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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허락받고 아파트 거래?"…목동 등 토지거래허가제 '촉각'

  • 2023.03.13(월) 17:02

압구정·목동 등 내달 '토허제' 재연장 무게
해당지역선 "매매활성화 위해 해제해야"
전문가는…"재산권 침해" vs "투기 막아야"

"목동은 대체 언제까지 허락받고 토지거래 해야 하나요?"

최근 서울시가 양천구 목동, 강남 압구정동 등에 적용하는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를 또다시 연장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당 지역에선 실망감과 함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들 지역은 내달 26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한이 만료, 서울시가 재연장 여부를 검토한다.

일각에선 규제완화 흐름에 해제를 기대하기도 했지만 최근 서울 분양시장이 살아나고 주택거래가 늘어나면서 서울시가 이를 해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해당 지역에선 토지거래허가제로 인해 거래가 활성화하지 못하는 데다가 최근의 침체 흐름에서는 투기 수요도 많지 않아 불필요한 규제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인근 중개업소에서도 "토허제가 해제돼야 급매물이 팔리는 등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여전히 투기수요와 갭투자 가능성이 있어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경. /사진=송재민 기자 makmin@

"내 집 사고파는데 왜 국가 허락을?"

최근 서울시는 강남·목동 등 지역 토지거래거허가구역 지정 해제 여부에 대해 "아직 검토한 바 없다"며 "허가구역 지정 만료 시점에 조정(재지정, 해제 등) 여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 등을 거래할 때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당 지역에서는 직접 거주할 목적이 아니면 주택을 매수할 수 없다. 임대를 놓거나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도 불가능하다.▷관련기사: [집잇슈]남은 규제는 '토지거래허가구역'…풀어? 말아?(1월12일)

토허제는 매년 재검토해야 하며 최대 5년간 지정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021년 4월 강남구 압구정동과 양천구 목동 등 재건축 단지가 많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고 지난해 4월 이를 연장했다. 오는 4월 이를 재연장할 경우 3년째다.

토지거래허가제 만료 기간이 다가오면서 현장에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A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까지도 주민들은 압구정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면서도 "서울시에서 토허제 해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 뒤로 주민들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7단지 인근 B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말 목동 지구단위계획이 통과되고 목동 일대 급매물이 소화됐지만 호가를 조금만 높여도 팔리지 않는다"며 "매매 활성화를 위해 목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동신시가지 C 중개업소 대표도 "목동은 단지가 노후돼서 전세가율(주택매매가격에 대한 전셋값 비율)이 낮다"며 "토허제를 허가해도 갭이 커서 투기 수요가 들어오기 힘들 텐데 왜 토허제를 유지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경/ 사진= 송재민 기자 makmin@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토허제 해제 여부'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강남과 목동 토허제를 풀게 되면 간신히 잡은 집값 다시 폭등할 것"이라며 "서울시로서는 어쩔 수 없이 허가제를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내 집을 사고파는 데 왜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토허제 지정기간이 최대 5년이라고 하니, 앞으로 3년만 버티면 되지 않겠느냐"며 자조 섞인 댓글을 남겼다.

전문가 "토허제 재연장 가능성 높아"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목동과 압구정동 등에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근 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매매량이 증가하고 가격 하락세가 완화하면서 이를 풀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토허제는 부동산 거래를 금지한 것이 아니라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해 가수요를 막겠다는 것"이라며 "이미 규제 완화가 충분히 진행된 상황에서 토허제까지 풀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이미 상당수 규제를 완화했는데 토허제까지 해제하면 목동 등에 갭투자자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양천구 월간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지난해 6월 -0.06%로 하락 전환한 뒤 낙폭이 꾸준히 커졌으며 지난해 12월 -1.95% 하락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3 부동산 규제 완화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지난1월 -1.09%로 낙폭이 줄어들었다. 

강남구 월간 매매가격지수 변동률도 지난해 7월 -0.04%로 하락 전환한 뒤 지난해 12월(-1.87%)까지 꾸준히 낙폭이 확대했다. 그러나 지난 1월 변동률은 -1.02%로 낙폭이 줄었다. 

다만 '재산권 침해'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토허제는 거래를 제약하는 제도로,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최근 거래량이 늘고 있다고 해도 예년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토허제를 해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부동산 침체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 목표에 따라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토허제를 해제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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