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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토부의 '불편한 자성(?)'

  • 2018.03.30(금) 09:39

전 정부 주택정책 비판…현 정책 '셀프 칭찬'
관행혁신위원회, 국토부 위원 다수…객관성도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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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시절 국토교통부(당시 건설교통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을 살펴보다 유독 눈에 띄는 보도자료 제목 몇 개 만을 추렸다. 부동산 가격 급등이란 결과를 낳으며 실패한 것으로 인식되는 당시의 부동산 정책을 당시 담당부처에선 예쁘게(?) 포장했다. 요새 유행하는 얘기로 '셀프(self) 칭찬'이다.

 

지난 29일 국토부는 '국토교통분야 관행혁신위원회'를 통해 주요 정책에 대한 1차 개선권고안을 내놨다. 최근 우연찮게 본 과거 보도자료과 오버랩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권고안은 주요 정책별로 ▲문제제기 ▲개선방향 ▲추가의견으로 분류했다. 문제제기는 주로 지난 정부 정책이 잘못됐다는 내용이다. 개선방향은 이번 정부의 정책을 나열하면서 잘 하고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추임새 마냥 위원회의 추가의견이 띄엄띄엄 들어가 있는 정도다.

 

주택정책만 놓고 보면 지난 정부에서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발표한 전매제한·청약규제 및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 완화 등의 대책이 부동산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꼬집었다.

 

이번 정부의 양도세 중과와 무주택 청약 자격요건 강화 등 실수요자 위주의 정책과 달리 지난 정부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정책기조를 벗어났나는 점도 지적했다. '빚내서 집사라'는 대책을 추진한 것도 부적절했다고 의견을 모았다.

 

재건축 사업에 대해선 안전진단·연한을 완화하고 조합원 지위양도 규정 완화 등 각 제도의 본래 목적에 대한 고려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재건축사업이 무분별하게 추진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 김남근 관행혁신위원회 위원장 브리핑 모습.

 

전 정부의 이런 정책이 실제로 많은 비판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이 시점에서 굳이 이런 내용을 발표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도 국민들이 보기엔 같은 부처, 같은 공무원이다.

 

국토부가 스스로의 잘못을 자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국민들의 이런 시각과는 달리 국토부와 관행혁신위는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얘기만 되풀이했다. 정작 국토부는 자성이나 반성보다는 전 정부와의 선긋기가 더 중요한 듯 보였다.

 

14명의 위원들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무려 4개월간 14차례나 회의한 이후 나온 결과치고는 허무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문제제기는 그동안의 비판을 고스란히 담았을 뿐이다. 개선방향 역시 현 정책을 나열하거나 혹은 선언적인 수준이다.

 

위원회는 민간 위원 9명, 국토부 위원 5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간 위원의 경우 당연히 정권 코드에 맞는 인사들이 참여했다. 국토부 위원이 5명(노조 수석부위원장 포함)이나 포함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위원회가 관행혁신을 위해 만들어진 점을 생각하면 정작 '셀프 비판'이나 다름없다. 제대로 된 비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김재정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은 "스스로 혁신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민간 위주로 구성을 했고 전문성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반박했다.

 

국토부 위원들은 민간위원들이 원활히 회의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질의에 답변해 주는 역할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런 정도의 역할이라면 굳이 위원이란 자격으로 있어야 할 이유도 없고, 5명이나 포함될 이유도 없어 보인다.

 

이날 위원회는 "서민 주거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주택정책을 경기조절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인위적인 수요부양을 위해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지양할 것"이라고 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반면 부동산 경기가 다시 꺾이거나 하우스푸어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한 고민이나 대안을 모색하려는 흔적은 찾기 어려웠다. 전체적으로 지난 정부와 선을 긋고 현 정책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에 무게가 실렸다. 이날 위원회가 발표한 내용들이 그 이름대로 '관행'을 '혁신'하기 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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