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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둔촌주공 조합장 사임에도 '앞날 막막'

  • 2022.07.19(화) 16:33

둔촌주공 조합장 사임…직무 대행 체제 전환
조합 "추가 대출 없다" 번복…내부 압박 커져
상가 문제 여전…시공단 "사업정상화 글쎄"

8000억원 사업비 대출(새 대주단 구성)추진, 조합장 사임, 사업비 대출 번복……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사업이 여전히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이 새 대주단으로부터 사업비 대출을 받게 됐다고 발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나싶더니 돌연 조합장 사퇴와 직무대리 선출, 추가 사업비대출 번복 등으로 여전히 사업 정상화와는 거리가 멀어지는 듯한 분위기다.

시공사업단 역시 당장 협의 등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조합장 사임 관련 공식 문서를 전달받은 적 없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가 갈등 등 평행선을 달리던 기존 문제들도 여전하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직무대행 선임…"추가 사업비 대출 없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지난 18일 오후 긴급 이사회를 열고 박석규 재무이사를 조합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전날 김현철 전 조합장이 사임함에 따라 발생하는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직무대행은 새 조합장을 선출할 때까지 시공사와 협의 등 조합의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한다.

김현철 전 조합장이 사임한 데는 70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 대출이 연장되지 않으며 조합원들의 압박이 거세진 영향이 크다. 지난 14일 새로운 대주단을 구성해 8000억원을 대출받겠다고 밝혔지만 조합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대출기관은 물론이고 이자 등의 대출조건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리한 대출조건으로 실행은 어려웠다"는 설명에 조합 안팎에서는 고금리 대환대출 등 소문이 무성했고, 불만들은 더욱 커졌다. ▷관련기사:[부동산 줍줍]둔촌주공 경매 위기 탈출!?(새 대주단은 비밀)(7월17일)

직무대행 체제를 시작한 조합은 이같은 김현철 전 조합장의 계획을 4일 만에 번복하고 사업비 추가 대출은 없다고 못박았다. 조합 측은 이번 결정으로 시공사와의 협상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조합은 18일 조합원들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조합은 대위변제 대비를 위한 대출안을 더이상 검토하지 않고, 시공사 교체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시공사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아 공사재개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조합장 사임해도… 내·외부 갈등 계속

조합장 사임에도 당장 협의에 속도가 붙긴 어려울 전망이다. 조합이 조합장 사임과 직무대행 선출 등을 문자로 공지하긴 했지만, 정작 시공사업단에는 밝히지 않았다. 시공사업단 측은 공식적인 문서로 전달받기 전까지 조합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조합장 사임 소식을 언론 등을 통해 듣긴 했지만, 사업 정상화에 긍정적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조합 측은 꾸준히 사실과 다른 정보를 조합원에게 안내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신뢰를 상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조합 내홍도 이어지고 있다. 조합 정상화위원회는 앞서 조합 집행부 전체의 해임을 요구한 바 있다. 현 집행부가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은 채 시공사와의 소모전만 이어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말 전체 조합원의 10%가 집행부 해임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둔촌주공 '7000억' 갚아야 하는데…해결 실마리는 '깜깜'(6월17일)

정상위 관계자는 "조합장은 아무런 수습 없이 물러나고, 집행부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집행부 해임 총회를 계획보다 앞당겨 조합원들을 소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비 상환 막막…상가 문제도 여전

사업비 상환 문제도 그대로 남아있다. 조합 측이 새로운 대출 계획을 중단하며 시공사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 조합원 모두가 당장 1억원씩 상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시공사는 대위변제와 구상권 청구 등을 준비 중이다.

다만 조합의 사업 정상화 의지에 따라 조합 파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고려할 계획이다. 시공사업단 측은 "7000억원을 대신 상환한 뒤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는 것은 주주에 대한 배임"이라며 "구상권 청구 후 일시적 자금지원이나 리파이낸싱 등의 대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열어 뒀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가 관련 갈등 해결도 시급하다. 현재 조합과 갈등을 겪고 있는 상가 PM사는 조합과의 협상을 일체 거부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상가문제는 현 상가대표 단체가 모든 법률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시공사업단에게 상가공사비에 대한 확실한 지급을 약속하며, 상가문제로 인한 법적인 문제 발생시 모든 책임을 상가대표 단체에서 지는 조건으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공사업단은 상가분쟁 합의안을 총회에서 의결하기 전까지는 재착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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