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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공시가격 상승에 누가 웃을까

  • 2019.02.14(목) 10:39

재건축 단지, 분담금 줄어 좋지만 사업성은 악화
토지보상, 지역별 공시지가 상승폭 달라 희비 갈려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가 말 그대로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이 여파로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세금이 늘어날테니 그럴 수밖에 없을 테지요.

그렇다고 불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심 속으로 웃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또 이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혹은 지금이 사업을 추진할 타이밍인지 등 고민을 한 다발 떠안은 이들도 있습니다. 누가 웃고 누가 우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 고민 깊어진 재건축, 진행단계 따라 '희비'

지난해 재건축 사업 화두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와 재건축 안전진단 정상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강남 주요 단지에서는 조합원들의 재초환 부담금이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면서 시장을 들끓게 만들었는데요.

재초환 부담금은 단순하게 보면 재건축 사업 개시시점(재건축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일) 주택가액과 사업이 종료됐을 때(재건축사업 준공인가일) 주택가액과의 차이, 즉 개발에 따른 시세차익이 조합원 1인 당 평균 3000만원을 초과하면 차익에 최고 50%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입니다.

이미 사업을 개시한 단지들은 공시가격 상승이 달가울 리 없는데요. 시세가 급등한 단지를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높이겠다는 게 정부 방침인데, 지난해 재건축 단지는 시장에서도 이상 급등이라고 할 만큼 크게 오른 바 있습니다.

부담금 산정에 반영되는 주택가액은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데요.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재건축 단지 매매가격은 16.7% 상승했습니다. 결국 사업초기 주택가액은 공시가격이 낮게 책정된 반면, 사업 종료 시 주택가액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부담금 증가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죠.

반대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추진위를 설립하지 않은 초기 단계 단지들은 재초환 부담금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입니다. 공시가격이 올라가면 이를 기반으로 사업 개시시점 주택가액이 산정돼 향후 사업 종료 시 주택가액과의 차이가 줄어들 수 있어서죠.

그렇다고 이들이 마냥 좋아하기에는 이릅니다. 변수가 워낙 많아서죠. 무엇보다 시장 상황입니다. 지난해 가파르게 오른 수도권 집값은 연말부터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데요. 이런 분위기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재건축 사업 단지는 분양시점(조합원 물량 외 일반분양)과 준공 시기 부동산 시장 상황이 사업성에 큰 영향을 받는데요. 지금처럼 시장 분위기가 꺾이고, 정책 변수와 공급 과잉 등 집값을 뒤흔들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 상황이라면 단순히 재초환 부담금을 낮출 수 있다는 점만으로 사업에 속도를 내기는 힘들다는 거죠.

한 시장 전문가는 "추진위 설립 이전 재건축 단지들은 공시가격 상승으로 재초환 부담금에서 다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시장인데 줄어든 부담금과 향후 집값 상승에 따른 차익 등 사업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워낙 많아 부담금 보다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을 더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다른 전문가도 "일부 (재건축 사업)초기 단지에서는 사업 추진을 위해 추가 부지 매입이 필요한 곳도 있는데 이들은 공시지가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늘 수 있다"며 "재건축 조합 입장에서는 공시가격 상승으로 사업성을 판단하는데 있어 고려해야 할 요소가 크게 증가한 상황"이라고 하네요.

◇ 3기 신도시 왕숙지구 '토지보상 기대감' 커져 

수도권 광역교통망과 3기 신도시 등 굵직굵직한 토지 개발도 공시가격(공시지가) 상승 영향을 받습니다. 본격적인 개발에 앞서 원주민들과 토지 소유자들에게 토지보상을 해줘야 하는데, 공시지가를 바탕으로 토지보상이 이뤄지기 때문이죠.

통상 공시지가의 150% 수준에서 보상을 해준다고 합니다. 땅 주인 입장에서는 공시지가가 올라야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어 이들에게는 공시가격 인상은 반가운 소식입니다.

시장 관심이 가장 큰 3기 신도시 지역별 공시지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렸네요.

먼저 남양주 왕숙지구는 공시지가가 전년대비 19% 이상 올라 4개 입지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습니다. 강남 접근성이 좋아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과천 과천지구와 하남 교산지구 역시 각 10.3% 오름 폭을 기록하며 전국 평균(9.4%)을 웃돌았는데요.

반면 인천 계양은 5.1%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공개된 입지 가운데 가장 관심이 떨어지는 곳인데 땅값마저 제대로 오르지 못하면서 토지보상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시지가가 올라도 잡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실제 땅 주인들은 여전히 시세보다 공시지가가 턱없이 낮아 이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한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지역별 표준지 공시지가 의견청취 내역 중 경기도는 764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는데, 이 중에서도 더 올려달라는 의견이 313건으로 전체의 41%나 차지했습니다. 전국을 기준으로 상향 조정 비중이 24.7%인 점을 감안하면 경기도에서 유독 땅값을 올려달라는 의견이 많은 겁니다.

남양주 왕숙지구 주민은 "내 땅이 개발되면 지금보다 시세가 몇 십 배 이상 뛸 것이 뻔한 데 공시지가 오른 걸로는 주민들이 원하는 보상 수준을 맞출 수가 없다"며 "공시지가 보다 개발에 따른 예상 가격이나 주변 실거래가 등을 고려한 감정평가액으로 보상하고, 그에 따른 세금을 정당하게 부과하는 게 주민 입장에서는 훨씬 낫다"고 말하네요.

누구는 공시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불만, 또 누구는 성에 안찬다며 더 올려달라고 불만을 토로합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세금뿐 아니라 개인의 재산권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더욱 민감한 사안입니다. 이해관계에 따라 모든 이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는 없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더욱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산정돼야 하는 겁니다.

공시가격 현실화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데 불과합니다. 여전히 들쭉날쭉한 공시가격과 명확하지 않은 현실화율에 대해서는 논란이 남습니다. 현실화율에 대한 기준과 중장기적인 로드맵 제시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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