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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 무작정 막으면 '得보다 失'..반격 나선 재계

  • 2013.04.17(수) 00:00

이상승 서울대 교수 "상속세 적정수준 고민 필요"

박근혜 정부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경제민주화가 주춤하고 있다.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쏟아졌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어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 여부도 불투명하다.

 

지난 15일 박 대통령이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발언한 이후, 여당과 재계에선 경제민주화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재계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을 중심으로 대기업에 대한 규제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17일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등 재벌의 내부 거래에 대한 정부 규제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 이목을 끌었다. 재벌의 경영권 승계를 무작정 규제하기보다는 상속세의 적정 수준을 재검토하는 등 현실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최대 50%로 규정돼 있는 상속세율을 낮춰 경영권 혹은 가업 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언이다.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사학연금회관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관련 공정거래법제의 쟁점과 과제' 세미나에서 "창업주로부터 물려받은 가업을 후손에게 승계하려는 총수의 강한 의지는 장기적 안목에서의 투자와 경영을 가능하게 한다"며 "총수가 기업집단 전체를 확고히 통제하고 있어 전문경영진의 대리인 문제도 상당히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일감 몰아주기 과세처럼 총수 일가의 지분이 일정 % 이상일 경우 부당하다고 추정하는 방식의 접근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총수 일가가 이익을 보더라도 거래한 계열사가 합당한 이익을 얻었다면 문제시 삼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총수 일가가 지분을 많이 가진 비상장 회사를 통해 막대한 부를 형성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경제성장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온 대규모 기업집단의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총수 일가의 사익추구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기적 경영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제고하는 경우 합당한 보수를 보너스나 스톡옵션을 통해 총수 일가에게 주고, 계열사와 거래할 회사는 아예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만들 수 있도록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이 제시됐다.

 

 

최고세율 50%에 달하는 상속세 수준이 적정한지 여부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를 제안했다. 이 교수는 "후손에게 기업을 물려주겠다는 의지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경영을 통해 소액주주와 국가 경제 전체에도 바람직한 측면이 많다"며 "일감 몰아주기 등 논란이 많은 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상속세가 높은 것도 큰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이 과도한 기업 규제로 흘러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최병일 한경연 원장은 "경제력의 남용을 막기 위한 방안이 과잉 규제가 되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신석훈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경제민주화가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고, 신영수 경북대 교수도 "부당지원행위 규제 체계의 적정성에 대해 전면적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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