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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한남·목동 쏟아지는데…건설사, 수주 옥석 가리기 '촉각'

  • 2023.06.26(월) 07:20

DL이앤씨, '과천주공10단지' 등 사업 포기 줄줄이
"공사비 인상에 수익성↓…공사비 갈등↑"
압구정·목동 등 대어 시공사 선정 앞두고 촉각

공사비 인상과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재건축 알짜 사업지 수주도 포기하는 등 건설사들이 '수주 옥석가리기'에 들어갔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는 게 오히려 불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오는 7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개정 조례안' 시행에 따라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 가능 시기가 앞당겨지면 이런 현상이 더욱 확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압구정·한남·목동 등 '대어 사업지'가 곧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향후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공사비 인상에 '건설사-조합' 갈등 고조

DL이앤씨는 최근 경기 과천시 중앙동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 수주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이 단지 재건축 사업에 DL이앤씨와 삼성물산이 입찰 의사를 내비치면서 치열한 수주전을 예고한 바 있다. 

과천주공10단지(1984년6월 입주)는 지하철 4호선 과천역 초역세권 단지로 '알짜 단지'로 꼽혔다.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 조합은 현재 632가구의 단지를 지하 2층~지상 28층 총 1339가구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건설 경기가 악화하고 공사원가가 상승하는 등 수주 환경이 변화하면서 DL이앤씨가 수주를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DL이앤씨는 최근 조합원들에게 "최근 건설경기와 수주환경 등 외부 상황에 여러 변화가 있어 수주 방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며 "긴 내부 논의를 거쳐 부득이하게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사업 참여가 어렵다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공사비 인상으로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조합이 시공사 계약을 해지한 사례도 있다. 

부산 부산진구 촉진2-1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17일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사인 GS건설과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최근 GS건설이 3.3㎡ 공사비로 987만원을 제시하면서다. 2015년 당시 계약한 공사비(549만5000원)보다 두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초고층 설계 변경안에 따라 마감재와 공사비 인상 등을 반영해 제시한 공사비 수준"이라며 "조합과 공사비에 대한 의견 차이가 끝까지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남시 산성구역 재개발 조합도 지난달 26일 시공사(GS건설·대우건설·SK에코플랜트)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가결했다. 시공사가 지난 2월 공사비를 3.3㎡당 445만원에서 641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다. "원자잿값 상승…건설사 선별수주 심화"

재건축 수주에서 건설사와 조합 간의 갈등이 심화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원자잿값 등 공사비가 큰 폭으로 올라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사 입장에서는 공사 원가가 오르면서 공사비를 증액하지 않는 한 손해를 보고 사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사비가 오르면 조합 측에서는 분양가를 올리거나 분담금이 증가하는 상황이라 이견을 좁히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 분야 물가지수인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1월 150.84 △2월 150.99 △3월 151.22 △4월 150.26으로 꾸준히 상승세다. 연도별로 비교하면 상승 폭은 더욱 크다. 2020년 4월은 117.93, 2021년 4월 128.65, 2022년 4월 145.85다. 

이같은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분위기는 내달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개정 조례안' 시행으로 시공사 선정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개정안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 시기가 기존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 인가 이후'로 변경된다. 이에 서울 재개발 대어 사업지에서 조기 시공사 선정이 가능해진다.

재건축 사업 진행 순서는 △기본계획수립 △안전진단 △정비구역지정 △추진위원회승인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철거·착공신고 △일반분양 △준공인가 단계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한남5구역, 개포 주공 5·6·7단지, 압구정 현대, 목동 등의 시공사 선정 시기가 앞당겨질 예정"이라며 "많은 단지가 수주에 나설 예정인 만큼 건설사의 선별 수주 현상은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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