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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네가지 질문]②언제까지 오를까

  • 2018.08.09(목) 14:51

올해 강보합 전망…규제 누적+불안정한 경제 등 변수
수급 불균형이 근본 원인…계단식 상승 가능성

"그 돈으로 아파트를 한채 샀어야지!"

최근 개봉한 영화 '신과함께 2(인과연)'에서 성주신(마동석)과 해원맥(주지훈)의 대화 중에 나온 얘기다. 성주신은 자신이 보호하고 있는 할아버지 허춘삼의 재개발 보상금 1억원을 펀드에 투자했다. 그것도 이머징마켓에 투자해 수익률이 무려 -70%. 이 얘기를 들은 해원맥이 그러게 아파트를 샀어야한다며 핀잔을 주는 장면이다.
 
정확한 워딩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강 그런 내용이다. 신(혹은 저승사자)들의 대화라고 하기엔 너무 현실적이란 점에서 웃음 포인트이기도 하지만 자산을 불리는데 역시 아파트만 한 게 없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물론 극 후반쯤엔 성주신이 '차라리 비트코인을 살걸' 하며 후회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 영화가 2017년에 제작됐지만 최근 몇달 주춤하다 다시 튀어오르는 서울 부동산을 봐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장면이다.

 


◇ 여전히 부동산에 몰리는 돈

 

실제로 마땅한 투자 대안이 없고 집값에 대한 기대심리가 여전한 점 등이 부동산에 돈이 몰리는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주식시장이 부진해 이 자금(여유자금 10억원 정도)을 빼 지금이라도 부동산에 투자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한다는 것이다.

 

최근 KB경영연구소의 '2018 한국 부자 보고서'도 비슷한 조사결과를 내놨다. 지난해와 비교해 이번 조사에서 부자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이 8.6%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을 보수적으로 전망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결과로 추측했다. 이 자금이 단기적으로는 예금과 펀드로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부자들은 국내 부동산(29%)을 지난해에 이어 가장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로 꼽았다. 이어 국내펀드(14.8%), 국내주식(10.5%) 순이었다. 아울러 향후 1년간 부동산 자산을 증가시키겠다는 의견이 35.5%에 달했다. 감소시키겠다는 의견은 5.3%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 부자들이 여전히 부동산에 대한 기대와 선호가 큰 것은 물론이고 주식시장에서 뺀 자금을 부동산 투자에 쓸 개연성 또한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 내년엔 안정…각종 규제 누적+거시 환경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올해 집값을 강보합으로 예상했다. 워낙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많아 집값이 조금씩 오른다는 의미다. 내년 이후 전망에 대해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안정될 것이라는 관측과 여전히 강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금리인상과 불안한 경제 등 거시 변수와 규제들이 누적되면서 내년 이후 안정을 찾지 않겠냐는 전망이 조금 더 우세한 분위기다. 특히 종부세의 경우 당장 체감하기 어렵지만 막상 '고지서'를 받아 세금을 내야 하는 시점에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2~3년 누적되면 세 부담은 더욱 커진다.


올 연말 9000가구가 넘는 송파 헬리오시티 입주 여파로 전세값이 떨어지면 집값도 마냥 오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과거 참여정부때도 그랬지만 궁극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정책과 함께 경제상황이 맞물리면서 조정을 받는 식"이라며 "내년 이후 비슷한 상황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본격적인 이사철 수요까지 고려하면 당분간 상승했다가 11월 비수기 이후엔 금리상승, 종부세 인상, 공시가격 상승,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 등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받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과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 과세 강화 등으로 내년에 집값이 오르긴 어려울듯 하다"며 "그렇다고 높게 형성된 가격이 쉽게 빠지지도 않는 고원현상이 지속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 여의도 한강변의 노후 아파트 모습/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서울 집값, 결국 수급문제

반면 내년에도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는 쪽에선 수급의 문제를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고 있다.

 

물론 내년 이후 누적된 정책변수로 인해 단정짓기 어렵다는 점에선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다만 과거 부동산 가격이 계단식 상승을 해왔던 점을 고려해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지속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정책보다는 수급의 문제여서 이런 점들이 해소돼야 집값도 안정을 찾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게다가 올해 상반기 국토교통부의 건축 인허가 면적은 수도권의 경우 3576만5000㎡로 작년 동기보다 1%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에서 주거용 건축물 인허가 면적은 11.7% 감소했다. 아파트로 좁혀보면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시의 경우 무려 58.4% 감소했고, 경기도는 7% 줄었다.

이는 3~4년 후 아파트 및 주택 공급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국토부는 멸실 가구를 고려해도 통계상 주택공급이 양호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진입, 혹은 강남 진입을 노리는 잠재 수요를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서울 외곽의 싼 주택엔 '인(In) 서울'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몰리고, 좋은 입지의 고가주택 혹은 강남권엔 자산가들이 움직이면서 서울시장은 늘 수요가 몰리고 집값도 오른다"고 말했다.

올초에만 해도 수요가 강남으로 쏠리는 듯 했지만 일부 살아남은 뉴타운(왕십리, 아현 등)이 좋은 주거지로 인식되면서 강남 이외의 지역까지, 결국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실장은 또 "도쿄나 런던 등 대도시를 보더라도 외부 충격이 오면 일시적 조정이 있지만 계속 오른다"며 "서울 역시 마찬가지이고, 게다가 공급이 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아 상승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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