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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순익 감소에도 배당은 '두둑'

  • 2023.04.06(목) 07:10

작년 당기순익 1082억원으로 '뚝'…배당성향 되레 상승
정의선 회장 11%보유…2014년 이후 높아진 배당성향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원자잿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는데도 불구하고 주주들에는 두둑한 배당금을 챙겨준 것으로 나타났다. 순익의 40%가량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더욱이 지금은 주택 시장 침체로 건설사 전반의 경영난이 우려되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를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의 2대 주주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5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챙겼다.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취득한 2014년 이후 9년간 받은 배당금은 1050억원에 달한다.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그래픽=비즈워치

건설 경기 침체로 순익 급감…'고배당' 여전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공시한 연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 지분)은 1082억원으로 전년 2506억원보다 5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매출액은 늘었지만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70%가량 급감한 영향이다. ▶관련 기사: 현대엔지니어링 영업익 70% 뚝…롯데·포스코도 '휘청'(4월 4일)

반면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현금배당성향은 전년보다 되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주당 현금배당금을 6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전년(주당 1100원)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순익 급감으로 배당 성향은 전년 31.8%에서 40.2%로 올랐다.

이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이자 같은 그룹 건설사인 현대건설의 배당성향이 지난해 16.5%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에도 순익의 16.6%가량을 배당했다.

현대엔지니어링 배당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정 회장 11% 지분 보유, 높아진 배당성향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초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다가 증시 악화와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저하 등으로 철회한 바 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흥행에도 실패했다. ▶관련 기사: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철회…'현산 악재' 등 발목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가 희망 범위(5만 7900원~7만 5700원)를 고려하면 정 회장이 IPO를 통해 손에 쥘 수 있는 자금은 3000억원에서 4000억원가량으로 추산했다. ▶관련 기사: 현대엔지니어링 IPO,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 '열쇠'

이는 향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실탄으로 쓰일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봤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배당성향이 높은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한 이후로 배당성향을 크게 높였다. 지난 2012년 배당성향은 1.1%가량에 불과했는데 2014년에는 56%로 급상승했다. 현대엠코와 합병 과정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2대 주주가 된 정의선 회장은 2014년에만 2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챙겼다.

이후에도 20% 이상의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2015~2018년에는 주당 1만2000원(주당 액면가액 5000원)을 배당했고, 2019~2020년에는 주당 1만5000원을 배당했다. 이에 따라 2020년에는 배당성향이 63.3%까지 뛰었다. 이를 통해 정 회장은 지난 9년간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총 1050억원을 받았다.

그 사이 당기순이익이 2016년 3800억원을 찍은 후 하향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상장사의 경우는 기업이 순익 규모에 맞춰 일정 비율을 안정적으로 배당하는 게 ESG 등의 관점에서 투자자들에게 합리적으로 여겨지지만 이 회사는 비상장사이고 특히 건설업의 경우 최근 시장 침체로 언제 실적이 개선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하는 건 기업의 성장 측면에선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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