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림의 再구성]①황태자에 2兆 실어나른 글로비스

  • 2013.04.11(목) 16:37

정의선 부회장 설립초기 30억 출자...계열일감 덕 매출 10조 눈앞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들을 기착지로 현대글로비스가 실어나른 ‘부(富)’의 최종 도착지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외아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다.


정 회장 부자(父子)가 자투리 돈으로 만든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 등 계열사들의 풍족한 일감을 바탕으로 어느덧 시가총액 6조여원을 자랑한다. 눈부신 기업가치 상승은 정 회장 부자의 부(富)로 이어졌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이 쥐고 있는 2조여원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든든한 재원이 되고 있다.


◇4년만에 안긴 1050억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2월 설립된 한국로지텍이 전신이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각각 40%, 60%씩 액면(5000원) 출자로 12억5300만원에 만들어졌다. 이후 2001년 3월 12억5000만원, 2002년 7월 24억9700만원 추가 증자를 실시했고, 역시 동일비율대로 액면출자가 이뤄졌다. 정 회장 부자가 들인 자금은 각각 20억원, 30억원이다.


현대글로비스는 태생적으로 그룹 내부시장(Captive Market)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설립 초기부터 탄탄대로를 달렸다. 동서다이너스티로부터 완성차 물류부문을 가져와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현대글로비스는 설립 첫 해 198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93.6%가 계열사 일감이었다. 이후 2003년 06월 오토에버의 자동차 경매 부분, 09월에는 성우의 물류 부문을 양수한 뒤로는 계열사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파죽지세의 외형성장을 지속했다.


정 회장 부자에게는 불과 4년이 채 안돼 차익실현의 기회가 찾아왔다. 2004년 11월 당시 120만주(40%), 180만주(60%)를 보유중이던 정 회장 부자가 25%(750만주)를 노르웨이 해운업체 빌헬름센에 주당 1만4170원씩 받고 판 것. 80.6%의 계열사 일감 덕에 매출 9028억원(2004년 결산)으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었을 때다. 정 회장 부자의 주당취득단가가 1670원인 점을 감안하면 당시 매각으로 1050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게다가 현대글로비스는 2005년 12월 증시 상장을 계기로 정 회장 부자의 재산증식의 지렛대로서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다. 그간 편법 재산증식이란 비판에 직면하며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정 회장 부자에게 현대글로비스는 부를 축적하기 위한 통로로서 여전히 높은 효용가치를 갖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상장 당시 28.1%(1055만주·2005년 10월 액면분할 5000원→500원 반영) 지분을 보유중이던 정 회장은 2006년 비자금 사건 당시 약속한 8400억원 사재출연의 일환으로 2007~2009년 및 2011년 4차례에 걸쳐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에 11.7%(440만주)를 증여했다. 또한 경제개혁연대 및 소액주주 등이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법원이 정몽구 회장에게 826억원을 현대차에 지급하라고 판결함에 따라 2011년 3.8%(142만주)를 대물변제했다. 아울러 1.1%(41만주)를 시간외매매를 통해 현대차에 매각했다.


7년전에 비해 축소되기는 했지만 정 회장은 여전히 11.5%(432만주)나 되는 지분을 소유중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현재 17만3000원(11일 종가)이다. 정 회장이 7500억원에 달하는 평가차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 10일 발표된 감사원의 ‘주식변동 및 자본거래’ 에 대한 감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정 회장은 세(稅) 부담 없는 부의 무상이전을 효율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한 2004년 부터 2011년까지 현대글로비스로부터 311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축적한 정 회장의 재산이라는 것도 정 부회장과 비교하면 오히려 초라하다. 빌헤름센에 지분을 매각한 후 지분 31.9%(1195만주)를 계속해서 소유하고 있는 정 부회장은 현재 2조660억원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다. 2004~2011년 받은 배당금은 508억원이다.


◇경영권 승계 든든한 재원


현대글로비스는 2012년 매출 9조2700억원을 기록, 1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설립 12년만에 46배로 불어난 셈이다. 계열사들에 의존하는 매출구조는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 계열매출 비중이 83.9%에 이른 가운데 최근 5개년 평균 85.9%를 기록했다. 수익성 역시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잠시 주춤했던 지난 2006년을 제외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매년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각각 4229억원, 4061억원을 기록했다.

 


감사원이 현대글로비스를 대표적으로 거론하며 국세청이 증여세 완전포괄주를 운영하고 집행하는데 부적정하다고 지적한 것도 계열사 물류 관련 업무를 몰아주는 방법으로 간접적으로 정 부회장의 재산이 증식되고 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2007년 3~10월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심층조사에서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 거래에 대한 증여세 과세대상 여부가 불분명하고, 합리적인 증여액 산정이 곤란하다는 등의 사유로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하지만 감사원은 현대차그룹에서 정 회장 일가가 전액 출자한 현대글로비스에 다른 업체가 수행하던 계열사 물류 관련 일감을 몰아주도록 하는 등 현대글로비스의 성장에 전반적으로 관여·지원함으로써 정 회장 일가의 재산가치가 증가했기 때문에 단순한 기회제공 및 정상적인 거래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마디로 정 회장 부자에게 부를 이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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