '유효담보가액'을 넘어서는 부분은 분할상환을 유도하고,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심사할 때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Rent to Interest)이라는 지표를 참고토록 한다는 것이다.

 

유효담보가액이란 담보물의 기준가액에 유형별로 적용되는 40~80%의 담보인정비율을 적용한 뒤 입점 상인의 임차보증금 등을 뺀 금액을 말한다. 이를 초과한 대출금은 상환토록 해 대출 의존도를 낮추도록 한다는 것이다.

 

RTI의 경우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다. 당장 임대소득이 이자에 비해 얼마나 많아야 하는지는 정하지 않더라도 신규 대출 심사 때 판단토록 하고, 향후에는 비율을 특정해 의무화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주택시장 규제가 강해진 뒤 상대적으로 제한을 덜 받는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최근까지도 유동성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 '수요 자극할라?'..실수요 지원책 실종

 

▲ 한 수도권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이번 대책은 전반적으로 금융권 대출이 부동산 투자로 이어지는 흐름을 죄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실수요자들라면 내집 마련을 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누차 밝혀왔지만, 이번 대책에서 실수요자를 부축하는 내용은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한 민간 연구기관 관계자는 "8.2대책 후에도 서울 등 일부지역에서 주택시장 잔열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를 덜 받아 주택매수에 뛰어들게 되면 시장 안정이나 가계부채 증가 속도 둔화라는 정책목표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본 듯하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서민·실수요자 중심으로 정책모기지 제도를 개편하는 내용은 이번 대책에서 빼고 올 연말 따로 발표키로 했다. 정책 모기지를 재평가해 서민층 실수요자에 집중해 혜택을 확대하는 한편, 정책모기지 공급규모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신혼부부·청년층·저소득층에 대한 맞춤형 주거비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신혼부부 전용 상품 등 구입자금에 대해서는 이번 대책에 언급도 하지 않았다. 주택 구입자금 지원이 실수요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신혼부부 상품에 대해서는 전세자금을 대출 받을 때 한도를 3000만원 늘리고, 금리를 0.3%포인트 낮춘다는 내용만 예로 들었다.

 

한편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상환부담으로 생활비가 쪼들리는 대출자를 위해서는 '세일 앤드 리스백(Sale & Leaseback)' 방식의 주택파이낸싱 프로그램을 재시행하기로 했다. 내년 1000가구 규모로 추진할 예정인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14~2015년에도 '희망임대주택리츠'라는 제도로 연 1000가구 가량 시행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이후 시장 상황을 봐 가면서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라며 그 시기는 연말까지로 열어뒀다. 로드맵 발표는 애초 이달 말, 내달 초 정도로 예상됐었다. 이 역시 주거복지 로드맵에 실수요자 내 집 마련 지원 등 주택수요 진작 내용이 담기는 것과 관계가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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