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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곳간 새 열쇠]①지하 경제와 전면전

  • 2013.03.29(금) 10:26

복지공약 135조 마련 출발점…과세당국 '올인'

2013년 2월27일 오전 청와대 본관 집현실.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열린 첫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증세 없이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지하경제 양성화를 화두로 던졌다.
 
복지공약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은 매년 27조원, 임기 5년간 135조원에 달한다. 정부가 매년 거둬들이는 세수의 절반을 훌쩍 뛰어 넘는 규모다.
 
박 대통령의 한마디 후 과세당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세청과 관세청은 즉각 한 목소리로 지하경제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대통령이 내린 첫 오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 한발 앞선 국세청
 
국세청은 이날 오후부터 발빠르게 지하경제 양성화에 나섰다. 서울과 중부(경기·강원),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 6개 지방국세청 조사국에 세무조사 전문인력 400여명을 보강한다고 발표했다.
 
대기업과 대재산가의 성실신고 여부를 검증하고, 역외탈세에 대한 단속 의지도 다잡았다. 고소득 자영업자와 불법사채업자, 가짜양주 등에 대한 세무조사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첫 타겟은 가짜 석유였다. 국세청은 가짜 석유를 불법 유통해 세금을 탈루한 혐의자 66명을 상대로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차명재산 은닉이나 비자금 조성, 고액 현금거래 탈루 여부에 대해서도 현장 정보수집에 돌입했다. 지하경제가 차명계좌나 고액현금 수수를 통해 형성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덕중 국세청장은 27일 취임식에서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현장 중심의 세정활동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며 "대기업과 대재산가의 탈세 등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두발 뛰는 관세청
 
관세청은 이날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단을 만들었다. 관세청 차장이 직접 단장을 맡아 기업탈세와 밀수·불법외환 단속반, 과세인프라지원반 등으로 나눠 전국에서 활동한다. 백운찬 관세청장이 취임한 지 열흘 만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기업심사와 범칙조사 등 지하경제 단속 인력도 223명에서 431명으로 늘렸다. 중점 조사 대상은 본사와 지사간의 특수거래관계를 악용한 조세회피 행위가 꼽힌다.
 
관세청은 이 문제로 다국적 양주 제조업체인 디아지오와 오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디아지오와의 분쟁은 관세 추징액만 4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소송이어서 세수 확보는 물론, 후속 사례를 봐서라도 관세청이 사활을 걸어야 할 이슈다.
 
재산해외도피와 자금세탁 등을 통한 불법 외환거래도 관세청이 잘 잡아내는 지하경제 양성화 대책이다. 고추와 참깨, 인삼 등 고세율 농산물이나 귀금속처럼 직접 밀수위험이 높은 품목에 대한 단속도 더욱 강화된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특혜를 받기 위해 원산지를 위조하거나, 수출물품의 관세를 과다 환급 받는 사례도 감시에 나선다.
 
밀수와 탈세, 불법 외환거래 등 세관 업무와 연관된 지하경제 규모는 47조원으로 추정된다. 관세청은 추진단 활동을 통해 연간 1조5000억원의 세수를 더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백운찬 관세청장은 "신정부의 복지공약 실현과 경제회복을 위한 정부 세수기관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대외거래 관련 지하경제를 발본색원해 조세정의를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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