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세제개편 10년전 '복제판'

  • 2013.04.09(화) 00:00

묵은 세원확보 방안 재탕…창조경제 무색

2013년 4월, 박근혜 정부의 국정 목표인 '창조경제'가 화두다. 경제부처들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력 회복, 미래의 재원 확보를 핵심 과제로 삼아 일사불란하게 창조경제의 색을 덧입히고 있다.

 

조세 분야에도 지하경제 양성화를 중심으로 세원을 확보하기 위한 대대적 손질이 시작됐다. 무릎을 칠만한 창조적 아이디어보다는 과거 정부 초기에 내놨던 조세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다.

 

 

 

◇ 단골메뉴=조세개혁·감면 정비

 

정권 출범 직후에는 조세개혁부터 시작한다. 참여정부는 2003년 첫 해 중장기 조세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미래의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증세 방안이 대거 담겨 있었지만, 국민의 세부담만 늘린다는 여론에 부딪혀 끝내 빛을 보지 못했다.

 

2008년에도 기획재정부 초대 수장을 맡은 강만수 장관을 중심으로 '근본적 세제개편'을 외쳤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이 핵심이었다.

 

박근혜 정부도 중장기 조세개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각계 전문가 30여명으로 조세개혁추진위원회를 구성해 8월까지 중장기 세입확충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조세감면 제도 정비도 세제개편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상당한 중요성을 갖고 있음에도 그동안 정치 논리나 여론 등에 휘말려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10년 전 정부도 불요 불급한 조세지원제도를 폐지하고, 과도한 조세감면 기간을 축소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5년 전 이명박 정부는 일몰도래 제도 34건 중 절반을 축소하거나 폐지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성과는 미미했다. 새 정부는 올해 2조원 규모의 비과세·감면을 정비하고, 5년 임기 내에 15조원의 특례를 없앤다는 계획을 세웠다.

 

◇ 지하경제 양성화≒세원투명성 제고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은 과거에도 꾸준하게 이뤄져 왔다. 2003년 정부는 세입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자영업자 세원투명성 제고 방안을 마련했다.

 

현금거래 내역이 자동으로 파악되는 현금영수증카드 제도가 대표적이다. 일정액 이상의 현금 거래는 국세청에 통보되도록 하고, 과세당국의 금융거래정보 접근폭 확대 방안도 검토 과제에 담겼다.

 

2013년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 대책으로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을 확대하고, 과세당국의 금융정보분석원 자료 접근권을 강화한 내용과 흡사하다.

 

10년 전 도입한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를 더욱 보완하고, 비과세·분리과세 저축을 축소하는 등 금융소득 과세제도를 개선한다는 계획도 판박이다.

 

◇ 도돌이표와 늘임표

 

부동산 세제는 시장의 롤러코스터를 반영하듯 5년마다 조였다가 풀어주는 정책이 반복됐다. 참여정부는 부동산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단기보유 부동산 양도소득세에 대해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는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강도 높게 매겼다.

 

이명박 정부는 양도세 중과제도와 종부세를 완화하는 등 높아졌던 부동산 세부담을 원점으로 돌려놨다. 현 정부도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와 양도세를 일부 면제하는 등 완화 기조를 다져나가고 있다. 특히 신축주택에 양도세를 면제하는 대책은 1998년 김대중 정권 초기에 내놨던 정책과 매우 닮았다.

 

지난 정권들이 세입기반 확충을 위해 공통적으로 내놨던 미술품 양도차익 과세는 마침내 올해부터 시행됐다. 1990년 정부가 법제화한 이후 관련 업계의 반발로 20년 넘게 미뤄온 사안이다. 기존에 없던 세금을 새로 매기는 일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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