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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나인원한남 '쿨한 선택', 속사정은?

  • 2018.06.22(금) 09:21

임대후 분양으로 변경, 분양전환가격 '준공 직후' 결정
분양가 분쟁소지 없애고, 임대율·분양율 높이려는 포석

한남동 외국인 아파트 부지에 들어서는 고가아파트 '나인원한남'이 결국 선분양을 포기하고 임대후 분양 방식을 택했습니다. 정부가 분양가격을 사실상 통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2007년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임대후 분양으로 전환한 '한남더힐' 처럼요.


임대후 분양으로 전환하면서 더욱 관심을 끈 것은 4년 의무임대후 분양전환가격을 '분양전환 당시'가 아닌 '준공 후'에 정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준공 직후의 감정평가액을 넘지 않는 가격으로 분양전환을 하겠다는 것인데요.

 

나인원한남은 내년말 준공예정입니다. 4년 후의 분양가격(상한선)을 사실상 미리 정하는게 상식적으론 이해가 가질 않는데요.

4년 후에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할지 모릅니다. 그 사이 집값이 오르면 사업 시행자인 대신F&I(사업주체 디에스한남)는 더 높은 분양가격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테고요. 물론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현 상황에선 바로 코 앞의 상황, 올해 하반기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긴 합니다. 다만 일반적으로는 용산은 서울의 핵심적인 위치이기도 하고요. '이제 시작도 안했다'고 할만큼 대형 개발 호재들이 풍부합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시행사 입장에선 4년 후 더 높은 수익성을 포기하는 게 아닐까란 생각도 들고요.

 

▲ 나인원한남 조감도(사진=대신 F&I)



대신F&I는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요. 

과거 한남더힐 사례를 보면요. 4년 임대후 분양 전환하는 과정에서 높은 분양가를 책정해 임차인과 사업 시행사인 한스자람 간에 법적다툼이 벌어졌습니다. 나인원한남은 한남더힐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이런 다툼의 여지를 없애고 고객들에 메리트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 분양받으려는 사람 입장에선 콜옵션인 셈이기도 하고요. 통상 임차인들에게 우선 분양받을 수 있는 권리를 주는데요. 4년 임대 후 애초 가이드라인을 줬던 감정평가액보다 낮은 가격에서 분양전환가격이 정해질텐데요. 그 가격이 시세보다 낮으면 분양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안받으면 되니까요.

대신증권과 대신F&I 관계자는 "임대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분양받기를 원하는 분이 꽤 된다"며 "가격 수준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 하고 있어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을 주자는 차원"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에 답이 있는 듯 합니다. 어차피 임대를 하더라도 분양까지 고려해 참여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면 이들 입장에선 분양전환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을 떨어뜨리면서 옵션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니까요.

시행사 입장에선 이것이 하나의 마케팅 포인트이자 임대율을 높이고 궁극적으론 분양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기도 합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원래 계획했던 분양가격의 수준을 지키면서도 임대와 분양율을 높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사업일정이 지연되면서 대신F&I의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회사 투자자금 1550억원의 회수 일정이 분양전환하는 오는 2024년초로 미뤄졌고요. 지난 5월엔 사업진행이 어려워지면서 기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면서 6개월 브릿지PF로 리파이낸싱을 했습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최신 신용평가사들이 대신F&I의 사업변경 이후 신용등급도 잇따라 하향했습니다. 대신 F&I의 부채비율은 2015년 12월말 433.5%에서 올해 3월 기준 582.1%로 높아졌고요.

한국신용평가는 "한남더힐의 경우 작년 12월말 재무제표를 통해 추정한 분양률이 약 53%"라며 "인근 유사 사례인 한남더힐의 더딘 분양전환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대신 F&I의 재무적 부담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대신F&I는 임대 모집 후 새로운 본PF도 체결해야 하는데요. 본PF 조달을 포함해 앞으로 투자자금 회수 등을 위해선 임대율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분양율을 높이는게 최우선 목표입니다. 자칫 수익성을 조금 더 높이려다 한남더힐의 사례처럼 소탐대실할 수도 있으니까요.

 

4년이나 먼저 분양전환가격의 상한을 정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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