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견 건설사 다수가 실적 개선 벨을 나란히 울렸습니다. 원가율 정상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눈에 띄는 매출 성장은 없었습니다.▷관련기사: 원가 고비 넘긴 중견 건설사, 일제히 '실적 개선' 벨 울렸다(2월20일)
수익성을 살려낸 건설사의 다음 고민은 외형 유지입니다. 건설업은 발주처로부터 일감을 받아 장기간 매출을 일으키는 수주 산업입니다. 건설사는 벌이가 당장은 안정적이더라도 먹거리를 미리 쟁이지 않으면 보릿고개를 맞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건설업계, 특히 중견 건설사들이 바라는 양질의 먹거리는 제한적입니다. 특히 그간 수익성을 끌어올린 공공택지 개발은 이재명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몫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익성의 한계가 보이는 만큼 건설사의 먹거리 고민은 깊어질 전망입니다.
벌이 시원찮은 도급 공사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LH는 매년 개최하는 공동주택용지 공급계획 설명회를 이달 말에 열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입니다. 이 설명회는 LH가 연간 단위 공동주택용지 공급물량과 시기, 공급유형을 건설업계에 알리는 목적으로 열립니다.
다만 올해는 LH 내부에서도 이 설명회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 중이라고 합니다. 정부가 LH의 공공택지 직접시행 등을 포함한 LH 개혁 방안을 논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LH는 지난달 25일 올해 공사·용역 발주 계획을 밝히면서 직접 시행하는 주택 건설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공공택지 매각을 전면 중단할 수 있는 상황에서 건설사에 공동주택용지 매각 설명에 나서는 게 맞는지도 혼란스럽다는 전언입니다.
LH 관계자는 "곧 공동주택용지 공급계획 설명회의 윤곽을 잡을 예정"이라면서 "다만 공동주택용지 개발 관련한 정부의 기조 변화도 있어 건설사의 참여가 저조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건설사는 매입한 공동주택용지 개발을 포기하는 경우가 최근 다수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공사 계약금에 맞춰 수익이 발생하는 도급공사에 비해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도급 수익 외에 분양 수익까지 취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관련기사: [단독]건설사, 작년 LH 공동주택용지 1.4조 어치 토했다(3월4일)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도급 사업은 수익이 거의 남지 않지만 인력을 함부로 줄일 수 없어 외형 유지 차원에서 수주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공택지 개발이 불가능하다면 주택 브랜드 파워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건설사는 주택 사업에서 수익성 확보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대형 건설사는 주요 입지의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내면서도 에너지 사업에 힘을 싣는 경영 전략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택 사업 중심의 중견 건설사는 사업 구성을 다양화하기 어렵습니다.
앞선 관계자는 "산업 설비나 에너지 관련 시설을 짓는 건 주택 사업처럼 단기간에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면서 "대규모 사업을 끌고 갈 기초 체력이 부족한 중견 건설사가 '에너지'를 주력으로 삼기에는 무리"라고 강조했습니다.
민간 주택시장 틈새 찾는다
공공택지 개발이 막힌다면 양호한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노려야 합니다. 그러나 민간에서 선호도가 강한 주택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 건설사가 아니고서는 양질의 일감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중견 건설사의 발길은 결국 주택 시장 틈새로 향합니다.
모아타운이 대표적입니다. 모아타운은 노후한 단독·다가구주택이 밀집해 뒤엉킨 지역을 하나로 묶어 개발하는 방식입니다.
모아타운은 일반적인 재건축·재개발에 비해 소규모 사업이다 보니 수익성을 끌어올릴 일반분양 물량이 비교적 적고 소유주도 나뉘어 있습니다. 사업 진행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대형사가 손을 대기 꺼리자 중견사에서 나서는 겁니다.
특히 동부건설은 서울 모아타운 수주에 몇 년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서울 중랑구 신내동 493·494 일원 모아타운 정비사업을 품는 성과도 냈습니다. 지하 3층~지상 29층, 10개동 규모 904가구의 주거단지와 근린생활시설, 커뮤니티 시설 등이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총 도급 공사비는 약 3341억원입니다.
쌍용건설은 올해 소규모 정비사업에서 성과가 있었습니다. 지난달 3일 노량진 은하맨션 일대 가로주택 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내기도 했습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84-24 일대 구역면적 9256㎡에 지하 5층~지상 29층 높이의 아파트 3개동, 206가구를 짓는 사업입니다. 일반분양분이 106가구입니다.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대형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과감히 수주하는 건설사도 나옵니다.
BS한양은 지난해 말 인천 동구에서 도급공사비가 9100억원에 달하는 '금송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했습니다. 송림동 일대에 최고 45층 높이의 아파트 26개동, 3690가구를 짓는 사업입니다.
한신공영은 지난달 4일 지방에서 회원2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과 총 6039억원의 도급공사 계약을 맺었습니다.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2동 480-31 일원에 지하 3층~지상 27층, 총 21개 동, 아파트 2016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입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올해도 수익성이 높고 사업 안정성이 우수한 도시정비사업에 집중하며 수주 포트폴리오를 집중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도 서울 및 수도권과 입지가 우수한 지방 대도시권 대규모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정비사업 수주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공공택지 개발 못 해도 민참 사업에 적극
중견 건설사는 LH가 개발하는 택지 물량도 눈여겨봅니다. 개발 수익이 없더라도 외형 유지 혹은 성장 차원에서는 공공사업에 뛰어들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LH는 올해 공공기관 최대 규모인 17조8839억원의 일감을 발주할 예정입니다. 이 중 공사는 15조8222억원, 용역은 2조617억원입니다.
남양주왕숙·인천계양·고양창릉·하남교산 등 수도권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을 위한 3기 신도시 관련 사업 발주 물량만 12조8000억원에 달합니다. 공종별로는 전기·통신·소방 등 부대공사를 포함한 주택사업 관련 발주가 12조500억원으로 전체 발주액의 68%를 차지합니다.
LH는 아울러 올해 민간참여사업 1만8000가구에 대한 신규 공모를 진행합니다. 사업비는 6조1000억원에 달합니다. 인천영종과 인천검단, 남양주왕숙, 성대야구장, 위례업무, 안산장상, 수원당수, 오산오산 등 전국 27개 블록입니다.
이 같은 민참사업에 금호건설이 적극적입니다. 금호건설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나온 30개의 민참 패키지사업 중 6개의 민참 패키지사업에 참여했습니다. 광명시흥과 평택고덕, 남양주왕숙 등이 주요 참여 사업장입니다. 아울러 주택본부 산하 공모개발 담당조직도 운영 중입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올해도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며 "특히 정부가 3기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사업성을 검토해 참여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