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공공에 맡길까, 직접 시행할까…고민 깊어지는 재건축

  • 2021.02.05(금) 16:35

민간 주도‧공공주도‧공기업 직접 등 시행주체 다양
공공사업, 개발‧규제 인센티브에 속도까지…불확실성은 발목
강남 등 대단지, 고급화 강조…여전히 기존 방식 선호

정부가 서울 도심 주택 공급 방안으로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정비사업 카드를 꺼내면서 조합원(소유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파격적인 규제 완화 카드를 내밀며 조합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서다.

작년 8월 발표한 공공재건축의 경우 인센티브가 부족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흥행에도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2.4 대책에 포함된 공공 직접시행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조합원 의무거주 등 핵심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근 새 아파트에 대한 가치가 높아진 가운데 사업 진행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조합원 입장에선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조합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은 사업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기존의 정비사업과 비교해 사업성이 더 낫다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공공 직접시행, 규제완화엔 솔깃

정부는 2.4대책에서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을 도입,  향후 5년간 서울에서만 총 9만3000가구(전국 13만6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주민이 희망할 경우 LH나 SH 등 공기업이 재건축(재개발 포함) 사업 등을 직접 시행하는 것이다. 정부가 목표한 수준의 주택 공급을 위해선 민간 토지주들의 참여가 절대적이다.

정부는 민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당근책을 제시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조합원 2년이상 의무거주 조항 제외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8.4대책(공공재건축)에선 없었던 규제 완화를 이번에는 꺼내든 것이다.

재초환은 사업 완료 시 조합원 당 개발이익이 3000만원 이상일 경우, 이 중 최대 절반을 정부가 환수하는 제도다. 최근 공시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재초환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조합원들 입장에선 사업성을 가장 크게 저해하는 규제로 인식하고 있다. 관련기사☞공시가격 현실화, 강남 재건축엔 '가뭄에 단비'

이와 함께 조합원 의무 실거주 조항도 없다. 지난해 발표된 6.17대책에는 재건축 조합원들이 분양 물량을 배정받으려면 해당 단지에 2년 이상 실거주하도록 했다. 상당수의 조합원들이 해당 주택을 임대하고 있어 실거주 의무 역시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개발 인센티브도 부여된다. 용도지역 1단계 종상향이나 법적상한 용적률의 120%를 높일 수 있다. 기존보다 더 높게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만큼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난다.

무엇보다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만큼 사업 속도가 빠르다. 직접시행 정비사업은 조합 총회를 없애고 통합심의로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기존 민간이 시행하는 경우 통상 1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직접시행은 5년으로 단축된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민간 재건축은 조합을 유지하면서 나가는 소모비용이 상당하다"며 "사업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 아주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공공재건축과 비교해도 한 발 더 나아간 내용이다. 공공재개발‧재건축을 고려했던 사업장들도 직접시행 방식으로 변경해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 불확실성 암초, 단지 고급화는 민간이 유리

이 같은 개발 혜택과 규제 완화에도 정비사업 단지 조합원들이나 노후 단지 주민들이 사업 참여를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것은 정부가 처음 꺼내든 제도라는 점이다. 정부가 공언한대로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특히 공공 직접시행 등 2.4대책에 포함된 개발사업은 부지확보를 위해 현물선납이나 토지 수용방식으로 사업부지를 확보한다. 조합원(소유주) 입장에선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 소유권을 넘겨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대비해 정부는 민간 시행 사업보다 10~30%포인트 수준의 더 나은 수익성을 보장하고, 사업 리스크를 공기업이 부담하는 등으로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4대책을 두고 부동산 시장에선 이전 대책보다 실효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여전히 강남 등 거주 수요가 많은 지역의 조합이나 소유주들의 참여는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지역에선 정비사업을 통해 단지 고급화 등을 원하지만 공공 직접시행 시 이런 요구를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공공사업의 품질에 대한 낮은 신뢰도 역시 참여의 걸림돌로 꼽힌다.

반면 민간 조합에서 시행하는 기존의 재개발·재건축은 조합원들이 원하는 수준의 단지 조성이 가능하고, 이것이 미래가치(높은 수익)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사업지연과 각종 규제에도 포기할 수 없는 장점으로 꼽힌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당장의 규제 완화나 개발 인센티브, 빠른 속도 등이 민간 주도 사업과 비교해 더 나은 사업성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도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1대1 재건축 등의 방법으로 단기간 수익을 줄이되 재초환 규모를 최소화하고, 향후 고급 단지로 자산가치 상승 등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공공보다는 조합이 직접 시행하는 것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신이 바빠서 흘린 이슈, 줍줍이 주워드려요[뉴스레터 '줍줍' 구독하기]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

많이 본 뉴스 최근 2주 한달

산업·부동산 경제·증권 디지털·생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