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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선택 째깍째깍]上 어르고 달랜 효과는

  • 2018.03.23(금) 14:26

임대사업 등록자‧주택거래량 증가
막판 급매물…3월 집값 약세에도 영향

싸늘하다. 집을 내놨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 이대로 가다간 4월을 넘긴다. 4월 이후에는 팔아도 너무 많은 세금에 남는 게 없다. 이렇게 집을 갖고 있을 바에야 차라리 임대사업 등록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다주택자들. 그들에게 주어졌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8‧2대책을 통해 오는 4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한편 임대사업 등록자에게는 각종 세제 혜택을 부과하면서 어르고 달랬다. 주거 안정을 높이기 위해 물밑에 있던 임대사업을 물 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정책의 목표였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규제 시행을 앞둔 지금까지는 다소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매달 꾸준한 숫자의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있고, 서둘러 집을 팔려는 사람들로 인해 들끓던 집값도 안정세로 전환시키는 효과도 봤다.


◇ 늘어난 임대등록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2월 한 달간 신규 등록한 임대주택사업자는 919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2.4배 증가한 것으로 ‘임대주택 등록활성화 방안’이 발표된 작년 12월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책 발표 후 사업자로 등록한 인원은 2만5860명이다.

이에 따라 2월 기준 전국에 등록된 개인 임대주택사업자는 27만7000여명, 이들이 등록한 임대주택은 총 102만5000가구로 집계됐다.

정부는 작년 12월16일 임대사업등록자에게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정책을 발표했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다주택자 소유 주택에 대한 취득세와 재산세를 오는 2021년까지 감면해주고, 양도소득세 역시 8년 임대 시에는 다주택 중과에서 빼준다. 임대사업 등록을 꺼리게 하는 이유였던 건강보험료 역시 40~80%를 줄여 부담을 덜어준다.

이를 통해 정부는 수면 아래에서 여러 채의 집을 임대해 수익을 얻었던 다주택자들의 임대사업 등록을 독려했다. 당시 정부는 등록되지 않은 임대주택이 516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고, 2022년까지 민간 등록임대 가구 수가 200만가구 정도면 임대차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 집값 안정

임대등록 인센티브 발표에 앞서 정부는 지난해 8‧2대책을 통해 다주택자를 압박했다. 오는 4월부터 주택을 3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양도차익의 62%를, 2주택자 역시 최고 52%의 양도세율을 부과하기로 한 것이다.

다주택자들은 4월 이전에 집을 처분해야 하는 까닭에 거래를 서둘렀다. 올 1~2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는 14만33건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14.8%, 최근 5년과 비교해도 13.9% 증가했다.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거래가 늘었고, 최근에는 급매물이 증가하면서 집값 안정세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0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 들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폭등했다가 2월 중순 이후 상승세가 꺾인 상태다. 재건축 규제 강화와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숨고르기, 이에 더해 다주택자들의 급매물 증가가 집값 상승세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 시작이 반

지난해 발표된 두 정책은 다주택자들이 여러 채의 집에 투자해 차익을 얻으려는 수요를 막고, 대신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들은 4월 이전에 여분의 주택을 팔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제 그 중 하나의 카드(주택 매매)는 곧 사라지게 된다.

한쪽으로는 규제하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숨통을 제공한 정책은 일정 부분 효과를 보였다는 평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사업 등록자가 가파르게 늘었고 1~2월 주택 거래량이 증가한 것을 보면 정책 효과가 어느 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비 제도권에 있던 임대사업자들이 등록을 통해 제도권 내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며 "또 주택을 처분하려는 다주택자들로 인해 매물이 늘어난 점은 집값 안정세에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가 시행된 이후에도 현 추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심교언 교수는 "임대주택 증가율은 확대됐지만 여전히 전체 주택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며 "수요 억제를 통한 정책 효과는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에 현 정책 효과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덕례 실장도 "다주택자들의 임대사업 등록 증가세가 지속되려면 그들에게 주기로 했던 인센티브를 좀 더 견고히 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대책은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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