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하면 세금폭탄…영업권 과세 후폭풍

  • 2013.04.02(화) 11:15

국세청 세수 짜내려 과세 방침 바꿔

기업이 합병할 때 발생한 영업권 문제로 거액의 세금을 부과받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국세청이 회계상 영업권에 대해 과세 방침을 바꾸면서 2007년 이후 합병 기업을 중심으로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2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동부하이텍 등 5개 기업은 지난 달 소관 세무서로부터 합병 평가차익(영업권) 익금산입을 누락했다는 이유로 세금을 납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들은 모두 2007년 합병한 기업으로 회계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권을 세무조정하지 않아 법인세를 적게 냈다는 게 국세청의 과세 논리다. 동부하이텍의 경우 자기자본의 27%에 달하는 778억원의 법인세를 내야 하며, SM C&C와 예당컴퍼니도 각각 자기자본의 10% 정도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동부하이텍은 법인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어 일단 징수 유예를 신청하기로 했다. 57억원의 세금을 부과 받은 오성엘에스티는 납부 후 불복에 나서기로 했고,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는 에스비엠은 국세청이 과세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자체 취소 결정을 내렸다.

 

 

국세청은 세수 확보를 위해 오래 전부터 영업권에 대한 과세 논리를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갑작스런 과세 결정에 피해를 보는 기업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회계상 영업권에 거액의 세금이 부과된다면 인수합병(M&A) 자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세청의 영업권 과세 방침도 혼란스럽다. 최근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 당시 영업권에 대해서도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국세청은 "기업 합병에 관한 회계처리준칙에 따라 영업권으로 계상한 경우에는 비용으로 인정되는 감가상각대상 자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동부하이텍은 "회계상 영업권은 금융감독원의 회계처리기준에 따랐을 뿐, 법인세법 과세대상이 될 수 없다"며 "그동안 과세하지 않았던 영업권을 갑자기 과세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은 국세청의 일관된 세무행정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고 반박했다. 에스비엠을 제외한 4개 기업은 국세청의 영업권 과세에 반발해 조세불복 절차를 밟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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