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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한번뿐!' 세종서 부활한 동시분양

  • 2019.05.24(금) 09:51

1990~2000년대 청약과열 방지 등 목적으로 활용
세종시 7년만에 동시분양, 4-2생활권 3개 아파트 3200여 가구
투기 및 허수 차단 기대...선택 폭 줄고 일반공급 '바늘구멍'

'동시분양'을 아시나요?

낯익은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성행하다가 어느샌가 쏙 들어간 분양 방식이거든요. 그러다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바로 오늘(24일)부터 세종시에서 3개 아파트 단지가 견본주택을 열고 동시분양에 나섭니다.

높은 인구 증가율, 인프라 구축 등으로 꾸준히 기대를 받는 세종시에서 7년여 만에 동시분양을 한다니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세종에선 왜 갑자기 동시분양을 진행하는 걸까요?

동시분양은 1989년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주택 청약 과열을 막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중복 청약을 할 수 없는데요. 기회가 한 번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청약 통장을 신중하게 쓰게 되겠죠? 이렇게 되면 투자자가 아닌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투기나 과열을 막을 수 있습니다.

세종자이 e편한세상 조감도.

건설사 입장에서도 괜찮은 제도입니다. 여러 업체가 한꺼번에 분양을 하면 집중도를 높이면서 이벤트 효과도 있고요. 그만큼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계약 의사가 확실히 있는 수요자들이 청약하기 때문에 허수나 미분양 등의 위험도 적은 편이고요. 이런 이유로 동시분양은 2000년대 초반까지 쭉 활성화됐습니다.

하지만 문제점도 있었는데요. 분양 시기를 한꺼번에 묶어버리니까 사업자는 분양 성적을 가늠하기 어렵고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좁아졌습니다. 결국 2005년 3월 ‘주택관련 규제 개선방안’에 따라 동시분양 공고방식이 업체 자율에 맡겨져 수시분양 방식으로 전환됐습니다.

그 이후에도 수도권이나 신도시에서 종종 동시분양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주목할 만한 동시분양이 세종시에서 나오게 된 겁니다.

세종시에서 동시분양이 나온 건 지난 2012년 세종시 출범 당시(2300여 가구) 이후 두 번째입니다. 특히 이번에 분양하는 단지들은 대학‧연구 분야의 핵심거점으로 특화한 세종 4-2생활권에 위치해서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형‧중견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단지를 공급한다는 점도 예비 청약자들의 눈길을 끕니다. 3개의 컨소시엄이 5개 단지, 3256가구를 공급하는데요. 컨소시엄별로 ▲금호건설‧신동아건설 컨소시엄 ‘세종 어울림 파밀리에 센트럴(M1블록, M4블록)’ 1210가구 ▲한신공영‧금성백조주택 컨소시엄 ‘세종 더휴 예미지(L1블록, L2블록)’ 846가구 ▲GS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 ‘세종자이 e편한세상(L4블록)’ 1200가구 등입니다.

청약 일정은 30일 1순위 청약, 6월 10일 당첨자 발표 등으로 모두 같습니다. 세 개의 아파트 중 청약은 딱 한 번만 할 수 있는 거죠.

이들 단지들이 동시분양을 하게 된 배경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있습니다. LH는 지난해 6월 세종시 4-2생활권을 대상으로 민간 기업과 합작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 민간사업자' 공모를 했었는데요.

도시기능 증진을 위해서 다양한 설계, 디자인을 적용한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서죠. 이를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권장했고요. 공모 때부터 건설사들에 동시분양을 예고했다고 합니다. LH 관계자는 “업체별로 분양을 맡기면 분양 시기가 제각각일 텐데,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할 수 있도록 동시분양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다”고 말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지난해는 서울, 세종시 등의 집값이 큰폭으로 뛰었고, 청약이 과열되는 시기였습니다. 이런 점들이 고려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만 동시분양을 하다보니 특별공급분을 차지할 수 있는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기회가 단 한번뿐이라는 점에서 불만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공무원의 상황은 훨씬 나은 셈이죠. 일반인들이 청약에 당첨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로 보입니다. 일반 공급분이 매우 적기 때문인데요. 세종시는 전국 청약이 가능하지만 세종시 이전기관 종사자(세종시 공무원)에게 우선 공급되고 특별공급 비중도 높습니다.

세종 어울림 파밀리에 센트럴의 경우 공급물량 612가구 중 특별공급분이 537가구나 됩니다. 일반공급분은 75가구인 12.25%에 불과하죠. 세종 더휴 예미지도 공급 물량 846가구 중 일반공급분이 137가구(16%)뿐입니다. 세종자이 e편한세상도 1200가구 중 특별공급을 제외하면 296가구(24.6%)만 남습니다. 그야말로 '바늘구멍'인 셈인데요.

예비청약자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에 청약하기 위해 눈치싸움에 들어갔습니다. 최근 관련 커뮤니티에는 "어느 단지가 경쟁률이 높을까요?", "동시분양으로 경쟁률이 낮아져서 당첨확률이 높을 것 같은데 떨어지면 끝이라 망설여지네요.", "당첨자 발표일이 같으니 커뮤니티 보면서 눈치싸움 해야죠." 등 청약을 앞두고 전략을 고민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세종에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라면 특별공급 자격이 되는지 먼저 확인해보고, 일반공급에 청약해야 한다면 미리 수요를 파악해 전략적으로 청약통장을 쓸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기회는 한 번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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