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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부자의 역습Ⅱ(feat.로또아파트)

  • 2018.03.23(금) 09:12

디에이치자이 개포 로또 논란…'채권입찰제' 거론
분양가 통제에 보완장치 부재…정부는 '신중'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로또아파트'의 위세를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정부의 각종 규제와 엄포에도 1246가구를 일반분양하는데 1순위 청약통장을 가진 3만1000여명이 몰렸으니까요. 디에이치자이 개포를 시작으로 로또아파트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생각해보면 로또아파트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과거 성남의 판교신도시나 송파 위례신도시도 주변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로 당첨만 되면 로또나 다름 없어 로또아파트로 불렸으니까요.
 

▲ 이명근 사진기자


그래도 그때는 서민들이 좋은 입지에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겼고 희망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가점은 되는데 중도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면서 디에이치자이 개포를 포기했다는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얼마전 로또아파트로 불렸던 '과천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도 그랬습니다. 미계약이 속출한 이유였고요.

 

로또아파트가 '부자들만의 리그'가 된 겁니다. 디에이치자이 개포 특별공급 당첨자 명단은 더욱 황당합니다. 특별공급은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을 대상으로 합니다.

 

여기서 만 19세(기관추천) 당첨자가 나왔고, 특히 소득제한 있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엔 20대 이하가 9명이나 나왔습니다. 자연스레 금수저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겠죠. 이들이 '정책적 배려'를 받을 대상인지엔 더욱 의문이 듭니다.

로또 아파트가 결국 금수저들의 부를 더욱 늘려주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앞으로도 강남권 아파트 분양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채권입찰제 도입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채권입찰제는 분양자가 채권매입액을 많이 적어내는 순서대로 당첨자를 뽑는 방식입니다. 사실상의 분양가 통제로 더욱 커진 시세차익 일부를 채권매입을 통해 국고로 환수하자는 것이죠.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 통제가 몇몇의 당첨자들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채권입찰제를 도입하면 청약광풍을 막고 시세차익의 일부를 국고로 환수해 서민주거 안정에 쓸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심 교수는 시세차익이 큰 강남 등에 도입하자고 주장합니다.

 


채권입찰제는 실제 지난 2006년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면서 전용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아파트를 대상으로 적용된 적이 있습니다. 판교신도시와 고양 일산2지구 휴먼시아 아파트에 적용됐습니다. 다만 금융위기로 집값이 떨어지면서 2013년 5월에 폐지됐고요.

정부는 아직 채권입찰제 도입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지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사실상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는 만큼 그 효과가 반감되는 것도 고민일 겁니다. 또 시세의 80% 이하에서 채권매입액을 써내는 방식이다보니 정부가 시장가격을 공인해 준다는 점에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시장에 대한 전망이 채권입찰제 도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상황입니다.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은 부동산시장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으니까요. 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시장이 안정화되는 타이밍에 이런 제도를 도입하면 '가격이 싸다'는 시그널을 주면서 과열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는 "채권입찰제 도입이 청약과열을 식히고, 분양가 인상을 억제하는 순기능이 클지, 아니면 이런 비용이 더해져서 나중에 오히려 집값상승으로 귀결될지 판단이 어렵다"며 "추가 규제보다는 세무조사 등으로 풀어나가는 게 나을 듯 하다"고 말합니다.

 

정부의 판단대로 앞으로 시장이 안정되고 로또아파트에 대한 열풍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이번에도 정부의 예상이 빗나간다면요? 아마 그때는 채권입찰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최근 개헌안을 통해 '토지공개념'을 꺼내들었습니다. 실현여부를 떠나 정부는 시장에 분명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습니다. 채권입찰제를 포함해 부동산투자로 인한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제도가 강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입니다.

 

어떤 식이든 더는 늦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관련기사 ☞부자의 역습 (feat. 분양가 상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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