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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의정부에서 '75점짜리 청약통장' 쓴 이유

  • 2021.02.03(수) 10:51

[인사이드스토리]의정부고산수자인 청약컷 53점…서울 쫒는 경기
집값급등·전세난 등에 경기 전역 청약과열…가점 상향평준화

'대치 푸르지오 써밋=의정부 고산 수자인 디에스티지?'

각각 서울 강남과 경기도 의정부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인데요. 입지만 봐도 큰 차이가 느껴지는데 뭐가 똑같은 걸까요. 

놀랍게도 청약 당첨 최고 가점이 '75점'으로 같습니다. '로또 청약'으로 손꼽히던 대치 푸르지오 써밋은 애초에 높은 청약경쟁이 예상됐었는데요. 반면 의정부 고산 수자인 디에스티지는 비인기지역에 위치한 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로 보입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의정부도 청약 당첨컷 50점대…70점대 통장도 몰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청약을 접수한 의정부 고산 수자인 디에스티지(C1·C3·C4블록) 청약 결과 총 1196가구 공급에 무려 3만1119개의 청약통장이 몰렸습니다. 평균 청약경쟁률이 26대 1에 달하는 수준인데요.

경쟁이 치열한 만큼 청약 당첨 가점도 높았습니다. 3개 블록 모두 청약 당첨 커트라인(최저점)이 50점대고요. 최고 가점은 70점 이상입니다.

그중 가장 높은 점수는 75점으로 C4블록 전용 101㎡ 기타 지역에서 나왔고요. C3블록에선 전용 79.99㎡ 해당 지역 전형에서 최고 가점 74점이 접수됐습니다. C1블록에선 전용 79.99㎡와 79.97㎡ 기타 경기 전형에서 최고 가점 70점이 나오는 등 총 4개 타입에서 70점대의 최고 가점이 나왔습니다.

서울 인기 단지 수준입니다. 지난해 8월 청약을 접수한 강남구 대치 푸르지오 써밋의 최고점이 75점(전용 59㎡ 해당지역)이었거든요. 이 아파트는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106가구 모집에 1만7820명이 몰려 지난해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인 평균 168대 1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강남이라는 입지적 강점에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10억원가량 저렴한 '로또 단지'였다는 점이 흥행 이유였습니다. 전 타입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안 되는데도 현금 부자들이 총출동했었죠. 당시 시장에선 이 같은 청약 결과에 대해 '그럴만 하다'는 반응이 나왔었는데요. 

하지만 이번 의정부 고산 수자인 디에스티지의 청약 결과엔 업계 관계자들이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입니다. 

이 단지는 GTX 등 교통호재와 시세대비 낮은 분양가 등의 강점이 있긴 한데요. 그렇다고 70점이 넘는 청약통장을 의정부에 사용했다는 게 놀라운 결과라는 거죠. 의정부는 거리상으론 서울과 가깝지만 교통편이 불편해 접근성이 낮고 인프라나 학군 등도 아쉬워 그동안 비인기지역으로 꼽혀왔던게 사실입니다.

집값 상승률(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만 봐도 수도권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3년간(2018년 1월1일~2020년 12월28일) 서울은 7.53%, 경기도는 12.56% 상승했는데요. 의정부는 6.80% 상승에 그쳤습니다. 

경기도권에서도 변방으로 통했기 때문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공사인 한양 역시 '완판'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었던게 사실입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지난해 11월쯤부터인데요.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이 단지 분양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겁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가격에 대한 메리트가 큰 듯 하다"면서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단지들의 분양가가 높고 서울 외곽 등에서도 전세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의정부 쪽 분양에 관심이 쏠린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이 단지의 3.3㎡(1평)당 분양가는 1200만원대로 C1·C3블록의 전용 79㎡는 3억4500만~3억9000만원대고요. C4블록의 전용 69~125㎡는 3억1400만~5억3300만원대입니다. 

고산지구와 가까운 민락지구의 호반베르디움 1차 전용 84㎡가 지난달 최고 6억485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고산 수자인 디에스티지의 분양가가 2억~3억원가량 저렴한 수준입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GTX 등 광역교통망 호재가 있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올랐던 의정부에도 수요가 이입되는 모습"이라며 "기타 경기 전형이나 평형이 넓은 타입에서 경쟁률이 높게 나온 걸 보면 유주택자들이 저렴한 아파트를 한 채 사두려는 움직임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 청약가점 상향평준화시대…왜?

사실 청약 열기는 수도권 전역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분양 아파트는 '로또'라는 인식이 점점 강해지고 있고요. 지난해 8월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시행으로 전세 시장이 불안해진 것도 청약 시장 과열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전셋값은 지난달 5억8827만원으로 전년 대비 23.1%(1억1032만원) 올라 6억원을 넘보고 있는데요.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도 4억1만원으로 전년 대비 24%(7737만원) 상승,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 4억원을 넘기며 최고 가격을 경신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서울이나 수도권 인기 지역에선 청약 가점이 70점은 넘어야 '당첨 안정권'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분양한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에선 청약통장 만점인 84점이 나왔는데요. 같은 해 서울에서만 3번째로 나온 만점입니다. 청약 가점 만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을 충족해야 하죠. 

지난달 '로또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던 성남시 고등지구 '판교밸리자이'(1~3단지)는 1단지에서 무려 505대 1의 청약경쟁률(전용 84㎡, 해당지역)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2단지에선 최고점이 79점(60㎡)까지 나왔고요. 1단지 전용 84㎡의 경우 커트라인이 73점에 달해 4인 가구 만점(69점)을 받은 청약자가 탈락하기도 했습니다. 

이미 청약 시장이 과열될 대로 과열된 모습인데요. 앞으로도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청약 통장을 보유한 국민은 2722만4983명으로 전체 국민 수(5178명·지난해 말 기준)의 절반을 넘고요.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의 경우 전체 가입자의 53%인 767만1100명이 1순위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청약 경쟁이 아닌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이제 서울이나 수도권 인기지역은 옛날 한양성처럼 일반 서민들은 진입하기 어려운 거대한 벽이 돼 버렸다"며 "청약 당첨 자체도 어렵지만 당첨이 된다고 해도 분양가를 감당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정부의 공급 대책을 기다리기엔 불안 심리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요자들 입장에선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한동안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도 청약 열기가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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