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했던 2005년 종부세..이제는 존재감 상실?

  • 2013.04.23(화) 00:00

잦은 개정으로 '누더기' 논란…도입 취지 퇴색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세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등 거래세를 완화하는 대책을 내놓자 수혜 대상을 놓고 정치권이 거센 공방을 벌였다. 반면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잠잠하다. 이미 잦은 개정을 통해 세부담을 충분히 완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부세는 2005년 1월 고액 부동산 보유자에게 세금을 물리기 위해 탄생했다. 부자를 향한 세금이 도입되자 당사자들은 들끓었고, 일부 서민들은 통쾌해하기도 했다.

 

참여정부 내내 세상을 뜨겁게 달궜던 종부세는 결국 2008년 세대별 합산방식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받았다. 1주택자와 장기보유자에 대한 부과 규정도 헌법 불합치 판정을 받으면서 제도 자체가 상당부분 퇴색했다.

 

종합부동산세법은 도입 후 아홉차례 개정됐다. 1년에 한번씩 법이 바뀐 셈이다. 2005년 첫 시행 당시 간단명료했던 법문은 2013년 누더기가 되어 버렸다.

 

헌재 판결로 인한 개정뿐만 아니라 과세 기준과 세율, 납부방식까지 모두 손질됐다. 지역 부자들의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의 압력까지 가세하면서 도입 초기의 무거웠던 세부담은 솜사탕처럼 가벼워졌다.

 

◇ 껍데기만 남았다

 

국회는 2004년 종부세를 국세에 포함시키는 종합부동산세법 제정안을 통과시켰고, 이듬해부터 즉각 시행됐다. 주택은 개인별로 합산해 국세청 기준시가 9억원을 넘을 경우 종부세를 내도록 규정했다.

 

세율은 과세표준 5억5000만원 이하 1%부터 45억5000만원 이하 2%, 45억5000만원 초과 3%까지 3단계로 정해졌다. 재산세 관련 감면 외에 종부세 자체의 특례나 공제 규정은 없을 정도로 확고하고 단순한 법안이었다.

 

야심찬 출발과 달리 제도 시행 첫해인 2005년 말부터 거의 매년 법이 바뀐다. 2006년부터 개인별 합산에서 세대별 합산 방식으로 탈바꿈했고, 과세기준금액은 6억원 이하로 더욱 넓어졌다. 종부세 대상자가 스스로 신고·납부를 해야했던 규정도 2007년부터 관할 세무서장이 부과·징수하는 방식으로 개정됐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에는 부동산 세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으로 U턴했고, 그해 11월 헌재의 위헌 판결로 인해 세대별 합산은 물거품이 됐다.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이유로 1주택자와 장기보유자, 고령자에 대한 공제 규정도 신설됐다. 시대의 흐름과 헌법을 따라가는 개정이라지만, 세금 제도를 '누더기'로 만들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 세금은 반토막

 

건설 경기의 오랜 침체 속에 부동산 세제도 거의 매년 대책이 나올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보유세 강화, 거래세 인하'로 부동산 거래를 유도했다면 이명박 정부부터 대부분의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을 낮추고 있다.

 

종부세도 절정에 달했던 2007년 과세 대상인원이 48만명에 달했지만, 계속된 완화 정책을 겪으면서 지난해 27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정부가 걷은 종부세 수입도 2007년 2조4000억원에서 5년 만에 1조1000억원으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종부세법 조문은 각종 특례와 공제 규정으로 불어난 반면, 세수는 전체 국세의 0.5%에 불과한 처지가 됐다. 2007년 종부세의 총국세 기여도는 1.5%였다. 지난해 종부세보다 적게 걷은 국세는 인지세(6000억원) 밖에 없다.

 

당초 종부세 도입 기치로 내걸었던 지방재정 확충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도, 부동산 보유세제 정상화와 조세 형평성도 모두 한걸음씩 물러섰다. 최근 트렌드인 세제 간소화와 세수 확보 문제까지 역행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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