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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부동산정책]②오를때마다 '땜질' 대응

  • 2018.09.05(수) 11:07

안전진단 강화서 임대등록 혜택 축소까지
시장 과열 및 이상 현상마다 단기 대책 반복

시장이 정부 계산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투기수요를 배제해 실수요 위주로 시장을 형성하고 과도한 집값 상승을 막겠다는 것이 현 정부 의지였지만 오히려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들쭉날쭉한 정부의 단기 처방이 문제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핵심 부동산 정책중 하나였던 임대사업 등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축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정부가 오히려 시장에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 논란 시작은 재건축

정부가 시장에 혼란을 주기 시작한 것은 재건축 규제다. 올해초 서울 강남 집값 상승 근원지는 재건축이었다. 다주택자를 조이자 자산가들은 돈 되는 '똘똘한 한 채'로 눈을 돌렸다. 특히 똘똘한 한 채로는 강남을 비롯한 서울 주요 지역 재건축단지 만한 것이 없었다.

 

그러자 정부는 재건축 사업 핵심 요건인 재건축 연한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월18일 재건축 연한을 현행 30년에서 40년으로 강화할 수 있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앞서 국토부는 재건축 연한 연장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1월9일 박선호 주택토지실장) 시장 과열이 계속되자 말을 바꾼 것이다.

 

이후 실제 재건축 연한 연장은 없었고 대신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됐다. 이 영향으로 재건축 단지 집값은 잠잠해졌지만 최근 서울 전역 집값 상승세를 틈타 다시 호가가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 중심에는 임대등록 세제혜택

임대주택 세제혜택 축소 방침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정부 불신을 키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부터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으로 규정해 강력한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 동시에 서민 주거정책 일환으로 다주택자들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독려했다. 임대등록자에 대한 세제혜택은 그들을 위한 당근책이자 현 정부 부동산 정책 키워드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김현미 장관은 국토부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임대등록 세제혜택이 과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초 여러 채의 집을 보유한 사람들이 임대등록을 하라고 만든 혜택인데 이를 노리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기 위해 주택을 추가 매입하려는 경우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임대사업 등록자에게는 등록된 임대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와 양도세 중과 배제, 장기보유 특별공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기존 보유 주택을 임대‧등록하는 경우가 아닌 새롭게 주택을 취득해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경우에 한해 과도한 세제지원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 반발과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임대사업자 증가에 대해서는 정책 효과라고 자평해 왔던 정부가 시장이 과열되자 혜택을 줄이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김현미 장관 발언이후 서울 각 구청에 임대등록자 관련 문의와 민원이 빗발치는 현실은 최근 시장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반응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어떤 정책이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정부는 이를 치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김현미 장관의 발언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나 예측 가능성 측면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 개발 계획‧전세 대출도 오락가락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개발 계획도 시장의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7월10일 싱가포르 방문 기간 중 여의도를 통으로 개발하고 용산~서울역 구간을 지하화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밝혔다.

 

이는 약 두 달 가량 잠잠하던 시장을 흔들었고 서울 집값 상승 도화선이 됐다. 정부도 이에 대한 부담을 느끼며 견제에 나섰고 집값이 부담스런 수준까지 치솟자 박원순 시장은 결국 개발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이에 더해 금융위원회도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가구에게만 전세대출을 허용할 방침을 세웠다가 국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수정하기도 했다.

 

◇ 미봉책 된 이유는

수요 억제 중심의 대책이 반복되면서 정책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되는 가운데 반복되는 규제를 통해서는 수요를 줄이기 힘든 까닭이다.

오히려 규제는 시장에서 매물만 사라지게 해 호가가 상승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오락가락 정책 혼선도 수요 억제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수요 억제 대책은 시장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시장이 급등하면 땜질식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이 대부분인데 근본 원인인 공급없이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 정부는 주택 공급은 충분하지만 시장에서 투기 수요가 많아 집값이 불안정한 것으로 보고 수요 억제에만 초점을 맞춰왔다"며 "하지만 수요를 억제하는 것만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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