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4분기에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이며 한 해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작년 전 부문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건설 부문 영업이익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전년의 부진을 씻어냈다. 건설과 바이오가 각각 8750억원, 94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사 이익을 견인했다.
신규 수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이테크, 토목 등의 호조로 작년 한 차례 신규 수주 목표를 상향했는데, 이마저도 초과 달성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올해는 이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돌아온 건설…수익성 '쑥'
삼성물산이 공시한 연결재무제표(잠정)에 따르면 2022년 전사기준 연간 매출은 43조1620억원, 영업이익은 2조5280억원이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25.3%(8조7070억원), 111.4%(1조3320억원) 증가했다.
건설 부문이 약진을 거듭한 영향이다. 2022년 건설 부문 매출액은 14조5980억원으로 전년(10조9890억원)보다 32.8%(3조6090억원) 증가했다. 깜짝 실적을 보였던 3분기(4조1890억원)에 이어 4분기(4조310억원)에도 전년(3조1480억원)을 훨씬 웃도는 성적을 보였다. ▷관련 기사: 삼성물산, 간만에 어깨 폈다…건설이 이끈 '깜짝 실적'(2022년 10월27일)
건설 외 부문도 모두 성장했다. 같은 기간 △상사 20조2180억원 △바이오 3조10억원 △식음 2조5870억원 △패션 2조10억원 △레저 757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에 비해 바이오(91.4%)와 레저(46.4%) 매출이 크게 늘었고, 상사·패션·식음도 10%대 성장률을 보였다.
기대 이상의 실적이다. 삼성물산은 작년 초 34조90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웠다. 이어 지난 9월 건설 하이테크 호조 등에 힘입어 41조9000억원으로 목표를 상향한 바 있다. 이번 실적은 이같은 목표를 소폭(3.1%) 상회한다.
삼성물산은 "대규모 프로젝트 공사 본격화와 국내외 수주 물량 증가로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수익성 측면에선 바이오와 건설 부문의 역할이 컸다. 바이오는 작년 947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년에 이어 실적 기여도(37.5%) 1위를 지켰다.
건설 부문은 바이오와 함께 수익성을 견인했다. 작년 총 87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건설 부문에서 확보했는데, 전체 34.6%에 달한다. 전년보다 2.5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2021년의 부진을 떨쳐냈다. ▷관련 기사:'억! 석탄발전소' 삼성물산 건설부문, 한해 장사 '반토막'(2022년 1월26일)
상사·패션 부문 영업이익도 각각 34.1%(1010억원), 80%(800억원) 증가했고, 레저 부문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식음 부문만 18%(160억원) 감소했다.
경기 위축 때문에…올해는 내리막?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경기 위축이 지속하는 등 사업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올해 매출과 수주 목표를 모두 작년보다 낮췄다. 매출 목표는 40조4000억원, 수주 목표는 13조8000억원으로 각각 6.5%, 6.8% 하향했다.
삼성물산은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와 개선된 사업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흐름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 부문은 미래 곳간을 든든히 채워뒀다. 2022년 신규 수주는 16조968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생명 서소문(7000억원), 판교 삼평동 빌딩(4000억원) 등 국내 건축 사업이 대부분이다. 수주잔고는 2022년 말 기준 27조6530억원이다.
올해 건설 부문에선 국내 우량 입지의 재건축·리모델링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분양 목표는 작년(4800가구) 대비 소폭 증가한 5100가구를 제시했다. 해외에선 중동·동남아 등 주력 시장 내 전략 상품인 에너지, 스마트시티, 인프라를 중심으로 수주를 추진한다.
친환경 에너지, 스마트시티, 홈 플랫폼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고수익 사업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그간 증권가에서는 기존 사업 외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추진되는 태양광, 수소, 신도시 사업 관련 의미 있는 수주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