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놔라' 그린벨트 해제지역, 벌써부터 '진통'

  • 2017.12.04(월) 17:43

해당지역 부동산 투자 문의 몰려
보상금 놓고 토지 소유주 반발 심화

정부가 수도권 인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해 16만여가구의 공공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히자 해당지역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린벨트 해제지역에서 기존 토지 소유주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일부지역 토지 주인들은 "토지를 헐값에 수용해 부동산 이익을 얻으려 한다"면서 강제 수용 반대와 사업 전면 백지화 등을 주장하고 있다.

 

◇ 그린벨트 해제지역 투자자 문의 쇄도

국토교통부는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공임대주택을 짓고, 이를 무주택 서민들에게 제공해 주거안정을 꾀하겠다는 주거복지 로드맵을 지난 29일 발표했다. 국토부는 내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5년간 수도권 주변 그린벨트 40곳을 풀어 공공 임대주택과 민간 분양주택 등 16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성남 금토 ▲성남 복정 ▲의왕 월암 ▲구리 갈매역세권 ▲남양주 진접2 ▲부천 괴안 ▲부천 원종 ▲군포 대야미 ▲경산 대임지구 등 신규 공공택지 9곳도 함께 발표했다. 신규택지가 정해지자 특히 수도권내 신규 공공주택지구 인근 부동산에는 주거복지로드맵 발표날부터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서울에 인접한 '부천 괴안' 분위기는 뜨거웠다. 인근 B부동산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 소식에 서울에 사는 예비 투자자가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면서 "해제만 되면 땅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의왕도 상황이 비슷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주변 부지가 3.3㎡당 100만원 수준인데 적어도 3배 이상 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미래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 인근 땅 주인들이 내놨던 땅을 걷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구리 갈매역세권 인근 A 부동산 관계자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지역개발을 통해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군포 대야미 인근 부동산 관계자도 "그간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됐던 대야미가 해제된다는 소식에 주거복지로드맵 발표 전부터 사람들의 문의전화가 많았다"면서 "주민공람 들어갈 때부터 도로변 주변 토지는 값이 서서히 올라 3.3㎡당 400만~500만 정도"라고 밝혔다.

 

주거단지와 함께 제3판교테크노밸리 조성 계획까지 호재가 겹친 성남 금토지구는 투자자들에게 인기있는 지구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신규 택지지정 소식을 먼저 알고 몇 달 전부터 그린벨트에 묻는 문의 전화가 있었다"면서 "농업지역외 주변지역은 3.3㎡당 200만~300만원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내년에 발표할 추가 공공택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정부는 내년까지 40여곳의 공공택지지구를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다. 서울에서 지난 2011년 이후 중단된 택지지구 지정이 가시화될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 안밖에서 도심 접근성이 우수한 서초구 내곡동과 송파구 방이동 일대가 유력 후보지로 거론될 정도다.

 

방이동 인근 K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도 "지정되지도 않았는데 지방에서까지 문의가 온다"면서 "지정만 되면 가격은 오를 일만 남았기 때문에 특히 투자자들에게 연락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 지역의 투자 수요자들의 문의가 쏟아지면서 개발 예정 부지 인근에 보상을 노린 투기 수요가 있을 수 있다"면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헐값 보상금' 토지 소유주는 반발

국토부에 따르면 남양주 진접2와 군포 대야미, 구리 갈매역세권은 지난달 19일부터 주민공람에 들어가 주거복지로드맵 발표 전에 이미 끝난 상태다. 성남 금토, 성남 복정, 의왕 월암, 부천 괴안, 부천 원종 등 나머지 지역은 주거복지로드맵 발표 당일인 지난달 29일부터 주민공람 절차에 들어갔다. 주민공람은 현행법에 최소 14일 이상은 진행하게 돼 있다.

신규택지는 주민공람을 진행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쳐 국토부내 중앙도시계획 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최종 지구지정이 확정된다. 환경영향평가 평균적으로 3~4개월 시간이 소요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은 확정된 것 아니고 사업을 이렇게 진행하겠다고 알리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해당 토지 소유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각 지자체는 남은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주민들과 갈등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남양주 진접2 공공주택지구 농림지주민대책위원회는 "해당 지역 토지 소유자들은 수십년간 개발제한 구역과 농림지역의 규제에 묶여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다"면서 "이제 와서 공공의 목적이라는 미명하에 공공주택 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해당 토지 소유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토지주들은 강제수용에 따른 헐값보상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오남 진접 발전위원회 관계자는 "공시지가 차이가 너무 심하다. 주변 시세는 150만~200만원 이상인데 연평리뜰은 시가 50만~80만원 수준"이라며 "공시지가를 현실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지역이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남 진접 발전위원회 측은 "남양주는 이미 미분양지역으로 지정돼 있는데 공공주택을 추가로 건설하는 것은 자원 낭비"라면서 "지금도 열악한 대중교통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교통인프라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 구리 갈매역세권 지구에 토지 강제 수용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사진:커뮤니티 제공)

구리 갈매역세권도 첨예한 갈등이 대립하고 있다. 구리시는 3년 가량 추진하던 갈매역세권 개발사업을 지난 9월 중단하고, 이 일대 80만㎡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겠다고 밝히며 갈등이 시작됐다.
 
리시는 개발사업에 1조원 이상이 투입돼야 하는데 재정상 부담이 커지자 택지지구를 요청한 것이다. 이 지구는 지난 10월13일부터 주민 의견에 들어가 공람이 이미 끝난 상태다.
 
이 지역 토지주들은 역세권개발 사업으로 땅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지만 택지지구 지정으로 변경되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헐값 보상을 통해 결국 구리시나 LH공사가 막대한 이득을 남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갈매역세권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구리 갈매역세권 말고도 다른 지역에서도 수용개발을 반대하는 시위가 일고 있다"면서 "강제수용보다는 재산권 피해가 적은 협의나 환지와 수용을 결합한 혼용방식으로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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